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리는 강화통신입니다.
비가 오는 내동 학교2층에서 가구를 만드느라
정신이 빠져있었습니다.
비를 피하느라, 학교이사에 맞게 맞춰내느라,
칫수를 계산하고 자르고 박고 하느라
비에 젖었고 내동 가구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학교는 곧 이사를 하게 됩니다.
부천 옥길동 터전은 보금자리아파트 개발로 온통 공사판이 되었고,
우리는 시흥 계수동으로 이번달 안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큰나무는 학령기에 해당하는 학교,
그리고 학령기 이후에 강화캠프힐로 나뉘게 되는데
학령기 학교부지가 옮겨가는 겁니다.
매듭이라는 것이 있지요.
한꼭지를 넘어 다음으로 넘어가는 시작점이 되는 지점일건데,
큰나무는 매듭을 짓고 있는 중입니다.
대나무에 마디라는 것이 있어 단단하게 위로 올라설수 있는 듯이
어쩌면 이 매듭이 또 다음을 단단하게 하는 과정이 될것입니다.
다행히 올해는 학령기 학교는 학교대로 매듭을 짓고,
캠프힐 역시 단초를 마련하는 해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길은
선택의 연속인듯 합니다.
두갈래의 길중에 어느 길로 갈거냐, 항상 기로에 놓여있고
내가 택한 것이 나의 길이 되는 거지요.
앞은 항상 가능성의 상태로 놓여있고 알수 없어
지금 뽑는것에 집중할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의 자료들을 잘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미래에 대하여 꿈을 갖고, 그래서 나에게 오는 것들을
반기며 잘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할 겁니다.
멈칫멈칫 거리다가 일은 건너가고, 떠밀리고
그래서 시간은 가버리고.. 그럴수는 없는 거지요.
시흥이라는 학교부지, 그리고 강화라는 캠프힐로이어지는
선택의 기로에서
큰나무는 길을 정했고, 이제 걸음을 내딛는 중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있습니다.
버틸만큼 버티고, 무르익을 순간을 더 기다리면서
차오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대와 희망, 의식, 간절함이 모아져야 하고
꿈으로 갖는 구름같은 마음이 좀더 또렷하고 단단하게
뭉쳐져 나갈 시간을.
어쩌면 일은 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거고,
기다림의 끝에서 내놓는 한수 한수가
일을 펼쳐가는 중요한 방법이 될것입니다.
올해는 이렇게 강화를 정했고, 살아내고,
이분저분 방문과 관심에 정성을 들이면서
천천히 걸음을 내디는 해가 될거 같습니다.
7월과 8월 중간을 지내오면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1. 캠프힐 장소를 이용해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7월 말에 참다운교회식구들,
8월 초에 박종철, 조주환, 신화식, 김광영 목사님 가족
8월 첫째주에 고양민우회, 그리고 주말에 영주네집 식구
8월 둘째주에 김지영, 안해용목사님 가족..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 강화에 윤수네집이 이사를 왔습니다.
이곳 도장리는 우리가 있는 대흥리, 아래쪽에 하록리와 장하리로 나뉘는데
하록리 마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앞길 도로를 건너 바로인데 걸어서 십분정도 거리입니다.
큰나무 식구가 한집 또 늘었습니다.
이웃이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 함께 도모할 일들을 생각하니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3. 캠프힐 건물 맞은편 컨테이너 복합건물은 인허가 문제로
장소사용을 잠시 멈추었습니다.
에코샵을 운영하고 마을 모임을 시작하려던 일정이 당분간은 잠정 연기되었습니다.
원래의 용도를 고려해서 다시 작업에 들어가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듯 합니다.
4. 땅 주인이 바뀌면 땅에 사는 것도 헷갈려하는 건지..
백일홍은 꽃이 늦었고, 감나무는 작년과 다르게 잎이 섭섭하게 나와 있습니다.
바닥에는 풀도 무성하고
고라니도 맘대로 돌아다니고 있고.. 해서 뭐든 주인을 잘 만나야 한다고
그러던데.. 그래도 학교 이사를 마치면
다시 땅에 정성을 들여야겠습니다.
5. 부지안에 개복숭아나무가 있다고, 그 효소가 참 좋다는 말을 듣고
따다가 담궜습니다. 열심히 씻고 닦고 말리고 해서.
한데 제가 담근건 그냥 복숭아 였고
개복숭아는 다른 쪽에 있는 거였습니다.
아직 저는 개복숭아와 그냥 복숭아를 구분도 못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6. 장마지나고 풀이 무성합니다.
도저히 감당이 안되어 어제는 예초기를 구입했습니다.
구입하자마자 시흥학교부지 마당을 다 밀었고, 이어서 오늘
강화로 가려던 차, 비가 쏟아져 풀깍기를 멈추었습니다.
조금 있을때는 해볼만 했는데
무성해지니 무섭게 올라와서 손으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다음주 하루 날잡아 예초기 들고 밀어볼까 합니다.
7. 단단한 콘크리트 건물인데도
산밑 흙밭에 지은 집이라 그런지 벌레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며칠전에는 거미를 보고서는 바퀴벌레라고 난리가 났었고
한두달 전에는 긴게 돌아다녔다고 그럽니다.
벌레 없는 집이 이상한 집인건데도
우리는 무흠 무벌레 도시 집에서 벌레를 무서워합니다.
벌레가 있는게 오히려 다행이고
건강한 집이 될수 있다는 것을 안내할 만한 책으로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라는 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