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으로 떠나는 역사 여행 1일차.
비가 왔지만 많이 걸었고, 신나게 놀았고, 크게 웃었습니다.
대전역
서로 아버님이 7시에 도서관에 모인 저희를 태우고 대전역에 데려다 주시기로 했습니다. 규리는 중간 탑승.
당일이 되었습니다. 서로가 서로 어머님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오셨습니다. 아버님은?
서로에게 차 타고 가는 거 아니냐고 하니 정경희 선생님께서 '차 타고?' 하셨습니다.
소통이 잘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한 번 더 연락드릴 걸.
서로네 집까지 승용차 타고 가서 갈아탔습니다. 규리가 조금 기다렸습니다.
다같이 대전역으로 가면서 규리네 옛날 차 이야기를 했습니다. 선루프 열고 나가서 쌩쌩 달리는 차에 앉아 있었던 경험.
막내와 비 막내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저는 가운데 낀 사람이라 막내고 막내가 아니고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대전역에 도착해 출발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독립투사상 앞에 주르륵 서서 정경희 선생님의 구호에 맞춰 찍었습니다.
사진 오른쪽(저, 서로, 은우)은 활발하기 그지 없는데, 사진 왼쪽(규랑, 규리, 규민)은 차분합니다.
이렇게나 다른 우리가 같이 여행을 떠나다니, 기대됩니다.
천안역
천안으로 가는 기차는 아이들과 선생님 좌석으로 나뉘었습니다.
규랑이가 화장하는 걸 지켜보는 은우를 지켜보기도 하고, 서로와 규리가 조잘조잘 대화하는 것도 봤습니다. 가끔은 창밖을 봤습니다.
인생 첫 천안, 아이들과 함께라면 뭐든 즐거울 것 같았습니다.
유관순기념관
천안역에 내렸으니 본격적으로 교통팀의 일이 시작됩니다.
하윤이가 독립기념관에서 합류할 예정이라 그 전까지는 서로가 길을 안내해주어야 합니다.
정류장 가는 길에 호두과자 집이 참 많았습니다. 이따 사먹어야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400번 버스가 좀 늦게 왔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정류장 앞 배스킨라빈스 입구에 철푸덕 앉았습니다.
버스가 오자 서로가 '우리 병천3리에서 내려야 돼.' 했습니다. 든든한 서로.
규랑이가 다 왔다면서 저를 깨웠습니다. 서로가 든든한 나머지 긴장을 놓고 자버린 겁니다. 하하, 멋쩍게 웃고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서로가 유관순기념관까지 길 안내해주었습니다.
기념관 안에 들어왔으니 이젠 안내팀의 순서. 규리, 규민이 앞장서서 길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유관순 생가를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문화관광해설소가 보였습니다. 규리에게 '저기 해설사 님한테 여쭤보자.' 했습니다.
규리가 슬그머니 가더니 '유관순 생가 어떻게 가요?' 했습니다. 관광해설사 선생님께서 태극기를 따라가라고 하셨습니다. 감사 인사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많이 걸었습니다. 분명 많이 걸었는데 유관순 생가는 한참 남아있었습니다.
어떻게저쩧게 도착은 했는데, 돌아올 때가 문제였습니다. 규랑이가 히치하이킹하자고 했습니다. 손을 휘휘 저었습니다.
히치하이킹은 그렇게 하는 게 아냐... 손을 마구 휘저었습니다. 규랑이가 웃었습니다. 하하, 오늘도 개그 성공.
유관순기념관 구경했습니다. 힘들어서 바닥에 앉았는데 인기척이 들리자마자 일어나는 아이들.
8호 깜빵의 노래 듣고 차분해졌나 싶었는데 바로 신나서 사진 열심히 찍는 아이들.
비 오지만 추모비 앞에서 만세 하는 아이들.
그렇게 구경 마치고 유관순기념관을 떠났습니다.
첫댓글 도서관 여행은 많이 걸어요.
아이들과 많이 오래 걷고 싶어요.
이지안 선생님 개그 재미없어요.
그래서 더 좋아요.
당시엔 회심의 개그였는데... 슬프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