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80권
대보적경 제80권
수(隋) 삼장 법사 사나굴다(闍那崛多) 한역
송성수 번역
18. 호국보살회(護國菩薩會)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 대중 1,250인과 함께 계셨다.
보살마하살 5천 인도 함께 있었으니, 모두가 다 걸림 없는 변재(辯才)를 얻었고 큰 인욕을 성취하여 악마를 항복받았으며, 부처님의 지혜에 가까운 일생보처(一生補處)로서 모두가 다라니(陀羅尼)와 끝없는 변재와 힘[力]과 두려움 없음[無所畏]과 자재한 신통을 얻었고 나아가 온갖 공덕을 모두 다 구족하였다.
그의 이름은 보현(普賢) 보살․보안(普眼) 보살․보명(普明) 보살․보광(普光) 보살․원광(圓光) 보살․상의(上意) 보살․무변의(無邊意) 보살․광의(廣意) 보살․무진의(無盡意) 보살․지지(持地) 보살․지세(持世) 보살․익의(益意) 보살․주수(呪手) 보살․문수사리(文殊師利) 등, 60의 불가사의한 보살과 현호(賢護) 등 16의 보살 등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 5천 인과 함께 계셨다.
또 사바(娑婆)세계의 주인 범천왕(梵天王)과 그리고 석제환인(釋提桓因)과 호세사왕(護世四王)과 공덕(功德) 천자와 정의(正意) 천자와 모든 천왕(天王)과 모든 용왕(龍王)과 모든 긴나라왕(緊那羅王)과 모든 건달바왕(乾達婆王)과 모든 야차왕(夜叉王)과 모든 아수라왕(阿修羅王)과 모든 가루라왕(迦樓羅王) 등이 저마다 모두 백천의 권속들과 함께 다 여기로 와 모여 있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공덕의 광[藏]인 보배 사자좌(師子座)에 앉아 계셨는데, 대중 가운데 색상의 뛰어남이 마치 수미산과 같았고 두루 세간을 비춤은 마치 일천자(日天子)와 같았으며, 세계를 밝게 나타냄은 마치 월천자(月天子)와 같았고 그 덕의 고요함은 마치 범천왕과 같았으며, 위덕을 쳐다보기도 어려움은 마치 하늘 제석(帝釋)과 같았고, 7보리분(菩提分)을 모두 다 구족함은 마치 전륜왕과 같았으며, 모양이 없고[無相] 공(空)하고 원이 없는[無願] 법을 연설하시면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음은 마치 사자왕과 같았고 몸에 빛이 환히 빛남은 마치 큰 불 무더기와 같았다.
또 놓으신 광명은 마치 모든 하늘에서 가장 수승하고 위없는 마니보주(摩尼寶珠)가 두루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비추는 것과 같았고, 큰 범음(梵音)으로써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기쁨을 얻게 하였으며, 온갖 법에 대하여 그의 깊은 이치를 알아 대중 가운데서 설법을 하시니, 처음도 중간도 마지막도 좋았고 그 이치는 미묘하였으며 뒤섞임이 없는 청정한 범행(梵行)을 완전히 갖추셨다.
그때에 대중 가운데에 희왕(喜王)이라는 한 보살마하살이 있었는데, 대중 가운데에 앉아 있으면서 여래께서 사자좌에 앉아 놓은 큰 광명이 마치 백천 개의 해가 온갖 것을 두루 비추어 천상과 인간의 광명을 가려버려서 나타나지 않게 함과 같음을 보고서 펄쩍펄쩍 뛰며 기쁨이 몸과 마음에 두루 차서 어쩔 줄 몰랐으므로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세존께서 이 대중을 덮고 가리시니
하늘과 용과 아수라와 건달바며
보살과 성문 등의 위덕이 없어졌고
온갖 것을 두루 비추니 마치 금산(金山)과 같나이다.
마치 수미산의 모든 하늘이 함께
큰 바다에 있듯이 부처님도 그러하여
세존께서는 자비의 바다에 머물면서
백천 가지의 큰 광명을 놓으시나이다.
범행에 머무름은 마치 범왕(梵王)과 같으시고
광명의 위덕은 하늘들보다 뛰어나시며
선정과 해탈에 편히 머물러
세간을 비추심은 어느 중생보다 수승하나이다.
마치 제석이 하늘들 가운데 있을 때에
색상과 광명이 가장 뛰어나듯이
부처님께서 세간보다 뛰어남도 역시 그러하여
모든 상호․장엄․공덕 등을 갖추셨나이다.
마치 전륜왕이 4역(域)을 맡아
세간을 비추면서 설법할 적에
모든 중생을 성인의 도에 들게 하듯이
세존께서는 자비스런 뜻을 나타내시옵니다.
그 광명이 불[火]과 마니주(摩尼珠)를 가림은
마치 가을의 해가 허공에 떠있는 것 같으며
부처님은 천 개의 해보다 더 뛰어나신데
부처님 해가 세간을 두루 비추나이다.
마치 어두운 밤에 가을의 둥근 달처럼
부처님의 광명의 청정함도 역시 그러하며
얼굴 모습의 원만함도 마치 달과 같아서
온갖 천상과 인간의 광명을 가리웁니다.
