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선지식 겸 명찰기도순례 보은 법주사를 다녀와서 (2004.10.17.)
불교관련 모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하다가 보니까 다른 여타 모임에는 소홀한 점이 많았다.
매월 같은 주제로 연구하고 토론하는 모임에 몇번 빠졌으나, 이번에는 특별한 행사이므로 틀림없이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에 따라,
53선지식 출발하기 전날인 2004.10.16.07:00경 동대구역에서 일행7명과 합류하여 KTX열차를 타고 08:40경 서울역에 도착하여 지하철등을 타고 북한산 어귀에 도착하여 조선의 시발점인 북한산 문수봉,만경대등 약7시간에 걸친 종주 산행을 마치고 19:00경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와서 같은 열차를 타고 21:00경 대구에 도착했다. 과거 같으면 하루만에 갔다오기는 거의 불가능한 북한산 산행을 KTX열차 때문에 가능했다.
이와같은 고된 산행을 마치고 10.17. 06:50경 53선지식 출발장소인 반월당지하철역 옆에 도착했다.
07:12경 1호차에는 재학생40명, 2호차에는 동문등 22명을 태우고 충북 보은 법주사를 향하여 출발했다.
출발하자말자 아침대용으로 준비한 떡,물등을 분주히 나누어 준다.
성서홈프러스-서대구IC를 통하여 경부고속도로를 진입하여 칠곡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했다.
2호차량의 경우,
경부고속도로에서 칠곡휴게소로 출발하자마자 김상수님의 집전에 따라 53선지식의 차중법회의 기본프로그램인 천수경,예불문,이산혜연선사 발원문,관세음보살 릴레이 정근,반야심경을 경건하게 독송하여 신심을 돋운다.
이대원님의 53선지식 일정소개, 차량에 탑승한 모든 도반들을 한명,한명 불러내서 간단한 자기소개하는 순서,김정자님의 법주사 사찰순례안내등의 순서로 진행하고 있었다.
08:30경
회원들을 태운 차량은 경부고속도로에서 상주IC로 나와서 내륙고속도로를 따라 상주쪽으로 가다가 08:47경 상주IC에서 25번 국도로 빠져 나와 국도로 진입하고 있었다.
고속도로와 달리 국도는 아련한 추억의 고향 길을 여행하는 느낌이다.
연두색에서 금색으로 변해 가고 있는 은행나무의 금빛가로수, 담장도 없는 사과밭에 나뭇가지가 휘도록 탐스럽게 붉은 사과를 달고 있는 사과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2004 상주전국 자전거 축제 환영 아치가 보인다.
상주는 자전거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는데,
잎이 말라가가고 있는 옥수수밭을 뒤로 하고 법주사가 있는 속리산의 표시가 보인다.
09:50경
속리산 계곡 국도에 차량은 진입한다.
편도1차선으로 되어 있는 국도는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올라간다. 국도 옆에는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양쪽 산에는 붉은 빛을 발산하는 단풍이 계곡을 휘감아 내려 오고 있다.
푸른물이 넘실거리는 작지만 맑은 장재리 저수지가 보인다.
에스자로 올라가는 차량은 요동을 치면서 산허리를 감고 감아서 산고개를 넘어가니 법주사 입구 정2품 소나무가 일행들을 반겨준다.
10:20경,
법주사 입구에 있는 학교인지 연수원인지 마당에서 식판운반 문제등으로 그기에서 점심공양을 했다.
홍보 덕분인지 개별적으로 가져오는 빈 도시락,바루등으로 공양을 배식받아 공양하는 회원이 많았다.
이것이 정착되면 식판세척,일회용 프라스틱그릇등의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회원들의 자발적이고 선진화된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11:00경,
공양물은 수정암에 미리 와 있던 이종욱님의 차량으로 대웅전까지 쉽게 운반할수 있었다.
회원들은 법주사 경내로 들어가기 위하여 움직이기 시작했다.
절입구에 있는 수많은 식당, 노점상, 엄청난 관광객의 인파를 뚫고 안으로 들어갔다.
법주사 경내까지 걸어서 가는 거리가 약20분정도 소요 되는 것 같았다.
