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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대국어 갑골문자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아비
取 가질 취
쪼가리를 줍다, 취하다
取의 갑골문
取의 금문 取의 전문
取의 갑골문 자형은 귀에 손을 대고 있는 모양입니다. ① 부분은 오른 손의 상형으로 右나 그 변형인 又자입니다. 금문 및 전문 자형도 이에 따르고 있습니다.
갑골문 자형은 오른쪽의 귀가 월등히 많으며[네 번째 자형은 왼쪽 귀] 금문과 전문, 현재의 해서 자형도 모두 오른쪽 귀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오른손으로 글자를 새기는 과정에서 편리함 때문이지 오른쪽 귀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取 자에 대한 기존의 자원(字源) 설명은‘옛날에 전쟁에서 죽인 적의 왼쪽 귀를 잘라내어 가져 왔던 것에서 취하다, 가지다의 뜻을 나타낸 글자’라고 합니다.
聝의 갑골문 聝의 금문 聝의 전문
(穫과 통용)
聝(귀벨 괵)이 전장에서 베어낸 적의 귀를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하지만 갑골문의 경우에는 눈이 매달려 있는 모양[ⓐ]인데, 여기서의 눈은 面(낯 면)이나 首(머리 수)자를 의미하며, 자형은 縣(매달 현)의 좌측 부분과 동일합니다. 금문에서는 爪(손톱 조)[ⓑ]로 바뀌며, 전문에 와서야 耳 자가 나타납니다.
이는 시대별로 수급(首級 ; 전쟁에서 베어 얻은 적군의 머리)을 헤아리는 부위가 달라졌음을 나타냅니다. 聝(귀벨 괵)은 갑골문에서 穫(거둘 확)과 통용되어 ‘공적(功績)’의 뜻도 나타내고 있습니다. 즉 ‘귀’로 수급(首級)의 수효를 헤아리는 것은 춘추전국(春秋戰國) 때에야 생긴 개념입니다.
또 설사 고대, 혹은 상고대에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보다는 잦은 전쟁이 치러졌다 하더라도, 일반적인 ‘가지다, 가지게 되다’라는 관념을 전쟁에서 공적을 가리기 위하여 베어온 적의 목이나 귀로 나타냈다고 하기 에는 개연성(蓋然性)이 부족합니다.
취(取)하다 (1) 일정한 조건에 맞는 것을 골라 가지다.
(2)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지다.
(3) 어떤 일에 대한 방책으로 어떤 행동을 하거나 일정한 태도를 가지다.
상기(上記) 국어사전 상의 정의에서 ‘취하다’에는 ‘전체 중의 일부’라는 개념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取의 자형에서 耳 자가 나타내는 바는 ‘귀, 쪼가리’의 소릿값입니다. 取의 독(讀) [취]도 배달말 본연의 소릿값이며, 그에 대한 풀이를 전체가 아닌 어느 한 부분, 즉 ‘쪼가리’를 손에 넣는 것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取자의 자형 구조가 품고 있는 소리는 ‘쪼가리를 손에 넣다’이며, 더 이상 풀이가 필요 없는 배달말 본연의 어감 ‘취하다’입니다.
採取(채취 ; 풀, 나무, 광석 따위를 찾아 베거나 캐거나 하여 얻어 냄)에서 取 자가 나타내는 바는 ‘특정한 것[/전체 중에서 일부]을 선택하다’, 즉 ‘가려내다’의 뜻이며, 그 가려낸 부분을 耳의 ‘쪼가리’가 나타냅니다. 取得(취득), 取捨(취사), 取材(취재), 取人(취인) 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楊子取爲我 拔一毛而利天下 不爲也. 『孟子』
양자(揚子)는 위아(爲我)를 취하여, 털 하나를 뽑아 천하가 이로울 지라도 하지 않는 것이다.
丞相取充位 天下事皆決於湯. 『史記』
승상(丞相)은 충위(充位)를 취할 뿐 천하의 일은 모두 장탕(張湯)에게서 결정되었다.
