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간직한 열정
孝女爲親野菜薺
효녀는 부모 위해 냉이를 캐고
養其心志養其軆
마음을 기르면 그 몸도 기르네.
寧從西峀雙成節
서산 가도록 두 절의 성취하고 1)
豈屈彭衙五斗米
팽아 박봉에 어찌 굴종을 하랴. 2)
千里飄零身未定
천 리 떠도는 몸 자리 못 잡고 3)
十年徒讀家如洗
십년 공부했어도 집은 가난하네.
舍生取義非容易
살신성인하기란 쉽지는 않지만 4)
熱血潛藏費臭底
간직한 열정을 낮은데 소비했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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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종서수(寧從西峀): 서수는 서산(西山)을 서쪽의 산굴로 달리 표현한 것이고 고대 주(周)나라 초의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형제가 곧은 정신을 위해 거기서 고사리를 먹으며 죽었을 지언 정, 끝내 절의(節義)를 지키다가 죽은 곳이다. 그래서 두 형제가 나란히 한 쌍의 절의(雙 節義)를 성취했다고 한 것이다.
2) 팽아오두미(彭衙五斗米): 팽아는 도연명(陶淵明)이 낮은 벼슬살이를 하던 곳 팽택(彭澤)의 관아(官衙)라는 말이고, 오두미는 다섯 말의 쌀 곧 그가 받던 작은 월급을 말하니 하찮은 벼슬살이에서 하찮은 상관(上官)에 굽실거릴 수 없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기꺼이 관직을 버리고 돌아왔었다.
3) 신미정(身未定): 천리를 떠도는 나그네란 시인 자신이 함경도로 부산 피난살이로 오가면서 살아온 인생길을 말하고, 아직도 한 몸 정착하지(settle down) 못하고 여전히 나그네 인생이라는 표현이다.
4) 사생취의(舍生取義): 사(舍)자는 버릴 사(捨)자와 같이 사용했고 사생취의(捨生取義)는 맹자(孟子 告子上)의 말로 옳고 바른 일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도 버린다는 살신성인(殺身成仁)과 비슷한 말이다.
5) 열혈잠정(熱血潛藏): 속에 깊이 간직한 뜨거운 피, 곧 의(義)를 위해 일어나 뿌릴만한 열정을 말한다. 그것을 한 번 큰 뜻에다 뿌리지 못한 채 비린내와 같고 고상하지 못한 하찮은 것에 소비하고 있다(費臭底)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