마치 밤에 산꼭대기의 불무더기가
청정하게 끝없는 경계를 환히 드러내고
온갖 어두움을 없애 주듯이
세존께서는 지혜의 광명으로 두루 비추시나이다.
부처님의 음성이 산골짜기에 두루 차서
외도를 조복함은 마치 사자와 같으며
나 없음[無我]과 공과 원 없음[無願]을 연설하시어
모든 외도들을 모두 두렵게 하시나이다.
거룩한 광명은 마치 마니주의 왕이
온갖 마니주의 광명을 압도함과 같으며
여래께서 지닌 몸의 황금빛은
세간을 비추는 어느 광명보다 뛰어나시나이다.
여래께서는 세간에서 같을 이가 없거늘
하물며 세존보다 뛰어난 이 있겠나이까?
복과 지혜와 정진과 방편 등이며
온갖 공덕도 더 뛰어난 이 없나이다.
세간을 구호하는 대장부시여
제가 이제 공덕의 바다를 보았을 때
저에게 기쁨과 존경심을 내게 하셨으니
그러므로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리나이다.
저는 이미 수승한 조어사(調御師)와
공덕이 원만한 세간의 등불을 찬탄했나니
제가 지금 지닌 모든 공덕으로
중생들이 보리를 증득하게 하겠나이다.
그때에 희왕보살마하살은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나서 열 손가락을 합치고는 부처님 몸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자세히 살펴보면서 법계(法界)가 심히 깊어서 이해하기 어렵고 행하기 어렵고 들어가기 어려운 것과, 생각할 수도 없고 알기도 어려운
고요하고 미세한 법과 생각하거나 헤아릴 수도 없는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관찰하였고, 마음속으로 법계를 두루 관찰하였으며, 여래의 지혜와 세존의 경계는 비교하여 동등하게 견줄 이 없음[無等等]을 관찰하였다.
이렇게 관찰하고 나자 여래의 지혜의 불가사의한 경계의 방편과 행(行) 안에 들어갔으므로 모든 부처님․세존과 동일한 법 성품[法性]이어서 조금도 다름이 없었으며, 모든 부처님․세존을 생각하고 관찰하면서 염착(染著)함이 없음은 마치 허공과도 같았다.
이렇게 관찰할 때에 실지로 증득한 진여[實證眞如]의 체성(體性)에 들어가자, 온갖 모든 법의 성품도 모두 그와 같았다. 이와 같은 믿음을 내자 모든 부처님․여래의 걸림이 없는 해탈의 문(門)을 좋아하고 상(常)․락(樂)․아(我)․정(淨)을 알며, 부처님의 몸을 알면서 생각하기를 ‘여래의 몸은 온갖 세계에 두루하여 중생들의 앞에 나타나 계시는데 그 모든 부처님의 공덕은 한량없는 겁 동안 말한다 하여도 다할 수 없겠구나’라고 하였다. 희왕보살은 이렇게 생각한 뒤에 잠자코 서서 법계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때에 호국(護國)이라는 한 혜명(慧命)보살 비구가 사바제성(舍婆提城)에서 석 달 동안의 하안거(夏安居)를 마친 뒤에 옷과 발우를 가지고 여러 법랍 연수가 적은 초학(初學) 비구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가 왕사성의 기사굴산으로 오게 되었다.
그때에 혜명 호국보살은 세존의 앞에 이르러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오른편으로 세 바퀴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가장 수승하게 광명을 놓은 이께 경례하옵고
뜻이 허공과 같은 이께 경례하오며
남의 의심을 잘 결단한 이께 경례하옵고
삼계를 뛰어넘으신 높은 이께 경례하나이다.
시방의 무수한 세계 안에서
여래의 공덕을 칭찬하는 일을 들으면
그 나라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기뻐하며 와서 부처님께 공양하나이다.
보살이 법답게 공양한 뒤에는
한마음으로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며
법을 듣고 기뻐하며 본토로 돌아가
여래의 모든 공덕을 찬탄하나이다.
여래는 행을 쌓아 중생을 위하고
한량없고 그지없는 겁을 지나면서
다른 이를 위하여 보리를 구할 때
그 마음은 처음부터 고달파함이 없나이다.
세존께서는 보시하고 계율이 견고하며
인욕과 정진으로 모든 선(禪)에 노닐고
지혜와 방편이 모두 구족하나니
그러므로 대성존(大聖尊)께 머리 조아리옵니다.
여래는 4여의족(如意足)과 모든 근(根)과
모든 힘[力]과 모든 해탈(解脫)을 두루 갖추고
또 중생의 마음[心]과 뜻[意]과 의식[識]을 아나니
그러므로 큰 지혜의 바다[大智海]에 머리 조아리옵니다.
중생들의 마음속의 생각을 알고
몸과 입으로 지은 선악의 업을 알며
또한 해탈시키는 방편도 아시나니
세존께서는 아신 뒤에 설법하시옵니다.
탐내고 성내며 어리석어 미혹한 중생은
세 가지의 악도(惡道)에 들어가게 되므로
여래께서는 아시고서 끊어 없애게 하여
그 중생을 착한 갈래[善趣]에 나게 하나이다.
과거의 모든 세존이
하늘․사람․악마․범천의 공경을 받았음과
미래에 공덕이 구족할 이도
세존께서는 모두 다 환히 아시옵니다.