상기 두 문장의 取를 기존의 한문법에서 ‘동작이나 행위에 미치는 대상이 어떤 범위에 국한됨을 나타낸다’는 식의 문법 정의를 가지고 ‘겨우, 단지’등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중국어 상에서 문맥에 맞춘 풀이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의 뜻한 배달말의 ‘취하다’로 ‘어떤 일에 대한 방책으로 어떤 행동을 하거나 일정한 태도를 가지다, 어떤 특정한 자세를 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娶 장가들 취
쪼가리(≒짝)를 잡다, 장가들다
娶의 갑골문 娶의 전문
娶의 갑골문 및 전문 자형은 取와 女의 합자이며, 남자가 결혼하는 것, 즉 ‘장가들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기존의 자원(字源)에서는 ‘여자를 취하는 것’에서 ‘장가들다’의 뜻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결혼풍습과 관념은 동서고금에 걸쳐 각기 상이한 것이긴 하지만, ‘취득(取得)’이란 관념과 ‘장가들다’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배달말의 속어(俗語) 중에 남자에 있어서 짝이 되는 여자를 ‘쪼가리’라고 합니다. 현대 국어에서는 조금은 저속할 수도 있게 들리지만, 3천년이나 5천년 쯤 전에는 그냥 일상적인 표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娶에서 耳가 의미하는 것은 ‘쪼가리’의 뜻이며, 그 쪼가리가 의미하는 바를 女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嫁娶(가취 ; 시집가고 장가듦), 再娶(재취 ; 두 번째 장가가서 맞이한 아내), 改娶(개취 ; 아내를 여의었거나 아내와 이혼한 사람이 다시 장가가서 아내를 맞이함) 등의 성어에서 娶가 ‘장가들다’의 뜻입니다.
諏 물을 추
취하여 드러내다/가리다, 잡다
諏의 전문
諏의 전문 자형은 言과 取의 합자입니다. 言의 [말하다]에서 ‘겉으로 드러내다, 밝히다’의 뜻을 함의하며, 取가 耳[쪽 ; 한 면, 한 부분]와 又[손동작]의 합으로 전체 중에서 특정한 부분을 취한다는 것과 구분자 言이 합하여, ‘취[取]하여 드러내다/가리다[言]’로 ‘잡다(/실마리, 요점, 단점 따위를 찾아내거나 알아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諮諏(자추 ; 임금이 신하나 백성에게 물음)는 ‘자문하여 잡다’의 뜻이며, 諏吉(추길 ; 길일을 택함)의 실제 뜻하는 바는 ‘길일을 잡다’입니다.
父王不預命所之, 而忽如溫泉, 則國人未知所之, 嘵嘵失望. 乞還宮, 諏日乃行. 『定宗實錄 1年 3月 13日』
부왕께서 가실 바를 비리 명하지 않고 홀연히 온천을 하시면 나라사람이 가신 바를 알지 못하여 놀라 두려워하며 실망(失望)합니다. 빌건대 환궁(還宮)하시면 날을 잡아서 행차(行次)하십시오.
상기 문장의 諏가 ‘잡다’의 뜻으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국역본에서는 ‘가리다’로 되어 있으나, ‘가리다’는 ‘여럿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다’의 어기이며, ‘잡다’는 이와 아주 유사하지만, ‘취하다’의 어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最 가장 최
가장귀 쓰개, 가장
最의 전문
最의 전문 자형은 冃(쓰개 모)와 取의 합자이며, 取가‘두 개[又]의 쪽[耳]’으로 ‘가장귀(/나뭇가지의 갈라진 부분. 또는 그렇게 생긴 나뭇가지)’의 뜻을 나타냅니다. 현대국어에서 ‘가장’이 직접 ‘한 쪽 구석’의 뜻을 나타내진 않지만, ‘눈가장(/눈가), 입가장(/입의 가장자리), 가장자리(/둘레나 끝에 해당되는 부분)’ 등의 예에서 확인되듯이 ‘가[≒쪽], 귀퉁이’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 ‘가장’의 소릿값이 나타내는 바를 冃[위쪽에 위치]로 구분하여‘가장(/여럿 가운데 어느 것보다 정도가 높거나 세게)’의 뜻을 나타냅니다.
最高(최고), 最初(최초), 最終(최종), 最上(최상) 등에서 最가 ‘가장’의 뜻입니다.
