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기계다. 그 중 차를 움직이고 멈추게 하는 것은 페달의 몫이다. 두 개 혹은 세 개의 페달은 나날이 발전해 이제는 운전자와 의사소통까지 하는 첨단장비로 발전했다
고급차에는 대부분 플로어 타입 페달이 달린다. 사진은 콘티넨탈 포스 피드백 가속 페달(AFFS). 위험상황을 발의 진동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리는 지능형 페달로, 연료 소모도 5∼10% 줄인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야 움직인다. 페달의 어원은 라틴어로 ‘발’을 뜻하는 ‘페달리스’(pedalis)다. 즉 발로 밟기 때문에 생겨난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운전은 손으로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는 스티어링 휠을 잡는 손이 운전석 어두운 곳에 있는 페달보다 눈에 잘 띄기 때문이 아닐까. 자동차는 스티어링 휠을 잡는 손과 발로 밟는 페달의 역할이 철저히 분담돼 있다.
자동차 페달은 종류와 모양, 기능이 여러 가지다. 우선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에 따라 페달의 숫자가 다르다. 수동변속기는 기어를 바꿀 때 발로 클러치 페달을 밟고서 엔진 힘을 끊고 연결하므로 자동변속기에는 없는 클러치 페달이 있다.
페달의 위치는 대부분 스티어링 휠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 왼쪽에 클러치 페달이 있다. 공교롭게도 클러치(Clutch), 브레이크(Brake),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의 머릿글자를 따면 오른쪽부터 차례대로 A, B, C 순서대로 자리를 잡고 있다.
페달의 크기는 차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클러치 페달이 없는 자동변속기 차의 브레이크 페달은 수동변속기 브레이크 페달보다 두 배 이상 크다. 클러치 페달이 없는 만큼 여유공간이 생긴 데다 가속 페달 쪽으로 치우쳐진 브레이크 페달을 왼발이 밟기 편하도록 한 배려다.
페달은 플로어 방식과 팬던트 방식으로 나뉜다. 플로어 방식은 말 그대로 페달이 바닥에 붙어 있고 팬던트 방식은 대시보드 밑에 페달이 매달려 있다. 예전의 자동차 페달은 대부분 플로어 방식이었는데 요즘은 공간활용과 소음, 진동 등의 이유로 페달을 바닥 위에 단 팬던트 방식을 주로 쓴다. 하지만 고급차나 스포츠카는 이 두 방식을 같이 쓰기도 한다. 가속 페달은 바닥에 붙은 플로어 타입(오르간 페달처럼 길게 생겼다고 해 오르간 타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브레이크 페달과 클러치 페달은 팬던트 방식을 고집한다. 오르간 타입 가속 페달은 팬던트보다 부품값이 비싸다. 페달이 바닥부터 길게 뻗어 나와 뒤꿈치를 올리면 몸의 균형을 쉽게 잡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페달은 케이블을 사용하는 기계식에서 센서와 전자장치로 구성된 전자식(드라이브-바이-와이어)으로 바뀌고 있다. 전자식 페달은 발의 답력을 정교하게 감지할 수 있어 엔진 반응이 좋고 연비까지 높일 수 있다.
페달의 위치가 조절되기도 하는데, 전기모터를 이용해 페달을 앞뒤로 조절할 수 있다. 조절식 페달은 시트와 스티어링 휠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 조절 버튼을 눌러 페달의 위치를 운전자에게 편하게 맞출 수 있다.
최근에는 운전자와 소통하는 혁신적인 가속 페달이 선보였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 콘티넨탈은 안전장비 중 하나로 지능형 가속 페달인 포스 피드백 가속 페달(Accelerator Force Feedback Pedal)을 개발했다.
이 페달은 진동으로 운전자의 발을 자극하거나 페달 압력을 다르게 해 운전자에게 위험상황을 전달한다. 운전자와 페달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페달은 지능형 자동차의 보급과 함께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혁신적인 모습으로 계속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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