모든 부처님의 정토(淨土)에 태어날 곳과
보살․성문 그리고 연각이며
하늘․사람의 권속과 종성(種姓)이며
수명의 길고 짧음도 모두 아시나이다.
멸도 하신 이후에 정법(正法)의 머무름과
사리(舍利)에 공양하고 탑을 일으키며
법장(法藏)을 받는 사람 등의 여러 가지를
조어장부(調御丈夫)께서는 모두 다 아시나이다.
10력(力)과 지혜가 걸림이 없어
3세의 일을 모두 환히 통달하며
온갖 법의 지혜 안에 드시기 때문에
저는 큰 지혜 바다에 머리 조아리옵니다.
부처님께서는 같이 견줄 만한 동등한 이 없거늘 하물며
모든 상호로 장엄한 여래의 몸보다 뛰어난 이 있으리까?
마치 별들이 허공에 있는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저는 수승한 장부께 예배하나이다.
여래의 묘한 빛깔은 같은 이 없어
이 대회(大會)의 하늘 사람의 광명을 압도하며
제석․범왕의 위덕도 부처님 곁에 있자
모두가 숨어버려 나타나지 않나이다.
몸은 마치 금산(金山)같아 때가 낌이 없고
감색(紺色) 모발은 부드러우면서 오른편으로 말렸으며
부처님 정수리는 드러나서 마치 수미산의
한량없는 공덕 지닌 광명 더미 같나이다.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毫相)에서는 큰 광명을 놓아
한량없고 그지없고 무수하며
부처님 눈은 길고 넓어서 푸른 연꽃 같은데
큰 자비로써 중생을 보시나이다.
마치 가을의 보름달이 허공에 떠 있듯이
여래의 얼굴도 역시 그러하여
중생이 보면서 싫증냄이 없나니
그러므로 저는 얼굴 중에서도 왕인 분께 예배하나이다.
마치 사자와 거위와 공작과 같고
의젓한 걸음걸이는 코끼리 왕과도 같으며
오가실 때 대지(大地)를 진동시키나니
10력(力)의 큰 고행하신 분께 예배하나이다.
손가락은 미끈하여 사랑스럽지 않음이 없고
망만(網縵)은 산호(珊瑚)와 적동(赤銅)의 빛깔이며
팔은 길어서 설 때에 무릎을 지나나니
여래의 금빛 몸에 경례하나이다.
발바닥의 윤상(輪相)은 그물처럼 갖추어져
다닐 때 발자국은 채화(彩畵)와 같나니
만일 세존께 머리 조아린 이면
부처님 광명을 받으면서 천상에 가 날 것입니다.
법왕께선 일곱 가지 재보를 구족하시어
항상 법 보시로써 마음을 조복하여
중생을 교화하되 법으로써 행하나니
저는 이제 법왕께 머리 조아리옵니다.
자비는 갑옷이요, 생각[念]은 칼이며
지계(持戒)는 활이요, 지혜는 화살이니
이로써 번뇌의 원수와 나고 죽는 애욕의
자라나는 종자를 깨뜨리나이다.
자신도 제도하고 다른 많은 중생 제도하여
모든 속박에서 해탈시키며
두려움 없고 안온한 길을 보이면서
그들을 상락(常樂)의 도에 이를 수 있게 하나이다.
이 법[乘]을 행하면 생사를 끊고
사랑한 이들과 이별하는 고통도 없으며
미묘하고 함이 없는[無爲] 곳에 이를 수 있도록
중생을 위하여 자비심으로 설법하시나이다.
가장 수승하신 세존을 찬탄하고
온갖 법 중에서 자재한 이를 찬탄하나니
이 찬탄하는 뛰어난 선근(善根)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보리를 증득하게 하여지이다.
그때에 호국보살은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나서 열 손가락을 합쳐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음에 의심이 있으므로 여래께 묻고자 하오니, 원컨대 허락하여 주소서.”
그때에 부처님께서 호국보살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대로 물어라. 나는 너에게 분별하고 해설하여 너의 의심을 끊어주며 너를 기쁘게 할 것이니라.”
그때에 호국은 허락하여 주시자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마하살은 어떤 일을 수행하여 일체법에서 공덕을 더욱 자라게 하고, 구경처(究竟處)에 이르러서 자재하게 되며, 빠른 지혜를 얻고 결정된 지혜를 얻어서 법을 명료하게 알아 일체 지혜에 들어가 중생들을 교화하고 의심을 결단하여 주며, 모든 지혜를 알면서 교묘한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고 말한 대로 행하면서 항상 진실을 연설하며 염불삼매(念佛三昧)를 얻고 온갖 깊은 이치를 잘 물으며, 들은 뒤에는 잘 지니면서 속히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증득하게 되나이까?”
그때에 호국보살은 거듭 이 뜻을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보살행을 하면서 항상 결정하여 행하리니
진실한 결정은 어디서 생기는 것인지
지혜의 큰 바다로 분별하는 곳을
수승한 장부께서는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 몸은 미묘하여 마치 순금과 같고
인간․천상 가운데서 수승하고 큰 복무더기이시며
저희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큰 귀의처이시니
그 청정한 행을 말씀하여 주소서.