最從高帝得相國一人 丞相二人 將軍·二千石各三人. 『漢書』
해야 고제(高帝)를 좇는데, 상국(相國) 1인, 승상(丞相) 2인, 장군(장군) 및 이천석(二千石) 벼슬아치 각 3인을 얻었다.
상기 문장의 첫 머리에 보이는 最를 기존의 문법에서는 ‘모두, 전부, 합쳐서’ 등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이란 뜻과 ‘모두’의 뜻은 중국어에서도 한국어에서도 전혀 무관하며, 풀이하는 과정에서 가장 적당한 의미를 찾아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기서의 最는 ‘(/[옛말] 가장. 매우. 한껏)’으로 ‘한껏’이나 ‘기껏’의 뜻입니다. 또 ‘가장’은 ‘갓’의 황해도 방언이기도 한데, 이로부터 ‘겨우’의 뜻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撮 취할 촬/모을 촬
가장귀 손, 집다
撮의 전문
撮의 전문 자형은 手와 最의 합자이며, 最의 ‘가장귀’에서 ‘손을 가장귀처럼 벌리다’에서 ‘집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撮土(촬토 ; 한 줌의 흙)는 ‘집어낸 흙’에서 ‘한 줌의 흙’의 뜻이 되며, 撮影(촬영)은 ‘영상을 집어내다(/집어서 밖으로 내놓다)’가 되며, 撮要(촬요 ; 요점을 골라 간추림. 또는 그런 문서)는 ‘요점을 집어내다’가 됩니다.
冣 모을 취
집어서 덮다, 깁다
冣의 전문
冣의 전문 자형은 冖과 取의 합자이며, 取가 ‘쪽[耳]과 쪽[又]’이라는 것에서 ‘조각조각 덮다’로 ‘깁다(/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에 다른 조각을 대거나 또는 그대로 꿰매다)’나 ‘너덕너덕(/여기저기 고르지 않게 깁거나 덧붙인 모양)’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설문(說文)에서는 ‘積也[쌓이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때로는 모양이 비슷하다고 하여, 最와 가차되고 있는데, 모두 잘못된 쓰임입니다.
彼老黨者, 世執國命, 勇於黨伐, 故每當朝局之換易, 受禍冣烈, 私怨偏深, 公心汨盡. 『肅宗實錄 9年 6月 28日』
저 노당(老黨)의란 것은 세세로 국명을 잡고서는 당동벌이(黨同伐異)에 용감하였기 때문에 조정의 판국의 변화에 매번 뜨거운 화를 받아 사사로운 원한이 외곬으로 깊어지고 공정한 마음이 빠져 다하였다.
상기 문장의 冣는 실제 원본에서는 宀과 取의 합인 㝡(가장 최)[전문자형 없음]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는 冃(덮을 모)가 宀(갓머리)로 변경된 것으로 最와 통용시킨 것이며, 여기서는 ‘(/[옛말] 가장. 매우. 한껏)’의 뜻입니다. 冣와 㝡는 다른 글자입니다.
[현재의 국역본에서는 㝡를 冣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臣之掩泣隱痛, 寧欲溘然無聞者, 冣在於誣逼二字. 『순조실록 12년 12월 21일』
…신이 눈물을 가리고 아픔을 숨기면서 차라리 합연히 듣지 않으려던 것은 히 무핍(誣逼) 두 글자에 있는 것입니다.
상기 문장의 冣도 실제 원본에는 㝡로 표기되어 있으며, 마찬가지로 最의 변형으로 보아야 하며, 여기서는 ‘(/[옛말] 끝. 끝까지)’입니다.
[현재의 국역본에서는 㝡를 冣로 표기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라고 의역 풀이하고 있습니다]
冣자의 경우처럼 고문서에 실제 사용된 용례를 확인하기 어려운 글자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찾지 못함’이나 ‘유실’이라기보다는 처음부터 지명이나 인명과 같은 고유명사를 위하여 사적(私的)으로 제작 배포되고, 그 이름을 쓰는 사람의 업적과 영향력 따위에 따라 후대에 전해지기도 하고 중간에 소멸되기도 한 것으로 보아야겠습니다.
