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응의 글쓰기 4기 수강생이자 춘처너(Chuncheoner) 지온입니다. 어제 서울 CGV명동씨네라이브러리에 가서 혼밥도 혼술도 아닌 혼영(혼자영화보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춘천에서는 보고 싶던 영화들이 금새 내려갔거나 아예 개봉을 안 해서 날 잡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운 좋게도 보고 싶던 영화들이 한 극장에 걸려있더라구요. 1시 25분 영화를 시작으로 8시 55분까지 봤으니 자칭 제1회 '혼영데이'로 명명합니다:3
'캐롤', '프란치스코', '대니쉬걸' 을 봤어요! 감동 순위는 프란치스코-캐롤-대니쉬걸 이었답니다. 특히 예매취소하고 시내 구경 좀 할까 싶었던 '프란치스코'는 보길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종교가 없는 저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를 뉴스를 통해 들을 때면 '진정한 교황이다!'라는 생각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영화를 보고 나니, 좀처럼 쓸 일이 없는(아마 평생 써 본 적이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숭배'라는 단어를 떠올릴만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뭉클했습니다. 물론 영화는 영화니까 영화적 요소가 들어갔을테죠. 그렇다고 해도 현존하는 '성인'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달콤하지 못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데요, 영화에서 위로도 받고, 그래도 살아봐야겠구나하는 용기도 얻었어요. (스포의 소지가 있어 어떤 부분이 감동적이었는지는 말 안할래요ㅎㅎ 여러분들도 직접 보셨으면 좋겠어요~)
'캐롤'은 제가 무지한 건지 무식한 건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느낌입니다... 전반적인 주제의식은 알겠고, 몇몇 장면 크게 공감하면서도 뭔가 영화가 말하는 이야기를 살뜰히 알아듣지 못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오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의 영화화란 이런 것인가 싶습니다. 456페이지 중 이제 69페이지 읽고 있으니 마지막 장까지 읽어봐야 알겠지만, 소설의 시작을 장식하는 테레즈의 이미지가 영화에서 느낀 이미지와는 많이 다릅니다. '캐롤'을 인상깊게 보신 분이라면 소설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저는 소설을 완주하고 영화를 다시 한 번 보려고 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캐롤의 마력에 흠뻑 빠져서, 나는 과연 저 나이쯤에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며 역시 그게 궁금해서라도 살아봐야겠어, 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케이트 블란쳇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영화처럼 느껴질만큼 그녀에게 취해버렸어요~~
'대니쉬걸'은 솔직히 기대 이하였습니다ㅜㅜ 앞선 두 영화에 비하면 진한 할리우드 영화의 냄새가 난달까요... 예고편에서 봤던 것들이 전부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었다면 '뭐야?;;;'라는 반응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대서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두 남녀 주인공의 연기가 훌륭했고, 특히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는 감탄스러웠지만 영화 자체는 어딘가 실망스러웠습니다. 저런 소스를 가지고 왜 이 정도의 느낌밖에 주지 못할까 싶었습니다. 혹시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이 영화고 저 영화고 자꾸 뜬금없이 눈물이 나서 혼났지만, '혼영데이'를 보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좋은 영화는 좋은 글만큼이나 삶에의 의지를 주네요^^
첫댓글 춘처너보다는 춘처니안이 부르기 편할듯 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언젠가 감응의 글쓰기 몇 기였던 초코칩이라고 합니다. 글로는 첨 뵙는데 제 생각을 글로 읽는 듯 했어요. 저도 이 영화고 저 영화고 눈물이 나곤 하는데 너무 뜬금이 없다 보니 울다가 웃게 되더라고요. <캐롤> 소설이 원작이었다니요. 막연하게 뭔가 아쉬웠던 점의 정체를 밝힐 수도 있겠어요. 제목이 왜 캐롤일까부터 궁금했어요.
어머 정말요?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이 계시다니~~ <캐롤>에 대해서도 생각이 비슷하시고! 초코칩님 말 듣고 보니 딱 그 표현이 적절하네요~! '막연하게 뭔가 아쉬움'. 만나서 반갑습니다^^
영화제를 했네요. 세 편이나 ^^ <프란치스코> 궁금해짐요. <캐롤>은 내겐 상반기 베스트3에 들 것 같은 감동을 주었다오. 나중에 아쉬움을 이야기해보아요. ㅋ
혼자보는 영화는 오랜만이었는데 혼영데이 괜찮은 거 같아요ㅋㅋ <프란치스코> 강추합니다! <캐롤>은 열심히 책으로 읽고 있습니다!
혹시, 내가 아는 달향일까요?
넵, 맞습니다, 루아나샘!!! *^^*
@지온(祉溫) 이름 이쁘다. 지온.
@루아나 헤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