어떻게 하면 그지없는 이익을 얻고
각(覺)․도(道)․총지(總持)의 감로가 생기며
어떻게 하면 청정한 지혜의 바다로
중생의 모든 의혹을 끊어주겠습니까?
한량없는 억 겁 동안 생사(生死)에 있으면서
고달파하거나 후회하는 마음이 없고
중생들의 절박한 고통을 보면서
항상 중생들의 이익을 짓게 되는 것입니까?
청정한 세계의 부처님의 권속과
가장 수승한 국토와 수명이며
뭇 일과 미묘한 곳 등
청정한 보리의 행을 말씀하여 주소서.
여러 악마를 항복받고 삿된 소견 깨뜨리며
애욕의 바다를 말리고 해탈을 얻으며
법의 행이 상속하면서 끊어짐이 없게 될
위없는 가장 훌륭한 일을 말씀하여 주소서.
빛깔[色]과 힘[力]과 재보(財寶)와 네 가지 변재와
가엾이 여기는 부드러운 말로 대중을 기쁘게 하며
자비의 구름과 비로 일체를 적셔주는
그 부처님의 경계를 말씀하여 주소서.
가릉빈가 소리와 크고 맑은 우레 소리 내셔서
삿된 소견을 깨뜨려 주소서.
이 대중들은 우러르며 법을 위해 왔사오니
해탈하는 감로의 물을 베푸소서.
저는 이제 미묘한 도를 이루고자 하오며
법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청하지 않았을 겁니다.
법을 들을 때가 왔기에 공경하고 고대하오니
저를 위해 큰 법보(法寶)를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이시여, 저는 보리 성취하길 원하옵나니
여래께서는 저의 뜻을 깊이 아실 것입니다.
괴롭히려고 부처님께 여쭘이 아니오니
거룩하나이다. 가장 수승한 행을 말씀하여 주소서.
그때에 부처님께서 호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구나, 호국아, 너는 지금 그러한 이치를 잘 물었도다. 많은 사람을 이익되게 하고 천상과 인간을 안락하게 하며, 또한 미래의 세상에도 크게 이롭게 할 것이요 모든 보살들을 거두게 되리니, 자세히 듣고 진실로 받아라. 너를 위하여 말할 것이니라.”
호국이 아뢰었다.
“거룩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호국아, 보살에게 네 가지의 법이 있으면 위와 같은 청정한 일을 이룰 수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진실한 마음을 지니면서 아첨하거나 굽은 마음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모든 중생에게 평등을 행하는 것이며, 셋째는 마음과 생각으로 공을 행하는 것이요, 넷째는 말한 대로 행하는 것이니라.
호국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네 가지로 보살의 청정한 법을 얻을 수 있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마음에 아첨이 없고
항상 보리의 도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거칠고 높은 체하는 뜻이 없으면
그것을 곧 끝없는 지혜[無邊智]라 하느니라.
구호할 이 없는 중생들을 보거나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에 핍박받음을 보면
발심하여 존재[有]의 바다에서 건네 주려 하며
모두를 위하여 법의 배[船]가 되어 주느니라.
조복하여 중생을 평등하게 여기고
모든 중생을 외아들처럼 보며
모두 구제하여 해탈하게 할지니
가장 수승한 장부면 이런 마음 내느니라.
가고 서고 앉고 누울 적에 공한 문[空門]을 생각하되
수명과 나라는 생각도 모두 다 없으며
온갖 세간은 도무지 허깨비와 같건만
중생이 어리석어서 미혹되어 있다고 할 것이니라.
큰 지혜 지닌 보살이 하는 말은
그에 의지하여 행하고 어김이 없을 지니
조복하고 고요하여 모든 허물 여의면서
보리 구하는 이를 바로 불자(佛子)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뒤에 호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에게는 다시 두려움이 없는 법[無畏法]에 네 가지가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이른바 다라니(陀羅尼)를 얻는 것이요, 둘째는 선지식을 만나는 것이며, 셋째는 깊이 법인(法忍)을 얻는 것이요, 넷째는 계행이 청정한 것이니, 이것을 보살의 네 가지 두려움 없는 법이라 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큰 명칭(名稱)이 있음은
총지(總持)를 얻게 되기 때문이니
가장 미묘한 법으로써
여래께서 펴신 말씀을 받아 지니는 것이니라.
항상 잃어버림이 없으면
지혜를 더욱 자라게 하나니
그들의 지혜는 장애가 없고
온갖 법에서 뛰어나느니라.
항상 선지식을 만나면
조도법(助道法)을 더하게 하고
언제나 보리에 대하여
모든 부처님께서 행하신 것을 말씀하게 되며
나쁜 벗[惡道識]은 마치 불과 같나니
탈 것이 두렵기에 멀리 여의느니라.
만일 공한 모양의 법을 들으면
용맹스럽게 그 마음을 견고히 하여
보살은 나[我]와 사람[人]과
모든 소견 등을 여의느니라.