趣 뜻 취/달릴 취/재촉할 촉
죽, 쭉
趣의 금문 趣의 전문
趣의 금문 및 전문 자형은 走와 取의 합자이며, 耳가 ‘쪽’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것에서 반복됨을 뜻하는 又와 더하여, ‘죽죽, 쭉쭉’ 정도의 소릿값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走 자로 동작과 관련이 있는 ‘의태어(擬態語)’임을 부가적으로 나타냅니다.
‘죽이 맞다’라고 했을 때, ‘죽(/옷, 그릇 따위를 묶어 세는 단위)’은 ‘짝’의 의미입니다. ‘죽/쭉 늘어서다’에서 ‘죽/쭉’은 ‘여럿이 한 줄로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모양’을 이릅니다.
風趣(풍취 ; 아담한 정취가 있는 풍경)에서 風은 배달말의 ‘너물(/겉모습)’을 의미하며, 趣가 ‘쪽쪽 늘어서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여기서의 ‘쪽쪽’은 ‘한 면 한 면’으로 다양한 면모를 의미합니다. 趣味(취미)는 ‘맛(/뜻)을 쪽쪽대다’의 뜻이며, 趣向(취향)은 向(향할 향)이 趣의 소릿값 ‘쪽’이 나타내는 바를 나타내는 것으로 ‘쪽과 방향’의 뜻이며, 趣旨(취지)는 ‘쪽과 뜻’의 뜻입니다.
聚 모을 취
무리지은 쪼가리, 모이다
聚의 전문
聚의 전문 자형은 取와 乑[衆(무리 중)]의 합자(合字)입니다. 전문(篆文) 자형(字形)을 보면, 乑은 나란히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이며, 하나 둘이 아닌 ‘무리’라는 뜻입니다.
取에 있는 耳는 배달말 ‘귀’에서 ‘쪼가리’의 뜻이며, ‘주운[又] 쪼가리[耳]가 한 둘이 아니라 여럿[乑]이다’라는 것, 즉 ‘무리지은 쪼가리’에서 ‘모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聚落(취락), 聚合(취합), 聚集(취집), 凝聚(응취 ; 안정성을 잃은 콜로이드 따위의 입자가 모여서 덩어리가 되어 가라앉는 현상) 등에서 聚가 ‘모이다’의 뜻입니다.
驟 달릴 취
죽죽/쭉쭉
驟의 전문
馬자가 자형의 한 요소로 쓰일 경우 言과 마찬가지로 정태나 상태의 뜻을 나타내는 접사(接辭)로 사용됩니다. 警(경계할 경), 驚(놀랄 경) 등이 그 예입니다. 비슷한 글자들로는 心, 女 등이 있습니다. 馬는 심리적인 상태가 겉[동작이나 표정]으로 드러난 경우에 주로 쓰이며, 言은 마음가짐을 의미하는데 주로 쓰이며, 心은 성격의 뜻을 나타내며, 女는 자세나 태도의 어기를 나타냅니다. 馬가 言과 짝을 이루는 것은 [말]과 [말씀]의 배달말에서의 훈(訓)이 같은 것에서 비롯된 것이며, [말씀]의 기본적인 뜻은 ‘겉으로 드러내다’에서 言은 ‘드러난 마음’의 뜻이며, 馬는 ‘드러난 동작 상태’를 의미합니다.
驟의 전문 자형은 馬와 聚의 합자이며, 耳가 ‘쪽’인 것에서 ‘죽죽/쭉쭉’의 소릿값을 나타내고, 동작 상태를 나타내는 馬와 더하여, ‘여럿이 잇따라 고르게 늘어서거나 가지런히 벌여 있는 모양/여럿이 한 줄로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모양’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驟雨(취우 ;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비), 驟進(취진 ; 계급이나 벼슬이 갑자기 뛰어오름), 驟署(취서 ; 갑작스러운 더위), 驟集(취집 ; 급작스럽게 모임. 또는 급작스럽게 모음), 驟步(취보 ; 빨리 뛰어감) 등에서 驟가 ‘죽죽/쪽쪽’의 뜻입니다.
驟雨不終日. 『老子』
쭉쭉 내리는 비는 종일 내리지 않는다.
