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6.
비행기 '승무원'이라는 용어에 무슨 문제가 있기에 '플라이트 어텐던트'라는 단어로 표기를 바꾸는 것일까? 승무원을 영어로 표현하면 flight attendant가 맞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영어를 쓰는 나라도 아닌데 왜 갑자기 오랫동안 써 온 우리말 대신 영어 단어를 한글로 표기함과 동시에 불러야 하는 것일까?
매사에 우리말을 영어로 바꾸는 현 분위기라면 아예 우리말을 없애고 영어를 모국어로 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낫겠다. 내가 이상한가? 사회가 이상한가?
학교와 기업에서 새로운 문구나 용어를 만들면 거의 대부분 영어로 표현한다. 오래 전 연구교수로 재직할 때 대학을 하나의 '학습 사회'로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었다. 회의에 참석했던 교수들이 너무 촌스럽다며 다들 고개를 저었다. 다음 회의에서 learning society로 표현했더니 다들 한층 마음에 들어했다. 내 안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채택되지 않은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당시 우리말과 영어 표현에 따라 교수들이 다르게 보인 반응은 여전히 생생히 기억난다.
조직에서 영어 표현을 원해서 어쩔 수 없이 쓴다는 얘기를 지인들로부터 자주 듣는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영어를 선호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어느새 우리 말은 어딘가 모르게 촌스럽고 영어 표현은 세련되었다고 느끼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문화가 되어 버린것이다.
누군가는 나에게 과민하다고 할 수 있으나 이런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글날 하루만 우리말 사용을 강조하고 나머지 1년 364일은 우리말을 외면해도 정녕 아무렇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