계율을 지니되 허물어뜨림이 없고
그 마음은 조복되어 고요하며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계에 머무르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뒤에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은 뭇 행이 원만하면 필경처(畢竟處)에 도달하며 네 가지의 공덕이 있어서 마음을 기쁘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보살이 부처님을 뵈면서 기쁨을 내는 것이요, 둘째는 바른 법을 들으면서 기쁨을 내는 것이며, 셋째는 온갖 것을 버리면서 기쁨을 내는 것이요, 넷째는 법인(法忍)을 따르면서 기쁨을 내는 것이니, 이것이 기쁨을 내는 네 가지의 법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살고 있는 곳에서
항상 거룩한 빛이 온갖 곳에 두루하고
세간을 밝게 비추시는
가장 수승한 사람을 뵈리니
뵌 뒤로는 마음으로 공경하면서
마치 하늘들이 제석을 받들 듯 할 것이니라.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보리를 구할 때에
부처님으로부터 바른 법을 들으면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기뻐하느니라.
한마음으로 믿고 공경한 뒤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를 것이니라.
수순하는 법을 듣고는
법인을 얻으면서 마음에 의혹이 없고
모든 법에는 중생이 없고
나라는 생각 또한 그러하나니
항상 이렇게 관찰한 뒤에는
모양[相]을 버리면서 기쁨을 내느니라.
이미 나라는 모양을 취하지 않은지라
구걸하는 이를 보면 마음이 뛰놀며
성(城)과 읍(邑)과 큰 땅과
아내와 아들과 수명 등의
모든 것을 보시할 때에
그 마음은 처음부터 뉘우침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뒤에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말하기를 ‘마땅히 버려야 할 네 가지 법이 있다’고 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보살은 집에서 사는 일을 버리는 것이요, 둘째는 이미 출가하고 나면 이익을 탐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단월(檀越)을 여의는 것이요, 넷째는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이니라. 이것이 마땅히 버려야 할 네 가지의 법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집에 사는 허물을 보고
집을 버리고 출가할 것이며
산과 숲 등의 사람이 없는
고요한 곳에 머물 것이니라.
남자와 여인과 권속과
그리고 대중을 멀리 여의며
짝 없이 혼자 머물러 있음은
마치 무소의 외뿔과 같으니라.
오로지 뜻은 청정한 도만을 구하고
얻고 잃음에 근심이 없으며
욕심을 적게 하고 만족할 줄 알며
아첨도 교만도 여의느니라.
정진하면서 중생을 위하고
보시하면서 마음을 조복하여
애써 행하면서 선정(禪定)을 닦고
한마음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느니라.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사랑하는 권속을 멀리 여의며
견고한 마음으로 보리를 구하되
그 뜻은 마치 금강(金剛)같을 것이니라.
만일 사람이 와서 몸을 베고 잘라도
성내거나 원한을 품지 않으며
용맹스런 마음이 더욱 자라면서
온갖 지혜를 구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뒤에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후회함 없는[無悔] 법에 네 가지가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금계(禁戒)를 깨뜨리지 않음에 후회함이 없는 법이요, 둘째는 아란야처(阿蘭若處)에 머무름에 후회함이 없는 법이며, 셋째는 4성종(聖種)을 행함에 후회함이 없는 법이요, 넷째는 법을 많이 들어 앎[多聞]에 후회함이 없는 법이니라. 이것이 후회함이 없는 네 가지의 법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계율을 지니면서 청정하여 때 없음은
마치 마니주(摩尼珠)와 같으며
잘난 체하는 마음을 내면서
나는 계율을 잘 지닌다고 말하지 않느니라.
다시 이 계선(戒善)으로써
점차로 많은 이들에게 가르쳐 주나니
항상 이와 같은 희망을 품으면
부처님의 계율을 성취하느니라.
그들은 비어 있고 조용하며
청정한 아란야처에 머물면서
또한 나라는 생각도 내지 않고
그리고 목숨을 받았다는 생각도 내지 않느니라.
남자․여자를 자세히 살피면서
마치 풀과 나무 같다 여기며
남자와 여자라는 생각도 내지 않고
나라는 생각도 내지 않느니라.
그는 4성종(聖種)에 머물러
게으르거나 아첨함도 없으며
지극한 마음으로 항상 수행하면서
방일함을 멀리 여의느니라.
견문이 많은 공덕을 구하면서
부지런히 항상 닦아 익히되
일체지(一切智)를 이루기를 원하는 것이
가장 으뜸가는 공덕이니라.
중생은 견고한 감옥에 있으므로
구호하여 줄 이도 없고
나고 죽음에 바퀴 돌 듯하면서
재물을 구하며 살아가고 있나니
나는 마땅히 법의 배[法船]를 구하여
그들의 생사(生死)를 제도해야 하며
번뇌 바다에 있는 중생들을
저 언덕에 이르게 해야 하느니라.
중생들은 귀의(歸依)할 곳도 없고
또한 구호하여 줄 이도 없으며
중생들은 유위(有爲)에 있으므로
그들을 벗어나게 할 이도 없나니
나는 마땅히 길잡이가 되어서
구제하여 해탈하게 해야 하며
그러므로 나는 마음을 일으켜
보리의 도를 구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뒤에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네 가지 조복하는 행이 있나니, 마땅히 행해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좋은 곳에 태어나서 항상 모든 부처님을 만나기를 원하는 것이요, 둘째는 스승과 어른께 공양하면서 보답을 구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사람 없는 고요한 곳을 좋아하면서 이익을 버리는 것이요, 넷째는 걸림 없는 변재[無礙辯]와 두타(頭陀)와 인욕하는 법을 얻는 것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의 조복하는 법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용맹하게 산과 숲을 좋아하고
항상 남으로부터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늘 깊은 지혜와 걸림 없는 변재를 얻고
모든 법의 모양을 잘 통달한다.
