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년 대구지역 이주노동자들의 빈곤상황

[천로역정]

<font size=3> 대구지역 이주노동자들의 빈곤상황

대구외국인근로자선교센터 박순종 목사  

Ⅰ이주노동자들의 상황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숫자는 2004년 10월로 45만여명을 넘어서게 된다. 지난 6월경 37-38만여명이던 것이, 8월 9월에 79,000명이 더 들어온 것이다. 이중 대구경북지역의 인원을 출입국의 통계에서는 <등록 이주노동자(합법체류자)>의 숫자를 전국의 10%정도로 보고 있는데, <미등록 이주노동자(소위 불법체류자)>의 숫자도 비슷한 비율로 계산해 본다면, 대구경북지역에서 많게는 45,000명, 적게 잡아도 30,000여명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전국적으로 2004년 7월에 17만명 이상인데, 2004년 12월말이 되면 20만명으로 넘어서게 된다. 이는 이주노동자들의 한국내 체류기간을 5년까지만 주어졌기 때문이고, 코리안 드림의 꿈을 안고온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출국하지 않는다면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이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소위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출입국의 단속에 쫓기며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은 성서공단, 논공공단, 3공단, 염색공단, 진량공단, 고령, 성주, 영천, 영세가내공업단지, 다산공단, 등등에서 일하며 생활한다. 주로 기숙사에서 생활하기에 일주일에 한번 외출도 거의 드문 실정이다. 일하고 먹고 잠자고 일하고 먹고 잠자는 생활의 반복이다. 어찌보면 그들은 기계처럼 살고 있다. 

Ⅱ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체계
한국인의 실업률이 아무리 높아져도 일하러 가지 않는 생산 산업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일하고 있다. 그들이 일하는 대체적인 체계를 보면 4가지로 볼 수 있다. 

①해외현지법인투자업체 연수생(줄여서 해투기업 연수생)
대구경북 지역의 섬유업체에서 주로 일하고 있는데,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수입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태왕, 갑을, 대한방직, 유신섬유, 대흥방직, 등등이다. 이 현지법인투자업체는 중국이나 베트남 현지에 법인과 공장을 설립하고, 그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하루 8시간  3교대로 일하고 7만원 내외의 월급이 지급한다. 이 노동자들에게 한국에 가서 일하면 약20만원에서 3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계약을 하고 12시간 주야 맞교대로 일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한국 사람에게 지급해야 하는 최저임금 기준으로만 비교해도 3배이상의 임금을 절약하게 되는 것이다. 또 약 2년전부터는 이들이 한국에 입국하여서는 낮은 임금과 힘든 일을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한국돈으로 약 500만원의 보즘금을 걸어 놓고 입국시킨다. 즉 이들이 약속된 2년후에 정상적으로 귀국하지 않으면, 그돈은 업체의 돈이 되는 것이다. 보통 10%의 이탈률로 본다면 이것도 꽤 좋은 이득 수단이다. 이것은 한국 근로기준법에서 위약금 금지의 조항을 어긴 것이다.    
 해투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기업에서는 언제나 연수생이라고 한다. 노동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3가지 조건인 해외 현지에 법인이 설립되고, 월급은 해외법인에서 지급하기로하고, 연수생으로 일하면 한국의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도록 한 것이다. 사실 대단한 기술을 배울 것도 없다. 똑 같은 반복작업을 12시간 주야 맞교대로 일하고, 돈벌기 위하여 한국에 온 것인데, 한국의 노동청은 외면하고 근로기준법 적용을 시키지 않는다. 결국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치외법근지대가 형성된 것이다. 마치 미군부대나 대사관처럼. 이런 노동자들이 한국에 약 2만여명이 있다. 이들은 중국에 귀국하여 임금을 지급받기 때문에 혹 23개월 일하고 이탈하였다면 그는 23개월간의 최저임금도 적용받지 못하고 일한 임금 전액을 업체에 주게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의 임금을 계산해 본다면, 12시간 주야 맞교대로, 휴무일2회로 특근까지하여 23개월 일하였다면,  대략 월100만원이상의 월급×23개월= 23,000,000원의 임금이다. 이를 이탈하였다고 빼앗기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해투연수생제도를 악질 연수생제도라고들 한다.   
 
