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 上編(주역 상편).
6.天水訟(천수송).䷅ ......2
☰ ☱ ☲ ☳ ☴ ☵ ☶ ☷
▣ 象曰 天與水 違行 訟
상왈 천여수 위행 송
君子以 作事謀始
군자이 작사모시
[풀이]
상왈 하늘과 물이 어긋나게 행함이 송이니,
군자는 이로써 일을 시작함에,
처음부터 끝까지 잘 도모해야 한다.
[해설]
하늘의 日月星宿(일월성수)는 동에서 서로 돌아가고,
땅의 강과 하천은 서에서 동으로 흐르니,
그들은 서로 어긋난 행동을 일삼는다
[天與水違行,천여수위행].
군자는 이러한 기운을 보고는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시작점에서 철저하고 깊이 심사숙고하여,
뒷날에 싸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왕필도 노자를 인용해 송사를 이렇게 논한다.
"송사를 없애려면 시작을 잘 도모해야 한다.
시작은 제도를 잘 만들어야 한다.
계약이 분명하지 않음이 송사가 생겨나는 까닭이니,
사물에 각기 분명한 한계를 지키고,
직분을 서로 넘지 않는다면 어찌 다툼이 일어나겠는가?
송사가 일어나는 것은 계약의 잘못이다.
그러므로 덕이 있는 이는 계약을 맡아서 하면,
다른 사람을 책망하지 아니할 것이다.
노자는 다투지 않는 물에서 송사 관련 교훈을 배웠다.
정자 또한 상하가 相順(상순)하다면
송사로 다투는 쟁송이 어찌 일어나겠느냐고 한다.
군자는 관상만 잘 살펴도 쟁송의 도를 아는 고로,
일을 시작함에 반드시 그 처음을 잘 살펴서,
송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자 역시 相違(상위)를 잘 보고
作事謀始(작사모시)를 잘하면
訟端(송단)을 끊을 수 있다고 했다.
먼저 訟卦(송괘) 상에서는
험담이 兌(태)의 입에 붙어 있기에
坎(감)의 귀에 들리니 문제이다.
또 물이 하늘에서 생겨나지만
물과 하늘의 운행은 어긋나고,
하늘은 기운의 시작이고 형체의 시작이기에,
시비는 여기 기운과 형체의 실마리에서부터 발생했다.
숟가락 들고 놓는 사이,
웃고 이야기 나누는 사이에 천하는
갈라지고 실상이 일어난다.
시비의 싹이 원인이다.
堯舜(요순)의 정권 이양이 단주로 하여금
시비의 싹을 틔웠을까?
설증으로 보면
'違行(위행)'은 乾(건, ☰)이 위로 가고
坎(감, ☵)이 아래로 감이요,
또 내괘의 坎(감, ☵)이 지적 인식이 선행하니
'謀始(모시)'요,
乾(건, ☰)의 실행이 함께하니
'作事謀始(작사모시)'가 되었다.
다음은 '허망한 상을 좇아가면 송사를 초래한다'는
지욱의 명쾌한 설명이다.
"하늘도 태극이요, 물 또한 태극이니,
마음자리 또한 본래부터 어김없다.
天一生水(천일생수) 또한 일찍이 어김이 없었으니
이제 허망한 상을 따르겠느냐.
하늘은 위에 있고 물은 아래에 있어
그 행이 서로 어긋나니,
소위 뜻은 결백하고자 하면서도
그 치소가 치우치게 되어 오염되었구나.
다만 생각이 처음에는 삼가를 하지 못함에,
번뇌로 하여금 그 習(습)이 점차 강하여
본성에 위배하게 되었다.
고로 군자는 반드시 獨處(독처)에서
一事(일사)와 一念(일념)을 벌이는 첫자리는
삼가 自訟(자송)치 말아야 할 것이다.
다음은 효종 때의 좌의정 金堉(김육)이 올린
상소에 나타난 訟卦(송괘)로,
적폐를 주장하는 장면이다.
"『주역』에 '처음부터 일을 잘 도모하라' 하였습니다.
이 세상의 온갖 일의 성공은 이미 시작에 복이 싹트고,
그 실패도 일의 시작에서 화가 싹트는 것입니다.
성공과 실패, 화와 복이 어찌 일찍이 일의 시작에서부터
말미암지 않았겠습니까.
작은 일도 오히려 그러한데,
하물며 국가의 큰일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신이 일찍이 어영군에 대해서
이미 그 대개를 진달하였거니와,
다 아뢰지 못했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군대의 설치는 본래 후궁들을 호위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만 외정에서 쓰기 위해서인데,
賊臣(적신)이 권병을 잡고는 확대하여
널리 모아서 숫자가 4만 명이 넘고,
스스로 공으로 삼아 많은 피해를 끼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