항상 모든 스승과 어른께 공양하고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면서 어기지 않으며
태어나는 곳마다 모든 부처님을 만나
공양하고 공경하면서 보리를 구해야 한다.
항상 훌륭한 곳에 나서 이름이 높고 멀며
천상에 나면 하늘들 중에서 가장 높으며
또 보리의 도를 성취하게 되면
중생들이 10선(善)을 행하도록 가르친다.
부처님의 공덕을 항상 기뻐하고
나도 머지 않아서 불도를 이룬다고 생각하며
이미 정각(正覺)을 이루어서 공덕이 원만하면
중생을 생사의 고통에서 해탈시킨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뒤에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보리의 행을 청정하게 하는 네 가지 법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보리를 행할 때에 마음에 성을 내거나 한을 품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권속과 궁전과 재보를 버리고 산과 숲에서 살기를 좋아하며 또한 자기의 공덕을 칭찬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비록 보시를 행한다 하더라도 그의 과보를 구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부지런히 힘쓰면서 법을 좋아하고 스승의 허물을 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보리의 행을 청정하게 하는 네 가지 법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 마음은 청정하여 원한이 없고
또한 남들의 허물도 찾지 않으며
스스로 아첨이나 염착(染著)함도 없으면서
큰 도를 행하며 보리를 구한다.
집에서 사는 것은 고통의 근본이요
나쁜 벗을 친근하면 바른 생각이 없게 됨을 깊이 보고
그 때문에 버리고는 출가하여
산과 숲에서 살면서 보리를 구한다.
한적한 데 노닐면서 고요히 즐기고
권속의 은혜와 사랑을 영원히 끊으며
몸과 수명을 아끼지 않으면서
혼자 걸으며 두려움 없음 사자와 같이 한다.
걸식으로 몸을 지탱하더라도 늘 만족한 줄 앎은
마치 날짐승의 쌓아 모음이 없는 것 같이 하며
천상․인간 안에 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오직 위없는 보리의 도만을 구한다.
짝 없이 스스로 홀로 다니면서
항상 두려워하지 않음은 사자와 같이 하며
모든 번뇌를 두려워함은 들짐승과 같이 하고
만일 이익을 얻으면 마음에 언짢아한다.
중생들이 항상 방일한 것을 보면
자비로 서원하며 못하게 하고
‘나는 중생들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
항상 왕성하게 힘쓰면서 정진해야 한다.’하라.
무릇 하는 말은 항상 정(情)이 흘러 넘치고
미운 이나 고운 이에게 늘 웃음을 띠며
모든 것에 바람처럼 집착하지 않으면서
오직 장부의 행만을 구해야 하리라.
항상 공과 모양 없음[無相]을 행하기 좋아하고
유위(有爲)의 법은 허깨비와 같다고 보며
모든 감관을 조복하고 뜻은 높고 크면서
가거나 서거나 늘 감로법을 좋아한다.
늘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거해 큰 도를 행하고
언제나 마음속을 청정하게 해야 하며
다라니와 그리고 변재를 구하면서
모든 고통을 짊어지고 보리를 구한다.
보살은 항상 이러한 행을 관찰하면서
눈앞에 그 이익이 보이면 기쁨을 내나니
만일 보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악(惡)마다 짓지 않음이 없으리라.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뒤에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의 타락하는 법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다른 이를 공경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은혜를 저버리고 아첨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익과 명예를 많이 구하는 것이요, 넷째는 거짓으로 착한 체하면서 덕(德)을 찬양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의 타락하는 법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는 부모와 스승과 어른에게
항상 교만을 품고 공경하지 않으며
은혜를 저버리고 마음으로 아첨하며
모든 감관이 산란하면서 어리석음이 많거나
항상 쉼 없이 이익을 생각하며
아첨과 거짓으로 정직한 체하며
‘스스로 계율을 지녀 고행하는 이로서
누구도 나만큼 한 이가 없다’고 하거나
추악한 말을 하고 싸움하기 좋아하며
항상 남의 허물을 쉴 새 없이 구하고
그는 항상 사문(沙門)으로서의 행을 여의면서
농사를 짓고 장사를 하거나 하는
미래 세상 속의 이러한 비구들은
공덕과 그리고 계행을 버리고
질투를 품으며 싸우기 때문에
나의 바른 법을 없애고 파괴하느니라.
그는 보리와는 아주 동떨어지고
또한 다시 일곱 가지 거룩한 재물도 멀리 여의며
해탈과 8정도(正道)를 저버린지라
다섯 갈래 세계의 생사 가운데 헤매게 되리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도를 장애[障道]하는 법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게으른 것이요, 둘째는 믿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잘난 체하는 것이요, 넷째는 성을 내는 것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 도를 장애하는 법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게으르고 믿지 않고 암둔(闇鈍)한 마음으로
언제나 잘난 체하면서 성을 내며
인욕하는 비구들이 있는 것을 보면
탑에서나 절에서 내쫓아 보낸다.