 ②산업연수생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한국에 와서 일하려고 보통 5,000$에서10,000$의 돈을 내고 한국에 들어온다. 한국 사람들이 원양어선을 타거나 독일에 광부로 일하러 갔을 때 , 선불금을 받고 갔는데, 이것은 완전히 거꾸로 이다.  이들이 이번에 38,000명이 한국에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좀적게 받아서 평균 5,000달러(약 600만원)를 받았다면 2,280억의 돈이다. 이 돈이 이주노동자들이 일도하기 전에 중소기업복판회의 수입으로 잡히는 것이다. 또 이들이 한국에서 일하는동안 관리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관리회사에게 하청을 주어서 매달 24,000원씩을 월급에서 원천징수하여 챙겨간다. 이돈도 24,000 × 38,000명이면 912,000,000원이다. 한 달에 이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일하는 노동자는 따로있고, 수입을 챙기는 자들도 따로 있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2003년 6월에 온 황티투 아줌마는 10,000달러의 돈을 내고 한국 논공에 왔다. 
휴일도 없이 주야맞교대로 일하였다. 월급은 125만원정도 였다. 물론 최저임금으로 계산된 돈이다. 2004년 8월 더운 여름날 자궁에 염증이 잇어 병원에 가고자 하였는데, 업체의 남자과장이 동행하겠다는 말을 해서 거절하고, 그 다음날  혼자 산부인과 병원에 갔다. 그리고 나서 다음날 출근을 했더니 그만두고 나가라고 했다. 베트남으로 돌려보내겠다고. 그녀는 1만달러를 내고 한국에 왔는데, 지금 가라고 하면 돈도 못 벌었는데 어떻게 하느냐, 미안하다며 일을 하게 해 달라고 애원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내침을 당했다. 베트남으로 귀국하는 것이 두려워서 그녀는 다른 공장의 베트남 사람 기숙사에 가서 몸을 피했다. 회사에서는 불법체류자로 신고하였다. 졸지에 그녀는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 것이다. 
회사에 연락하여 여러 가지로 인정을 베풀어 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회사에서는 거절하였고,  다시 불법체류자 신분에서 합법체류자 신분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회사 사업주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 회사에서 끝내 거절한다면 그녀는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이다. 산업연수생제도는 이렇게 막강한 사업주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입국비용 등의 엄청난 비리 때문에 노예제도라는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렇게 큰 수입 구조를 놓치려고 하지 않는다. 
회사를 황티투아줌마 처럼 회사에서 힘든 경우 회사를 옮겨주기보다는 귀국시켜 버린다. 그러면 한사람들 새로 들여올 수 있으니 그것 역시 사업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노예제도, 노예상인이라는 생각이 나는 이유인 것이다. 