나는 기존의 아스팔트길을 멀리하고 그 옆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산책로 흙길을 따라 떨어지는 낙엽을 머리,가슴등을 흠뻑 취하고 맞으면서 걷고 걸었다. 바람에 뒹굴어 먼지와 같이 날아오는 낙엽들을 그냥 가슴으로 다리로 맞으면서 말이다.
인생도 때가 되면 낙엽과 같이 떨어져서 어디론가 날아갈텐데,
왜 나 같은 중생들은 번뇌망상을 짊어지고 휘청거리며 다니는지........
11:30경,
대웅보전은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어서 임시로 마련된 대웅보전에서 전병효님의 집전에 따라,
삼귀의례,반야심경, 이대원님의 발원문등으로 법회를 마쳤다.
12:00경,
일행들은 서울에서 온 신도40명등과 같이 법주사 원상 스님으로부터 법문을 들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면,
법주사 소유 토지는 750만평, 말사80개, 말사 포함하여 건물1000여동, 상주하는 대중 160-170명,등록신도수10,000여명이다.
속리산 자락에 푸르름을 자랑하는 산천의 나무가 단풍으로 변하여 떨어지는 것을 보면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아름다운 단풍을 주고 떨어져 날리는 낙엽의 아름다움처럼 중생도 그렇게 변해야 한다.
참으로 행복할려거든 속박에서 벗어나라.
불교는 개혁종교다.
정진하고,수행하고,기도하는 종교다.
평생 국자는 국을 퍼지만 국맛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자는 국맛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육신은 렌트카와 같다.
육신은 맑은 가을하늘에 한점 구름과 같이 떠 있다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
행복의 상징,평화의 상징이 부처님이다.
멋지게 살려면 인연을 잘 지어야 한다.
멋지게 살려면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멋지게 살려면 가까이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멋지게 살려면 큰 마음(자비의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
중생의 삶은 주먹안과 같다.
손바닥을 편것과 같이 살아야 한다
그래야만 밝고 환하게 누구도 수용할수 있다.
내가 불교를 30년 이상 믿었다.
결코 헛되지 않더라
계속 열심히 지극정성으로 믿어 보라.
삶에서 뭔가 달라짐을 알 것이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밤이 있으면 낮이 있다.
그러므로 낮과 밤은 둘이 아니고 하나다.
生이 있으면 死가 있었고, 死가 있으면 生이 있다.
그러므로 生과 死는 둘이 아니고 하나다.
향기나는 삶을 살아라.
13:00경,
김상수님의 집전에 따라 회원 대부분이 대웅보전에서 108참회 의식을 가졌다.
회원들이 108참회문을 다같이 염송하면서 108배 하는 것을 경내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법주사는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 속리산에 있는 조계종 제5교구본사 이다. 553년에 의신이 창건 하였고, 그 뒤 776년에 진표가 중창하였다. 절 이름을 법주사라고 한 것은 창건주 의신이 서역으로부터 돌아올 때 나귀에 불경을 싣고 와서 이곳에 머물렀다는 설화에서 유래한다. 즉 금산사를 창건한 진표는 제자 영심등에게 속리산으로 들어가 길상초가 난곳을 택하여 가람을 이룩하고 교법을 펴라고 하였다. 이에 영심등은 속리산으로 들어가 길상초가 난곳을 찾아 절을 세우고 절 이름을 길상사라 하였다. 그 뒤 1101년 고려숙종이 그의 아우 대각국사를 위하여 인왕경회를 이 절에서 베풀었다. 조선시대에는 세조가 병을 고치기 위하여 복천암에 와서 3일 동안 법회를 열기도 하였다. 신라 영심의 중창이후 60여동의 건물과 70여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찰이 되었으나,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것을 1624년(인조2)에 벽암이 중창하였으며, 여러차례의 중건,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법주사 팔상전,쌍사자석등,석련지,사천왕석등,마애여래의상등의 문화재가 있다.
한편 법주사의 정신을 상징하는 중심 법당이던 용화보전은 1872년(고종9)경북궁 복원을 위한 당백전 주조의 명목으로 불상이 압수되고, 헐리게 되었다. 이 터에 1964년 시멘트로 만든 미륵불입상이 조성되었다가 86년에 청동미륵대불로 교체되었다.
