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 만든 절임은 훗날 고춧가루가 우리 땅에 유입되고 나서 깍두기로 진화했다.
깍두기의 원래 이름 중 하나가 '각독기(刻毒氣)'인데, 풀이하면 무가 독을 없앤다는 뜻이다.
무가 이처럼 건강에도 이롭고 구하기 쉬웠던 음식인지라, 깍두기는 서민들의 소박한 밥상 위에 단골 반찬이 됐다.
이후 치아가 약한 어르신들을 위해 삶은 무로 만드는 숙깍두기까지 만들어졌다.
깎두기는 젓무·홍저(紅葅)라고도 하며, 궁중에서는 송송이라 하였다.
홍선표(洪善杓)는 깍두기의 유래를 “정조 때에 왕의 딸인 홍현주(洪顯周)의 부인이 처음으로 만들어 왕에게 바쳤다.
당시의 이름은 각독기(刻毒氣)라 하였는데, 공주로 낙향한 정승의 한 사람이 깍두기를 민간에 퍼뜨렸기에 공주깍두기라는 이름이 나왔다.”라고 ≪조선요리학(朝鮮料理學)≫에서 설명하고 있다.
영조·정조시대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춘향전>의 “어사또 상을 보니 어찌 아니 통분하랴. 떨어진 개상판에 콩나물 깍대기 막걸리 한사발 놓았구나.”라는 구절에도 깍두기가 등장하고 있다. 조선시대 조리서 중에서 깍두기의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는 것은 1800년대 말경의 것으로 추측되는 ≪시의전서(是議全書)≫에서부터이다.
이 책에는 젓무라는 명칭으로 나와 있다. 1913년에 발행된 ≪요리제법(料理製法)≫에는 깍두기·오이깍두기·굴깍두기·숙깍두기·닭깍두기 등 다양한 종류의 조리법이 적혀 있다.
깍두기를 만드는 방법은 무를 너비 2.5㎝, 두께 1.5㎝ 정도의 입방체로 썰어 소금에 절인 다음 고춧가루와 버무려 빨갛게 물들이고, 파·마늘·생강과 새우젓 다진 것을 넣고 고르게 버무려 담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