③고용허가제에 의한 노동자
    
산업연수생제도의 잘못된 입국비용 비리 등을 고치고, 산업체에 안정된 인력을 공급받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2004년 8월17일부터 고용허가제도를 실시하였다. 물론, 해투연수생제도, 산업연수생제도도 그대로 병행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연수생이었다. 이제는 그래도 노동자라는 것을 인정받았다. 
2004년 4월27일 아야교역에서 투신 자살한 중국인 고정유홍씨는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사람도 인간입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였다. 고용허가제 속에서 노동자로 일하였지만, 그녀는 회사를 옮기지 못하도록 막힌 상태속에서 죽고만 것이다. 아무리 힘들거나, 월급이 적어도, 불법체류자라는 신세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고용주의 말을 들어야 했다. 사업장이동의 자유는 3회 이내로 제한되어있고, 이것 역시 고용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월급많이주는 회사로 옮기려고 하여 결국 임금상승작용를 막기 위하여 사업장이동의 제한을 둔 것이다. 우려된 임금상승 억제효과는 사업장이동의 제한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고, 대부분 최저임금법에 따른 것에 의하여 조정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자유한 인간 존재의 권리, 기본적 인권을  막은 것이다. 
기존에 불법체류 신세로 있었던 노동자들 중에서 합법화 조치를 받은 15만여명이 임시로 고용허가제도를 통하여 일하였고, 이들은 입국5년이 경과되면 자동으로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다. 오는 9월,10월에 고용허가제도에 의하여 25,000명의 새로운 인력이 한국에 들어온다. 



④자유노동자 
  소위 불법체류자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다. 9월말 현재 18만여명에 이른다. 마약을 거래하거나, 도박을 하거나 도둑질, 강도질을 하는 것은 불법적인 것이다. 그런데, 사회에 유익하고 중요한 물건을 생산해 내는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사람에게 불법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좋은 표현이 아니다. 그래서 불법노동자라는 표현보다는, 그런 제한과 제도에서 자유한  노동자라는 의미에서 자유노동자로 표현하려고 한다. 고정유홍씨는, 법적인 제도이지만 불합리한 제도 속에 묶여 있다 보니, 그녀는 죽고 만 것이다. 

자유롭게 회사를 옮겨도 되고, 임금을 협상 계약할 수 있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당당히 가지는 것이다. 고용주도 자기가 사장이라고 이주노동자를 무슨 종부리듯이 고함지르고 욕하고, 휴일없이 일시키는 것이 사라져야한다. 이것은 자유노동자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곧 노동자의 노동, 인간적 권리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노동허가제도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자유노동자는 의료보험이 없다. 사회보장이 없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쫓기는 신세이다. 



Ⅲ이주노동자들이 격는 고통들 
     의료지원 미비
    자유노동자들은 의료보험에 가입되지 못한다. 감기 정도라도 진료비 전액 본인부담이어서 3,4만원을 내어야 3~4일치 약이라도 받을 수 있다. 대구지역전공의사협의회에서는 매2째 4째 주일 오후에 적십자병원에서 무료진료하고 있으며, 대구적십자병원과 대구의료원에서는 이주노동자들에게 50%-70%의 할인 혜택을 주고 있는데, 더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와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말 대책이 없다. 아기가 몸이 아파 동산병원에 아기를 입원시켰는데, 1,00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어디서 그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아기를 죽도록 퇴원시킨단 말인가? 
아무리 불법체류자 신분이지만 의료보험은 모두 가입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주소지가 있어야 한다지만, 주거지가 어디이든 의료보험비를 내면 되지않겠는가? 그 보험비용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입금계좌로 입금시키고, 의료보험카드는 본인이 발급 받아 지참하면 된다. 전국 어디어서나 병원에 갈 수 있듯이, 전국 어디에 있든지 의료보험비용을 내면 된다. 그러나 아직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차별감 
 이주노동자들은 동남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서 온 이들인데, 이들이 언어 문화의 다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격적 모독, 폭언, 욕 등은 언제나 듣는 이야기이다. 고용주와 이주노동자와의 관계는 그러한 제도적 우위에서 만들어졌듯이 완전히 고양이 앞에 쥐이다. 고용주나 한국 직원이 아무리 나이가 적어도 언제나 반말이고, 임마, 새끼, 등의 표현이다. 인격적 모독감은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일상생활이 되었다. 

    산재사고의 빈번
자유노동자가 산재사고를 당하면 30%이상의 고용주는 이를 근로복지공단을 통하여 보상하고 치료하려고 하지 않고 은폐하려 한다. 왜냐하면 근로복지공단에서 출입국에 신고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은 위험한 작업이 매우 많다. 당연히 이주노동자들의 산재사고는 한국 사람들에 비하여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어떤 고용주들은 병원 치료를 해주는 것만도 고마운줄 알아라고 한다.  