상기 문장의 驟雨는 사전적으로는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비’라는 식으로 풀이를 하고 있지만, 실제는 ‘쭉쭉 내리는 비’로 ‘소나기’가 쏟아지는 모양에 대한 배달말에서의 한 가지 표현입니다.
晉侯侈 趙宜子爲政 驟諫而不入 故不競於楚. 『左思』
진나라 제후가 사치하였는데, 조의자(趙宜子)가 정무를 할 때, 쪽쪽 간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초나라에 경쟁이 되지 않았다.
驟戰則民罷 驟勝則主驕. 『呂氏春秋』
쪽쪽 싸우면 백성이 고달파지고, 쪽쪽 이긴다면 임금이 교만해진다.
상기 문장들에서 驟가 배달말의 의태어 ‘쪽쪽(/동작 따위가 조금도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時霖潦數日, 水不漲, 師旣渡, 大水驟至, 全島墊溺, 人皆神之. 『太祖實錄 總序 84』
이 때 장마로 큰 비가 수일(數日)이었는데, 물이 넘치지 않다가 군사가 다 건너니 큰물이 죽죽 이르러 온 섬이 잠기고 빠지니 사람들이 다 신기해 한 지다.
상기 문장에 쓰인 驟는 물이 내닫는 모양에 대한 표현으로 ‘죽죽’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현재의 국역본에서는 일반적인 정의에 따라 ‘갑자기’로 풀고 있습니다]
掫 지킬 추
쪽쪽 치다, 딱따기
掫의 전문
掫의 전문 자형은 打(칠타)의 축약인 手와 取의 합자이며, 取가 ‘쪽(/쪼개진 물건의 한 부분)’의 뜻이며, 又로 그것이 연속됨을 의미하여, ‘딱따기(/밤에 야경을 돌 때 서로 마주 쳐서 ‘딱딱’ 소리를 내게 만든 두 짝의 나무토막)’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夜戒守有所擊也[밤에 경계하여 지키며 치는 바가 있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는데, 바로‘딱따기’에 대한 풀이입니다.
棷 땔나무 추
나무에서 뜯어낸 쪽, 삭정이, 쪽나무
棷의 전문
棷의 전문 자형은 木과 取의 합자이며, ‘나무에서 뜯어낸 쪽’이라는 것에서 ‘삭정이(/살아 있는 나무에 붙어 있는, 말라 죽은 가지), 쪽나무(/짤막한 통나무나 나뭇조각)’ 등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黀 겨릅대 추
껍질을 벗긴 쪽, 겨릅대
黀의 전문
黀의 전문 자형은 麻와 取의 합자이며, 耳의 ‘쪽(/쪼개진 물건의 한 부분)’에서 又가 ‘벗기다’로 쓰여, ‘껍질을 벗겨 놓은 상태의 마 쪽’에서 ‘겨릅대(/껍질을 벗긴 삼대)’의 뜻을 나타냅니다.
菆 거릅대 추
쪽나무
菆의 전문
菆의 전문 자형은 艹와 取의 합자이며, 取의 耳가 ‘쪽(/잘라난 한 부분)’로 쓰이고, 又가 거듭거듭 있음을 의미하여, ‘쪽나무(/짤막한 통나무나 나뭇조각)’의 뜻을 나타냅니다. 여기서의 艹는 䕺(떨기 총)의 축약으로 ‘떨기’, 즉 ‘더부룩한 무더기’의 뜻입니다.
緅 검붉을 추/보랏빛 추
쪽 빛, 보랏빛
緅의 전문
緅의 전문 자형은 자수(刺繡)에서 색상의 뜻을 나타내는 糸와 取의 합자이며, 取가 ‘[쪽]耳\에서 얻다[又]’로 쓰여, ‘쪽에서 얻은 빛깔’로 ‘보랏빛’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藍色(남색)에서 藍(쪽 람)은 풀이름이며, 이 쪽물의 색에서 가차하여‘청보라’를 의미하며, 緅는‘적보라’색을 의미합니다.
