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는 랩과 춤을 선보이면서 오디오형 위주로 흘러가던 가요사에 비디오형으로 전환하는 그런 일대 변환을 이루어 왔습니다. 이제 가수들은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눈까지 사로잡아야 하는 그런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형 엔터테인먼트들이 생기면서 춤과 댄스와 보컬이 어우러지는 아이돌 가수의 전성시대가 열렸습니다. 감성적이기보다는 감각적이며, 귀를 즐겁게 하기보다는 현란한 춤으로 사람들을 빠져들게 하는 것이 아이돌 그룹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SBS 출신 서혜진 PD가 종합편성채널 TV 조선에 이직해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TV 조선에선 마음껏 발휘하게 됩니다. 그것이 트로트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TV 조선의 히트작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입니다.
서혜진 PD는 이후 방송국을 물러난 뒤 개인 자회사를 세웠습니다. 그는 MBN 방송국과 손을 잡고 ‘불타는 트롯맨’이라는 경연 프로그램으로 또 한 번 대한민국 가요계에 트로트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치고, 또 수준급의 가수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때로는 솔로로, 때로는 듀엣으로, 때로는 팀워크를 이뤄 같이 부르는 트로트의 맛은 또 한 번 대한민국을 트로트 열풍에 빠지게 했습니다. 이때 혜성같이 등장한 인물이 울산 출신 가수 황영웅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황영웅은 ‘불타는 트롯맨’의 마지막 결승전에는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황영웅이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 것은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이 황영웅은 20대에 나를 폭행했다는 고발 사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찻잔 속에 태풍처럼 미미했지만 각 언론사마다 이 사건을 대서특필로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MBC는 황영웅 가수가 친구를 폭행하고 제대로 사과 조치하지 않고 경연 프로그램에 나왔다 했고, 학폭 주장까지 퍼트리고 있습니다. 20대에 황영웅이 친구들과 울산 남구의 모 술집에서 친구의 생일잔치를 겸해서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술을 더 마시자” “술을 더 마시지 않겠다” 하는 실랑이를 벌이다 황영웅이 친구 한 명과 다투게 되었고, 친구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황영웅이 제대로 사과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억울한 마음을 토로한 것이었습니다. 분한 마음을 품은 친구가 이 사건을 경찰에 고발하게 되자 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고, 검찰에서는 50만원 벌금형을 내렸고, 합의금 300만원을 주고 합의하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그 사건은 그렇게 덮이는 듯 보였으나 친구가 이번에 그 사건에 대해서 다시 제보하면서 불타는 트롯맨의 결승 진출이 확실해 보였던 황영웅은 결국 자진 하차했습니다. 황영웅의 여자친구라 주장하는 사람의 데이트 폭력 고발과 학교폭력 사건까지 의혹을 더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번지고 있습니다. 황영웅은 가수로서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하느냐 아니면 가수 생활을 끝내야 하느냐 하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앞서 50만원의 벌금형 말고는 대부분 의혹 수준이며 확실한 증거가 밝혀진 게 없습니다. 이런 사태를 지켜보면서 필자는 ‘황영웅 가수 한 사람이 받아야 할 십자가로는 너무 가혹한 형벌이 아닌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황영웅 가수는 울산의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여러곳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할 만큼 나름대로 직장생활을 해나가면서 가수의 꿈을 버리지는 못하고 있었고, 작은 경연 프로그램에도 많이 진출한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황영웅은 울산 남구 선암 가요제에도 나왔고, 2021년 울산옹기축제 글로벌 옹기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2021년 울산 고복수 가요제에서도 대상을 받을 만큼 실력을 발휘했고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우보만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황소의 우직한 한걸음 한걸음처럼 가수 황영웅의 노래를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 우보만리의 열정으로 오늘에 이른 황영웅은 치기어린 시절의 잘못된 행보와는 달리 노래를 부르면서 자신 스스로 정서적 안정을 누리게 되었고, 노래를 부르면서 치유된 그 심정을 절절하게 풀어내어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가수가 되었습니다. 또 새로 출발한 소속사를 통해 "옛날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 구하며 친구들과 화해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한 번쯤 크든 작든 죄짓지 않고 살아갈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황영웅과 친구가 잘 화해하고, 새로운 앞날을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차제 가수 황영웅이 일생에 걸쳐 이루고자 하는 가수의 꿈을 펼칠 수 있기를 간절히 희구합니다.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