    생활환경의 열악함
대부분 공장 내 기숙사나 자취방에서 임시로 기거하고 있다. 가방 하나만 들면 언제든지 떠나야 하는 생활을 이주노동자들은 하고 있다. 그들이 사용하는 옷장 냉장고 TV 등 여러 물품들은 모두 중고품이나 주워 온 것들이다. 이들은 밑바닥 경제를 바치며, 밑바닥에서 살고 잇는 것이다. 

Ⅳ 대구지역 이주노동자 공동대책위의 역할들
이주노동자 강제추방반대와 전면합법화 쟁취를 위한 대구지역 공동대책위가 지난 2004년1월에 21개의 종교시민사회단체가 협의하여 출범하였다. 
20만명의 이주노동자들을 수갑을 채워 유치장에 넣고 강제추방시키는 인권유린의 문제를 묵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한 이미 능숙한 의사소통과 기술을 확보한 이주노동자들을 다 내보내고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 들여와야 한다는 것은 경제적 비용의 측면에서도 매우 비현실적이다. 
영세사업장에서는 3년 5년 일한 이주노동자는 거의 모든 일을 책임있게 일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 그런데 이들을 내보내고, 벌금을 물고, 언어소통도 되지 않는 새로운 이주노동자를 받아라는 것은 한국의 영세사업장을 고통스럽게 할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에게도 큰 고통이 아닐수 없다.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20대의 젊은 나이에 코리안 드림을 안고 왔다. 그의 젊은 청춘을 다바쳐서 일하고 지내왔다. 그들은 이제 한국이 제2의 고향이며, 정주하고자 한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정주화를 막고 내보내려고한다. 이 정책은 어떤 면에서는 한민족이라는 단일민족국가에서 있을수 잇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이미 세계는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시대이며, 한국인 역시 세계에 500만명 이상이 나가있다.  이들이 한국에서 일하며 산다고해서 한국이 실제로 손해보는 것은 없다. 한국의 어려운 3D업종의 밑바닥 경제를 맡고 있기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이주노동자들은 일회용품이 아니다. 인간이다. 필요하면 사용하고 용도가 다하면 버리면  되는 물건이 아니다. 인간이 들어왔음을 깊게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들을 강제추방시키고, 새로운 사람들을 도입하면 좋은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데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이주노동자들의 고충과 인권유린의 잘못된 것을 방지하기위하여, 이주공대위는 활동중인데, 인권보호활동, 노동문제 상담및 노동권리 보장 활동, 문화 행사 지원, 의료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다. 
매일 1인시위로 지난 2월부터 약 3개월간 출입국 집회를 가졌고, 공단, 시내 등지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리며, 매주 수요일 출입국집회를 통하여 인권유린 강제추방반대집회를 하고 있으며, 매달 대구백화점 앞에서 강제추방반대 이주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이주노동자들의 각 국가별 공동체를 구성하도록 도우고 있다. 또한 피난처, 농성장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대구지역 공대위는 전국적으로 찾기 어려운 연합된 힘을 발휘하고 있다. 

Ⅴ 마치는 말
이주노동자들은 한때 머물고 지나가는 단순한 손님이 아니다. 일회용품도, 기계도 아니다. 
이제는 이주노동자도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일할 수 있고, 한국에서 정주하며, 그의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고국을 다녀올 수도 있고, 초청할수도 있는 국경없는 세계화 시대가 되어야 한다. 
모든 것이 경제적인 논리로만 세상이 흘러간다면 결국 우리는 맘몬이라는 거대한 우상을 섬기는 것이며, 몰락해 갈 것이다.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돈벌이 이전에 있어야 하고, 돈벌이 보다 더 중요한 가치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