찬미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율법을 다 지켰다고 자랑하던 부자 청년에게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 10,12)고 말씀하시자, 부자 청년이 울상이 되어 떠나갔습니다. 여기에 대해 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와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가 이렇게 말합니다.
율법을 잘 지켰다고 잔뜩 교만해진 젊은이는 … 의롭게 하는 믿음 없이는 율법만으로는 구원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참조: 사도 13,39; 로마 3,20; 갈라 2,16). 그는 자신이 율법에 기록된 계명들의 대가인양, 율법의 주님이시며 외아드님이신 하느님께 질문합니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당신을 그저 율법 교사로 생각하며 던지는 젊은이의 물음에 담긴 가짜 신앙 고백을 거부하시며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마르 10,18; 루카 18,19). (예수님의 이 말씀은 부자 청년이) 당신을 하느님으로 생각하고 ‘선하다’고 불렀다면, ‘선하다’는 표현을 거절하지 않으시겠다는 뜻입니다.(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 『삼위일체론』 9,16.)
참고로, 힐라리우스는 300년에 푸아티에에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른이 돼서 세례를 받고 사제로 살다가 350년경에 푸아티에의 초대 주교가 되었습니다.
황제권을 찬탈하려고 하는 음모에 힐라리우스가 관련되었다는 거짓말에 속아 황제가 힐라리우스를 소아시아(프리기아)로 추방당해 4년동안 유배생활을 했습니다. 힐라리우스는 유배생활을 마치고 360년 경에 다시 푸아티에로 돌아와 살다가, 368년에 푸아티에에서 죽었습니다. 푸아티에(Poitiers)는 프랑스 중서부 지역 클랭 강에 있는 도시입니다.
부자 청년은 주님을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선하신 스승님을 찾아가서는 학자처럼 질문을 했던 그 젊은이는 (결국 구원자이신) 스승님을 경멸했습니다. 그는 자기 욕심에 묶인 채 슬퍼하며 떠나갔습니다. 자기 탐욕의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진 채 슬퍼하며 떠났습니다(참조: 마태 19,22; 마르 10,22).(아우구스티누스 『요한 복음 강해』 34,8.)
참고로, 아우구스티누스는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가운데 한 사람. 2,000년 교회 역사 안에서 가장 위대한 교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어머니 모니카 성녀가 아우구스티누스가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덕분에 세례를 받고 교회의 가장 훌륭한 교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나의 재산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잠시 맡겨놓으신 것입니다. 나의 재산의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재산을 관리하는 청기기입니다. 하느님께서 맡겨놓으신 재산을 잘 관리하는 착한 청기기가 되느냐, 아니면 자기 재산인 양 마음대로 쓰는 못된 청기기가 되느냐 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인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구겨진 돈 10,000원을 들고 분유를 사러 동네 구멍가게에 갔습니다. 분유 한 통을 들고 계산대로 가져가니, 주인이 16,000원이라고 했습니다. 만원밖에 없는 아이 엄마는 힘없이 돌아섰습니다.
가게 주인은 분유통을 제자리에 올려놓습니다. 그러다가 가게 주인이 분유통을 슬며시 땅에 떨어뜨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가게 주인은 아이 엄마를 불러 세우고서 찌그러진 분유는 반값이라 말했습니다. 가게 주인은 아이 엄마에게 10,000원을 받고 2,000원을 거슬러줬습니다. 아이 엄마는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분유를 얻었고, 가게 주인은 8,000원으로 천국을 얻었습니다. 8,000원으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참다운 부자는 자선을 베풀 줄 아는 사람입니다. 여인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주인의 마음에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봅니다. 하느님 나라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항상 우리 곁에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말씀에 울상이 되어 떠나버린 어리석은 부자 청년이 되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