方定煥, “전조선 어린이ᄭᅦ”, 『조선일보』, 1929.5.5. (불수록)
돈 업고 힘업는 탓으로 조선 사람들은 이ᄯᅢᄭᅡ지 뒤지고 짓밟히어 왓습니다. 그러나 그 불상한 사람 중에서도 그 쓰라린 생활 속에서도 더 나리눌리고 더 참담한 인생이 우리들 조선의 소년소녀이엇습니다.
학대 밧앗다 하면 오히려 한목 사람갑이나 잇섯다 할가 ── 갓 나서는 부모의 재롱감, 작란감 되고 커서는 어른들 일에 편하게 씨우는 긔계나 물건이 되엇섯슬 ᄲᅮᆫ이요 한목 사람이란 갑이 업섯고 한목 ‘사람’이란 수효에 치우지 못하여 왓습니다. 우리의 “어림(幼)은 크게 자라날 ‘어림’”이요 새로운 큰 것을 지어낼 ‘어림’입니다. 어른보다 十년 二十년 새로운 세상을 지어낼 새 밋천을 가졋슬 망정 결단코 결단코 어른들의 주머니 속 물건만 될 ᄭᅡ닭이 업습니다. 二十년 三十년 낡은 어른의 발 밋에 눌려만 잇슬 ᄭᅡ닭이 절대로 업습니다.
새로 피어날 새싹이 어느ᄯᅢᄭᅡ지던지 나리눌려만 잇슬 ᄯᅢ 조선의 슯흠과 압흠은 어느ᄯᅢᄭᅡ지던지 그대로 니어만 갈 것입니다.
×
그러나 한이 업시 ᄲᅥᆺ어날 새 목숨 새싹이 어느ᄯᅢᄭᅡ지든지 눌려 업드려만 잇지 안헛습니다. 八년 전의 五月 어린이날 몃 백 년 몃 백 년 눌려 업드려만 잇던 조선의 어린이는 이날부터 고개를 들고 이날부터 욋치기 시작하엿습니다.
가리운 것은 햇치고 덥힌 것은 벗겨 던지고 새 세상을 지어 놀 새싹은 웃줄웃줄 ᄲᅥᆺ어나기 시작하엿습니다. 그 긔세는 마치 五月 햇볏가티 씩씩하고 ᄯᅩ 五月의 샘물가티 맑고 ᄭᅢᄭᅳᆺ하엿습니다. 어린사람의 해방운동이 단톄뎍으로 五百여 처에 니러나고 어린사람의 생명 량식이 수십 가지 잡지로 뒤니어 나와서 어린이의 살림이 커지고 ᄯᅩ 넓어졌습니다.
아아 거륵한 긔념의 날 어린이날! 새싹이 돗기 시작한 날이 이날이요 성명도 업든 조선의 어린이들이 새로운 생명을 엇은 날이 이날입니다. 엄동은 지나갓습니다. 적설(積雪)은 녹아 업서졌습니다. 세상은 五月의 새봄이 되엇습니다. 눌리우는 사람의 발 밋에 ᄯᅩ 한 겹 눌려 온 조선의 어린 민중들이여! 다- 가티 나아와 이날을 긔념합시다. 그리하야 다 가티 손목 잡고 五月의 새닙가티 ᄲᅥᆺ어 나갑시다. 우리의 생명은 ᄲᅥᆺ어 나가는 데에 잇습니다. 조선의 희망은 우리의 씩씩히 커 가는 데에 잇슬 ᄲᅮ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