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와 뼈가 만나서 구부러질 수 있는 부위가 관절이다. 대부분의 관절에는 구부리는 근육과 펴는 근육이 서로 반대 방향에 붙어 있다. 이 두 종류의 근육은 힘의 크기가 약간 다르다. 관절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면, 힘이 더 센 근육이 더 많이 오그라들면서 그 방향으로 관절이 구부러진다.
팔에서는 팔꿈치와 손가락을 구부리는 근육이 더 튼튼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병치레를 한 사람을 보면 팔꿈치와 손목, 손가락이 구부러진 상태로 오그라든 것을 볼 수 있다. 다리에서는 장딴지 근육이 더 강하기 때문에 발목과 발가락을 발바닥 쪽으로 구부리는 근육들이 오그라든다. 장딴지 근육은 걸어갈 때 체중을 앞으로 밀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들 근육이 짧아지면 체중이 발 앞쪽에 집중돼 발의 변형과 통증이 오게 된다.
하이힐이나 키높이 구두를 장딴지근육의 스트레칭 없이 오래 신으면 발가락이나 발바닥에 굳은 살이 많이 생기면서 발바닥과 발꿈치의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상태로 과도한 운동을 하면 비정상적 수축으로 인해 장딴지 근육에 쥐가 나기 쉽다.
의자에 앉아서 발목을 발등 쪽으로 힘껏 젖혔을 때 발목이 20도 이상 젖혀지지 않으면 장딴지 근육이 짧아진 상태다. 쪼그려 앉았을 때 발꿈치가 바닥에 닿지 않는 것도 짧아진 장딴지 근육 때문이다.
평소 쓰지 않아 짧아진 장딴지 근육을 스트레칭을 통해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려보자. 스트레칭은 천천히 근육을 늘리는 것이므로, 장딴지 근육과 같이 힘 센 근육은 30초~5분 정도 늘려줘야 효과가 나타난다.
스트레칭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근육이 많이 당겨지는 느낌이 있다가 어느 순간에 그 느낌이 없어지는데 이는 충분히 스트레칭이 됐다는 신호다. 그러나 너무 무리하게 스트레칭을 하면 오히려 근육이나 힘줄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견딜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조금씩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1> 양 발을 어깨너비 정도로 벌리고 편안하게 선다.
<사진 2> 양 발끝이 안쪽으로 약간 모아지게 한다.
<사진 3> 왼쪽 발을 한 발자국 앞으로 내민다. 양 발은 계속 어깨너비로 벌린 상태가 유지되고, 발끝도 안쪽으로 모아져야 한다. 골반과 상체는 왼발 앞부리가 향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돌린다.
<사진 4> 옆에서 볼 때 왼발의 무릎이 발가락보다 더 앞으로 나가도록 무릎을 구부려야 하고, 오른 무릎은 쭉 펴야 한다. 특히 오른발 앞쪽이 바깥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오른발의 발가락을 살짝 위로 들어올리고, 뒤꿈치는 바닥에 닿게 한다. 이 자세를 최소한 30초 이상 유지하되 몸을 앞뒤로 흔들면 안 된다. 다리를 바꿔서 다시 30초 이상 자세를 유지한다.
<주의 사항>
1. 장딴지가 오그라든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발을 앞으로 한발자국 내밀 때, 내민 정도가 달라야 한다. 장딴지가 너무 당기는 느낌이 들면 조금만 내밀고, 당기는 느낌이 적다면 충분히 앞으로 내밀고 그 내민 무릎을 많이 구부려야 한다.
2. 양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지 않고 일자 형태로 발을 내밀 경우 운동 중에 허리가 아플 수 있다.
3. 관절염 등 원인으로 무릎에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앞에 내민 다리의 무릎을 구부리기 어렵다. 이 경우에는 의자나 책상을 붙잡고 스트레칭하면 통증 없이 동작을 취할 수 있다.
/박시복-한양대의료원 류마티스병원 관절재활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