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7월 21일(일요일) 제132차 산행 : 한강기맥 ♣ 횡성 발교산(998m)
* [산행코스]☞ [경춘-중앙고속국도]-횡성군 청일면 봉명리(19번 국도)-청일·춘당분교-절골 입구·다리 앞(산행들머리)-팬션(융프라우)-계곡길-갈림길(右路)-오름길-능선 길-888고지-발교산 정상(998m)-하산 길-갈림길-계곡 길-절골입구 다리 앞-(천변의 ‘홍탁’)
* [장대한 봉명폭포(鳳鳴瀑布)의 장관] … 한여름의 무더위 말끔히 씻어내는…
☆… 봉명리 절골 입구에서 계곡 길을 따라 40분 정도 올라가면 봉황의 울음소리 같은 웅장한 폭포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약 30m 높이의 장대한 봉명폭포(鳳鳴瀑布)의 물소리가 가슴을 쓸어내린다. 한여름 더위를 여지없이 씻어 내리는 폭포 소리… 거대한 물줄기에서 번져오는 미세한 물방울의 감촉이 얼굴에 내려앉아 산뜻한 질감을 느끼게 한다. 장마철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상큼하게 씻어주었다. 안개비 같은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든다. 원시적인 삼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발교산이 품고 있는 비경(秘境)이다. 한 여름철의 장관을 이루고 있다. 봉명폭포는 그 물줄기 떨어지는 소리가 봉황의 울음소리 같다하여 그렇게 이름 지었다. 폭포는 2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높지는 않지만 운치가 있어 여성스러운 상단 폭포와 물줄기가 세차고 강해 남성적 기백이 넘치는 하단 폭포가 그것이다. 하단폭포에서 오른쪽 길로 올라가면 이내 상단 폭포가 자리하고 있었다. 폭포를 감상하고 즐기는 것은 하산 길에 하기로 하고 산행을 계속해 나갔다.
* [오리무중(五里霧中)의 가파른 산길] … 강원도 오지 산행의 참맛!
☆… 울창한 수림이 우거진 맑은 계곡을 따라 산길은 이어진다. 삼거리 갈림길에 이르렀다. 오늘의 산행은 발교산 정상을 오른 후, 다시 산의 들머리로 돌아오는 여정이므로 이 갈림길에서 오름길과 하산길이 나누어진다. 우리는 오른쪽으로 능선으로 오르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김화영 대장이 선두에서 길을 잡았다. 산길은 가팔랐다. 무성한 활엽수림 아래 길은 있는 듯 없는 듯 이어진다. 산안개가 자욱이 주위를 뒤덮었다. 길은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산록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가파른 길을 타고 올랐다. 길의 흔적이 있기는 하나 워낙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고 낙엽과 수림이 뒤덮여 있는 곳이라 김화영 대장이 개척하듯이 길을 열어간다. 일단의 산 중턱에 올라섰다. … 그런데 안개 속에서 선두로 올라간 대원들이 특유의 향긋한 더덕 냄새를 맡았다. 여기저기서 김 대장과 산조미를 비롯한 몇몇 대원들이 자연산 더덕을 캐기 시작했다. 후미 대원들이 따라오기까지 여러 뿌리의 산더덕을 캤다. 워낙 깊은 산중이라 이렇게 순자연산 더덕을 직접 캐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었다. 후덕한 대원이 나에게 더덕 한 뿌리를 건네주었다. 고맙게 받았다. 껍질을 베끼고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더덕 특유의 진한 향가 온몸에 스며들었다. 이런 과분한 복락이 있나!
* [산안개 자욱한 능선길] … 그리고 산길에 피어있는 야생화
☆… 다시 가파른 산을 오른다. 산안개가 자욱한 산길이다. 선두의 김 대장이 길을 여느라 노고가 많았다. 산은 온통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다행이 비가 내리지 않아서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산록을 치고 올라서 능선에 올라섰다. 일단 능선에 오르면 정상으로 이어지므로 산행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물기를 머금은 나뭇잎들이 싱그러운데,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들이 안개 속에서 거대한 수림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산길 주변의 여기저기에 물기를 머금은 야생화가 함초롬히 피어 있었다. 주홍빛 동자꽃, 갖가지 색깔의 나리꽃, 하얀색 까치수염과 갖가지 모양의 아담한 버섯 등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런데 유난히 다양한 나리꽃들이 눈길을 끌었다. 나리꽃은 그 종류가 참으로 다양하다. 나리꽃은 그 꽃봉오리가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름이 지어진다.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나리’, 중간을 바라보면 ‘중나리’, 땅을 바라보면 ‘땅나리’라고 하는데, 오늘은 아주 희귀한 ‘솔나리’ 한 송이를 보았다. 다른 나리와 달리 색깔이 분홍색을 띄고 있는데, 솔나리는 햇빛이 어느 정도 들고 바람이 잘 통하며 다른 잡초들이 잘 자라지 않는 높은 산의 산등성이 또는 해발 800m 이상의 정상 부근 풀밭이나 바위틈에서 주로 자생하는데, 멸종 위기에 있는 귀한 꽃이라고 했다. 긴 꽃대궁이 바람에 흔들려 청초한 그 모습을 제대로 디카에 담지 못해서 여간 아쉽지 않았다. … 산길은 몇 차례 안부와 산봉을 오르내렸다.
