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경우에 대부분의 신살(망신살, 겁살, 천살, 각종 귀인 등)은 사주풀이에 고려하지 않는다. 어차피 이것들은 십간 십이지의 음양오행이나 합충에서 나온 것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음양오행과 합충을 풀면 신살까지도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그러나 아래의 3개는 보이는 즉시 언급한다. 왜냐하면 그 영향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1. 양인살
목, 화, 금, 수 일간이 지지에 겁재를 본 경우나 음일간이 지지에 진술축미를 본 경우 양인살이 성립한다. 어떤 설명에서는 큰 칼을 허리춤에 차고 태어난 격이라고도 하고, 어떤 설명에서는 그냥 겁재이므로 고집이 세다고 하기도 하나 양인살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일간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세력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니 혈혈단신이여도 백만대군을 거느린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양인살이다. 아기 고양이가 티라노 사우루스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양인살은 당연히 어떤 상황에서든 지는 것을 싫어하고 당당하다. 부러질 지언정 휘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만약 양인살이 자기 고집을 꺾는 상황이 온다면 정말로 끝까지 갔기에 더 이상 어떠한 희망도 가능성도 없을 때 그렇게 된다. 양인살이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말할 때는 진짜 심각한 상황이라는 소리다.
2. 괴강살/백호살
괴강, 백호는 술토와 진토에서 나온다. 아래 <천라지망>쪽에서도 설명했듯이 음양의 입묘지가 되는 술토와 진토는 그 거대한 힘을 갈무리 하여 압력탱크와 같은 상태인데 만약에 어떤 계기로 그 압력탱크가 폭발한다면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지니게 된다. 그 때 만큼은 양인살보다도 더욱 파괴적이다.
괴강/백호는 그러므로 그 무엇을 한 번 결심하기가 힘들지 어떤 것을 결심하고 나면 폭발적인 힘으로 밀어붙여 성공시키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괴강/백호를 긍정적으로 썼을 때에는 만인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그 힘이 부정적으로 쓰였을 때에는 감당하기 힘든 사건사고도 낼 수가 있다.
만약 여명이 경술일주라고 한다면 일지에 괴강을 놓았다. 이 여자는 괴강이 잠잠할 때에는 술토가 인성이므로 예의바르고 교양이 있겠으나 괴강이 폭발할 때에는 남편을 아주 가루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한 번 열받아서 폭발하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 말린다.
3. 천을귀인
천을귀인은 음양의 조화가 아름다운 간지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계사일주는 순수한 음을 뜻하는 계수가 양의 세계(육효로 6양)의 정점인 사화를 만난 것이 계사일주다. 그래서 아름답다.
귀인 중에서 천을귀인을 최고로 치는 것은 원래 사주명리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음양의 조화를 뜻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음양이 적절하게 배합된 간지는 명리학적으로 가치가 높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좋은 것이 어떻게 발현되는가. 천을귀인을 갖고 있는 명은 무리수를 안 둔다는 데 있다. 천을귀인은 귀족의 명을 타고난 것이다. 귀족이 무엇인가에 집착하고 전전긍긍하고 악착같은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천상에서 노니는 도령, 신선들처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삶의 여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천을귀인이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