陬 구석 추
쪽 진 곳, 모서리
陬의 전문
陬의 전문 자형은 지형이나 지세의 뜻을 나타내는 阜와, 取의 합자이며, 取가 ‘쪽[耳] 쥐다[又]’에서 ‘쪽 지다(/한 면, 한 부분으로 접히다)’로 쓰여, ‘모서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遐陬(하추 ;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는 遐方(하방)으로도 쓰는데, 方의 훈독(訓讀) [모 방]에서 ‘모’가 陬의 ‘모서리’와 같은 의미로, ‘멀리 있는 모서리’를 나타냅니다. 마찬가지로 西陬(서추 ; 서쪽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궁벽한 마을)는 ‘서쪽 모서리’의 뜻입니다.
正月(정월 ; 음력으로 한 해의 첫째 달)은 陬月(추월)과 같은 뜻인데, 正月(정월)에서 正은 ‘꼭(/바로 그)’에서 ‘꼭지’, 즉 ‘꼭지가 되는 달[ex. 꼬기를 따다 ; 처음으로 시작되다]’의 뜻이며, 陬月(추월)에서 陬는 ‘모서리’로 ‘꼭지’와 같은 뜻을 나타냅니다.
得宗雖産自荒陬, 不足多責, 然北學京華, 旣登科第…. 『세종실록 21년 4월 20일』
고득종(高得宗)이 비록 거칠고 모진 곳에서 낳아져 많이 책하기에는 족하지 않지만, 북쪽으로 와 서울의 번화한 곳에서 배워 이미 과거에 급제(及第)하여….
상기 문장의 ‘荒陬’는 제주도(濟州道)를 말하는데, 여기서의 荒陬, 즉 ‘거칠고 모지다’는 제주도의 기후와 지형을 아울러 말하는 것으로 ‘바람 많고[荒] 돌 많다[陬]’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郰 고을 추
모서리 읍
郰의 전문
郰의 전문 자형은 取와, 지명을 뜻하는 邑의 합자이며, 노(魯)나라에 있는 공자(孔子)가 태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명(地名), 동식물명과 같은 고유명사는 소릿값의 유추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郰의 경우에는 아주 외진 곳, 벽촌(僻村)을 뜻할 수도 있으며, 돌이나 지형의 모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는 陬와 혼용되어 쓰이기도 하지만, 阜는 지형이나 지세의 뜻을 나타내며, 지명의 경우에는 邑을 써야 옳습니다.
齱 이바르지못할 추/악착할 착
쪽쪽 씹다, 잘근잘근
齱의 전문
齱의 전문 자형은 ‘씹다’의 뜻을 나타내는 齒와, 取의 합자이며, 取가 ‘쪽쪽’으로 쓰여, ‘쪽쪽 씹다’에서 ‘잘근잘근(/질깃한 물건을 가볍게 자꾸 씹는 모양/조금 단단히 자꾸 졸라매거나 동이는 모양)’의 뜻을 나타냅니다.
齱이 [악착할 착], 즉 齪(악착할 착)으로 가차(假借) 훈독(訓讀) 될 수 있는 이유도 이 ‘잘근잘근’이 나타내는 한 어기입니다.
설문(說文)에서는 ‘齒不正也[이가 바르지 않는 것이다]’라고 자원(字源)을 설명하고 있지만, 분명한 근거는 없습니다.
鯫 뱅어 추
쪽진 물고기, 뱅어, 밴댕이, 송사리
鯫의 전문
鯫의 전문 자형은 魚와 取의 합자이며, 取가 ‘쪽 지다’로 쓰여, 가늘고 길게 쪽진 물고기라는 것에서 ‘뱅어, 밴댕이, 송사리, 피라미, 미꾸라지’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鰍魚(추어)에서 鯫가 ‘미꾸라지’의 뜻입니다. 하지만, 鯫生(추생 ; 작고 변변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말하는 이가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일인칭 대명사)에서 鯫는 ‘미꾸라지’로 보기는 어려우며, ‘송사리나 피라미, 혹은 밴댕이’로 자신에 대한 겸칭으로 삼은 것이며, 이는 배달말에서 일상적인 표현으로 여전히 쓰이고 있습니다.
[ex. 밴댕이 소갈딱지, 송사리 같은 사람, 그때만 해도 그는 피라미 같은 존재였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