만일 이익이라도 얻으면 기뻐하면서
저마다 ‘나는 항상 머무는 이’라 하며
늘 방편을 써서 남의 단점을 찾아
‘어느 사람은 허물이 있으므로 내가 벌로 다스린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법과는 멀고
공덕을 시샘하므로 3도(塗)에 떨어지며
모든 부처님의 미묘한 법을 미워한지라
이 사람은 훨훨 타는 불 속으로 들어간다.
그 사람은 쉴 새 없이 악을 짓고 있어서
반드시 고통 중에서도 고통을 갖추어 받으리니
그러므로 너희들은 보리를 구하면서
후회하며 악도(惡道)에 떨어짐이 없게 하라.
한량없는 억 겁 만에야 부처님께서 출현하시어
중생들을 위하여 이익되게 하는 것이니
너희들은 착한 갈래의 몸을 받았는지라
방일함을 버리고 해탈을 구하여야 한다.
그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모름지기 네 가지의 복가라(福伽羅:補特伽羅)를 버리고 가까이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나쁜 벗을 가까이하지 말 것이요, 둘째는 소견을 고집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 것이며, 셋째는 법을 비방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 것이요, 넷째는 이익을 탐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 것이니라. 이것이 가까이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의 사람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쁜 벗을 능히 버리고
착한 벗을 친근하게 되면
보리의 도가 더욱 자라면서
마치 달이 차츰차츰 둥글게 됨과 같으니라.
소견을 고집하는 사람을 멀리 여의고
그리고 나와 수명(壽命) 등도 버리나니
부처님 도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마치 독(毒) 그릇처럼 버릴 것이다.
부처님의 법과
고요한 감로의 맛을 비방한 이가
만일 보리를 구하고자 하면
마치 똥과 쓰레기처럼 피해야 한다.
이익을 탐하는 이를 멀리 여의고
또한 악행을 하는 사람도 버릴 것이니
마치 불구덩이를 피하는 것처럼
이들을 가까이 하지 않아야 한다.
만일 뭇 악마를 항복받으며
위없는 법륜을 굴리고자 하거나
첫째가는 이익을 구하고자 하면
속히 나쁜 벗을 멀리 여의어야 하리라.
사랑과 미움도 버리고
이익과 명예와 질투도 버리면서
위없는 도를 구하는 이면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닦게 되리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미래의 고통을 받는 네 가지의 법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지혜 있는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질투하는 마음을 품는 것이며, 셋째는 온갖 법에 대하여 믿는 마음이 없는 것이요, 넷째는 청정한 지혜의 법을 항상 의심하고 참음이 없으면서 이익을 구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미래에 고통을 받게 되는 네 가지의 법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모시는 사람은 지혜가 있어서
온갖 천상․인간의 공양을 받을 만한 이인데
도리어 그에게 뽐내면서 교만을 품으면
그 때문에 그는 끝없는 고통을 받게 된다.
청정한 법 안에서 참음이 없고
구한 이익은 다 그릇된 법인데
항상 교만을 품고 높은 체 하면서
지혜 있는 이를 보고도 공경하지 않는다.
부처님 법 안에서 신해(信解)가 없고
성현들에게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런 사람은 항상 3악도(惡道)에 놀며
인간 안에 있어도 어리석음이 많다.
그는 인간에서 목숨을 마치면
큰 지옥에서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되고
이 겁(劫)이 다하면 다른 곳에 가서 받으리니
축생과 아귀에서도 또한 그러하다.
만일 세간의 등불이 되려 하고
모든 고통을 다한 수승한 장부가 되려 하면
항상 3도(塗)의 업을 멀리 여의면서
모든 공덕을 닦아 보리를 이루어야 한다.
그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다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네 가지의 얽매임[繫縳]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다른 이를 업신여기는 것이 바로 보살의 얽매임이요, 둘째는 세속의 선정[定]을 마음으로 좋아하면서 구경(究竟)을 구하지 않는 것이 바로 보살의 얽매임이며, 셋째는 자기 마음을 수호하지 않고 지혜가 아직 이룩되지 못했는데도 방일하는 것이 바로 보살의 얽매임이요, 넷째는 이익을 구하기 위하여 다른 이의 집[他家]으로 들어가는 것이 바로 보살의 얽매임이니라. 호국아, 이것이 보살의 네 가지의 얽매임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항상 다른 이를 업신여기고
세간의 선(善)에 즐거이 머무르며
모든 소견에 탐착하여 얽매이게 되면
마치 코끼리가 깊은 진창에 빠진 것과 같다.
속인의 집에 들어가기 좋아하고
항상 방일한 생각을 품으며
어둡고 무디면서 지혜가 없는
이런 행을 바로 얽매임이라 한다.
모든 존재[有]의 괴로움을 끊으면서
늙고 병들고 죽음을 멀리하고자 하면
당연히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항상 보살의 도를 행하여야 한다.
끝이 없는 괴로움을 받으면서
모든 즐거운 일을 버리고
또한 미움과 사랑을 여의면
성불하는 데도 염착(染着)함이 없다.
너희들은 항상 6바라밀을 행해야 하며
모든 지(地)와 모든 지혜[智]와 모든 힘[力] 등의
모든 공덕이 성취되면
언제나 죽음의 그물에서 해탈하게 된다.
