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겼던 '경술국치일'을 맞아 29일 제주도내 공공기관들이 조기(弔旗)를 게양했다.
이날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청, 제주도교육청, 제주도의회, 제주지방경찰청, 제주시청 등에는 일제히 조기가 걸렸다.
이는 지난 4월 2일자로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4.3희생자추념일 등 국기의 조기게양에 관한 조례'에 따른 것으로, 4.3희생자추념일을 비롯한 경술국치일 등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시행됐다.
경술국치일이란 경술년(1910년) 일제가 대한제국의 통치권을 일본에 양여한다고 규정한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이를 공포한 8월 29일을 일컫는 말이다.
국가적 치욕이라는 의미에서 경술국치로 불리고 있으며, 제주도의회는 역사적 아픔을 추념하기 위한 조기 게양 조례를 개정했다.
제주특별자치도청에 게양된 조기. <헤드라인제주> |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게양된 조기. <헤드라인제주> |
그러나, 이날 제주도청 등 규모가 큰 관할청과는 달리 일선에 배치된 일부 기관이나 학교 등의 조기 게양 참여 의식은 저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공기관을 제외한 민간 차원의 기관과 단체 등에 대한 홍보도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나 정작 조기 게양의 의미를 퇴색시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취재 결과 제주도가 직접 관리하는 기관이 아닌 경우 대체로 조기 게양이 지켜지지 않았다.
제주해양관리단,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제주대학교(사라캠퍼스) 등의 기관이 대표적이다. 제주테크노파크가 상주하고 있는 제주벤처마루도 조기가 걸리지 않았다.
또 일선 학교에서도 조기가 게양되지 않은 곳이 발견됐다. 대부분 초등학교였는데, 아직 개학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측면에서 접근하면 아쉬움을 남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공기관을 제외하고는 조기가 게양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
같은날 기업.민간단체 건물이나 금융권 건물 등에는 있었지만 평일과 다름 없는 모습의 태극기가 걸려 있을 뿐이었다.
제주벤처마루에 걸린 태극기. 조기가 게양되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대학교 사라캠퍼스에 걸린 태극기. 조기가 게양되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
거리의 시민들도 조기 게양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다. 어떤 시민은 세월호 침몰사고 며칠째를 기리는 것 아니냐고 되물을 정도였다.
조기게양 조례를 살펴보면 제주도지사는 공공기관 등의 조기게양을 위해 필요한 교육 및 홍보사업을 시행하고, 도민과 기관, 단체 등에 대한 조기계양을 권고토록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시행되는 조례이고, 민간 차원에는 강압적으로 할 수는 없는 권고사항이라 아직 홍보가 덜 된 상태"라고 말했다.
제주도 직속기관을 제외한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13곳에만 협조 공문이 발송된 상황이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시민들도 경술국치를 잘 모르는 상태라 더욱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걸린 태극기. 조기가 게양되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에 걸린 태극기가 조기로 게양되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해양관리단에 걸린 태극기. <헤드라인제주> |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첫댓글 아직도 진행형인 국치일..............
어찌 이런일이....
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