* [발교산 정상, 발기봉(998m)] … 어머! 발기봉!!
☆… 오후 12시 50분, 정상에 도착했다. 발교산 정상에는 자그마한 자연석에 ‘발기봉(998m)’라고 씌어진 정상석(頂上石)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방은 안개 천지였다. 오늘은 정상 조망이 몇 미터 밖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속속 도착하는 대원들을 기다려 정상 등정의 인증샷을 눌렀다. 안개가 자욱한 산정(山頂), 비는 내리지 않았다.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오늘 따라 아주 절묘하게(?) 어긋나서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다.
* [안개 속의 점심식사] … 싸한 안개와 함께
☆… 날씨가 청랑하여 사방의 시야가 열리면 전망이 좋은 산이 아름답고 장엄하기도 하지만, 오늘 같이 한껏 물기를 머금은 수림들이 뽀얀 안개 속에 싸인 모습은 또 다른 여름산의 비경이다. 정상 아래에는 통신기지가 있고 그 옆의 헬기장 널따란 공터가 있어, 그곳에서 대원들이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도 안개 속에서 이루어졌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정겨운 식사를 나누었다. 식사 후, 산안개를 배경 삼아 전 대원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 [하산 길] … 장대한 낙엽송 군락지, 청정한 물소리
☆… 오후 1시 45분,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은, 산에 올라올 때와 달리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길이어서 아주 쾌적하였다. 얼마 내려오지 않아 고도가 낮아지자 안개가 그쳤다. 능선을 따라 내려오던 산길은 안부(鞍部)에서 절골 계곡으로 방향을 잡는다. 능선에서 내려선 산록에는 장대한 낙엽송이 군락을 이루어 울창하게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잔잔한 고요가 흐르는 산속에서 물안개가 피어나고, 싱그러운 나뭇잎들이 산들거리는 녹음이 깊은 산, 비록 장마철 촉촉한 물기가 온통 바지를 흥건하게 적시지만 청정하고 서늘한 숲길이 생동감을 자아낸다.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했다. 아까 오름길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이 계곡길이 시작된다.
☆… 다시 봉명폭포에 이르러 폭포의 장관을 관람하면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냈다. 발교산의 비경인 봉명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다. 상단폭포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고 다단계 형태를 취하고 있어 물의 흐름이 부드럽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반면, 하단의 폭포는 가파른 절벽에 계단의 낙차가 커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아주 세차고 물소리가 우렁차다. 지평 민 대장이 상단과 하단의 폭포를 동영상으로 찍어 오기도 했다. 그리고 일부 대원들은 맑은 물에 손발을 담그기도 하고 뜨거운 온 몸의 땀을 씻어내기도 했다. 계곡을 내려오면서 적당한 장소에서 땀에 젖은 몸을 청정한 계곡물에 씻을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청복 중의 청복이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순조롭게 하산을 했다.
* [에필로그 - 천변의 '홍탁'] … 꽁지머리 문(文) 사장의 정성에 감사를 드리며
☆… 오후 4시, 모든 대원이 출발지 원점으로 하산을 완료했다. 절골 입구 산행 들머리 천변(川邊)에서 ‘홍탁잔치’가 벌어졌다. 지난 달 맏딸 윤경 양의 혼례를 치른 문승배 사장 부부가 대원들을 위하여, 우정 맛깔스런 홍어무침과 참조기 찜에 시원한 얼음 막걸리를 준비해 온 것이다. 꽁지머리가 깜찍한 문 사장의 넉넉한 마음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장마철 더운 여름, 고단한 산행을 마치고 마시는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의 맛, 바닥이 훤하게 보이는 청정한 물이 흐르는 냇가에서 나누는 우정과 인정의 잔치, 그리고 정성으로 준비해온 홍탁은 하루의 노고를 푸는 데 더없이 유쾌한 행복이었다. 맑을 물에 씻은 대원들의 얼굴이 말쑥하고 생기가 넘쳐흘렀다. …♣
* [자료 화면- 갖가지 나리꽃, 감상하세요] … 나리 중의 나리꽃, '솔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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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청정지역의 진수를 느낀 하루였습니다.
다시 한번 음미 하니 더운 하루가 시원해지는것
같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예,,정말 다시없는 산행이었습니다 좋은 추억의 산행 잊지못할겁니다..........
항상 산행일기 올려주시는 선생님 존경하고 넘넘 고마워요...........
하얀 버섯 먹을수 있는건가요
울아부지께서 예쁜버섯은 독버섯이라 했는데용ㅎㅎ
한번 더 갈걸 기대하니 벌써 마음은 그곳에 가있어요 흐르는 물이 아까워 발을 담궈놓고 오고 싶었답니다 다시보는 풍경에 마음 청정해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