청동미륵대불을 개금불사하는데 들어간 금은 80킬로그램 이었다고 한다.
13:30경,
법주사내에서 사찰안내를 담당하는 거사님으로부터 이와같은 법주사의 창건설화, 팔상전, 쌍사자석,석련지등 보물에 대한 설명을 약1시간30분에 걸쳐서 상세하게 들었다.
15:30경부터 각자 경내를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풍이 익어가는 가을이고 일요일인지라 그 넓은 법주사 경내에 수많은 인파들이 경내를 돌아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다.
법주사는 오래전에 두번정도 방문한 적이 있고,
이번이 세 번째 방문하는 셈이된다.
그전 방문과 달리 불교의식에 의한 108참회, 스님의 법문, 사찰안내하는 거사님으로부터 상세한 사찰경내 설명등을 들으니 새롭고 가깝게 다가옴을 느낀다.
일행들과 법주사를 벗어나 계곡을 끼고 내려오는 오솔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그 계곡을 들여다보니 피래미들이 노니는 모습이 보인다. 물이 깨끗하고 맑지 않으면 살수 없는 고기들인데.....
머리위로 한잎 두잎씩 낙엽이 떨어진다.
한참을 내려 오니 황톳길 체험장이 나온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황톳길 위로 걸어본다.
발바닥에서 퍼져 올라오는 짜릿함이 온몸을 휘감는다.
16:30경
일행들은 법주사를 출발하여 대구로 향했다.
차량내에서는 예불문,반야심경,사홍서원,산회가등으로 회양법회를 마치고,
유적명님이 보시한 불교용품3점을 추첨하여 선물로 나누어 주었다. 당첨된 회원들은 상당히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돌아오는 차중에서 그전과 마찬가지로 순례소감발표시간을 마련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20:30경 반월당 지하철역에 도착하여 다음달 53선지식 일정인 11.21. 07:00 내장사로 순례를 떠날것을 기약하면서 헤어졌다.
2004년 10월 19일
多禪(鄭鍾國)기록하다
0. 본 순례준비를 위하여 고생하신 김상수님,전병효님,서지현님,김정자님,유적명님 기획집행위원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사진촬영 하신분은 53선지식방에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0. 좋아하는 시집, 자작시,선현들의 좋은 글등의 책자를 가져와서 돌아오는 길에 소감 발표하는 시간에 낭송등으로 다른 법우들에게 즐거움을 주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0. 환경호르몬,1회용 남용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식판으로 공양하는 것은 많은 회원들의 호응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식판세척은 1학년 야간반(48학번)에서 자원 봉사 하기로 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0. 될 수 있는 한 각자 개인별 수저를 지참하시고, 여건이 된다면 개인별 공양을 받을수 있는 빈 도시락등을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0. 이번 순례행사에는 공양을 배분 받을수 있는 개인별 빈도시락, 바루등을 가져오는 회원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은 식판이 많았습니다.
이것이 정착된다면 식판세척문제등 많은 문제가 자연히 해소될것으로 보입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으면 좋은 방향으로 정착될 것입니다.
0. 53선지식은 다양한 계층의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는 매월 실시하는 대구불교대학 재학생,졸업생이 함께하는 정기적인 순례행사입니다. 회원들이 불교대학에서 배운 것을 직접 보고,느끼고, 체험하는 장입니다.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많은 회원들이 단체 행동을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소한 애로사항이 발생할수 있습니다. 사물을 긴 안목으로 넓은 가슴으로 크게 봐야 할 것입니다.
전체적인 방향이 옳다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힘빼는 말을 지나가며, 툭툭 던지는 식의 발언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불편한점을 누구한테나 하소연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핑계로 瞋의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발전되는 방향으로 개선할 점이 있다면 53선지식방으로 의견을 개진하던지, 아니면 꼬리글을 달아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밝히면 될 것입니다.
또 그것이 합리적인 개선점이 된다면 기획집행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려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서 결정하면 됩니다.
큰 방향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너와나 우리 전부가 조금씩 비틀거리기도하고 때로는 흔들거리기도 하면서 천천히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