나는 옛날 한량없는 겁 동안에
중생들을 위하여 보리를 구하였고
항상 보시하면서 조복함으로써
은혜와 사랑을 버리고 바른 도에 머물렀다.
항상 아란야처를 떠나지 않고
고행으로 여의면서 보리 구하였으며
왕성한 정진으로 게으름 없이
가장 수승한 장부의 지혜를 구하였다.
중생들이 존재[有]의 감옥에 있으면서
나고 죽는 다섯 갈래 세계 안에서 윤회함을 보고
모두를 사랑하며 대비(大悲) 일으켰나니
이 때문에 보리의 도를 구하였다.
사랑하는 아들과 처첩을 버리고
또한 재산과 7보(寶) 등을 버리며
수명과 국토와 큰 땅을 버렸음은
보리와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려 함이었다.
내가 옛날 경치 좋은 산 숲에 있었을 적에
인욕선인(忍辱仙人)이라 불리었는데
가리왕(歌利王)이 나의 코와 귀를 끊었으나
피는 변하여 젖이 되었고 성을 냄이 없었다.
옛날에 또한 섬(睒)이라는 아들이었을 적에
양친에게 자효(慈孝)로써 공양하였고
그때 가이(迦夷)의 화살을 맞았으나
역시 성내거나 원망함이 없었다.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높은 바위에 던졌음은
부처님들의 좋은 말씀을 구하려 함이었고
그 때에도 신명(身命)에 대한 생각이 없었나니
보리의 큰일을 이룩하려 함이었다.
옛날에 배고픈 짐승을 가엾이 여겨
몸의 살점을 여덟 마리 범에게 배불리 먹이니
그때에 공중에서 모든 하늘들은
장한 대장부라고 찬탄하였다.
옛날에 크게 보시하기 좋아하면서
정행(淨行) 바라문이 되었을 적에
중생의 빈곤한 고통을 가엾이 여겨
바다에 들어가 여의주(如意珠)를 구했었다.
돌아오다 해신(海神)에게 도둑을 맞고
내가 용맹하게 바닷물을 다 퍼내자
즉시 도로 돌려 받고 염부제로 돌아와
가난한 중생들을 구제하였다.
또한 소마(蘇摩)라는 왕이었을 적에
죽을 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자
모든 왕은 나로 인해 모두 풀려났으며
그 이름은 시방에 널리 퍼졌다.
나는 옛날에 왕이었으나
빈궁한 사람을 보고 몸으로 보시하여
그를 재보가 많은 거부(巨富)가 되게 하였나니
그 때문에 나를 일컬어 일체시(一切施)라 하였다.
내가 옛날 일찍이 시비왕(尸毘王)이었을 적에
비둘기가 두려워하면서 나에게 왔으므로
나의 살로 그의 생명을 대신하여
그가 두려움을 여의게 하였다.
내가 옛날 사자(師子)라는 왕으로 있었을 적에
중병이 들자 의사가 약을 주었는데
그때 어떤 병인이 약을 구걸하기에
나는 목숨을 돌보지 않고 먼저 그에게 주었다.
내가 옛날 중생을 위하여 수행할 적에
소달나(蘇達拏)라는 왕자로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처자(妻子)를 달라기에
나는 아깝게 여기지 않고 모두 보시하였다.
일찍이 엄치(嚴熾)라는 보살로 있었을 적에
재덕국(才德國)의 왕을 교화하기 위하여
8만 4천 년 동안을 지나도록
힘써 정진하여 비로소 교화를 받았다.
또한 정위(淨威)라는 왕자로 있었을 때는
부처님 탑 앞에서 저절로 몸이
시방의 위없고 가장 뛰어난 양족존(兩足尊)께
공경하면서 공양하였다.
일찍이 월광(月光)이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적에
가외(可畏)라 하는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나에게 몸의 머리를 구걸하기에
나는 애석해 함이 없이 머리를 보시하였다.
또 복덕(福德)이라는 국왕이었을 때는
중생들에게 보시하려고
모든 마을과 거리 가운데에
의약과 음식을 가득 쌓아 놓았다.
일찍이 일정(日淨)이라는 대왕으로 있었을 때에
단정한 궁녀들이 천 명이나 있어서
7보의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였는데
아끼는 마음 없이 모두 보시하였다.
또 보계(寶髻)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때에
7보의 천관(天冠)으로 머리를 장엄하고
가장 예쁜 꽃과 향으로 엄숙하게 꾸며서
역시 여러 사람들에게 보시하였다.
또 지족(知足)이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때에
손발이 부드러워 도라솜[兜羅綿] 같고
빛깔이 예쁘고 청정하여 연꽃과 같았는데
역시 중생들에게 보시하였다.
또 사자(師子)라는 상주(商主)로 있었을 적에
나찰녀(羅刹女)가 사람들을 해치고자 했으므로
방편을 써서 그를 쫓아 보내고
장사꾼들을 섬에다 안전하게 두었다.
또 선안(善眼)이라는 상주로 있었을 때
5백 인을 데리고 7보를 채취할 때
나찰(羅刹)들이 미녀로 둔갑하여 왔었으나
역시 장사꾼들을 그 재난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일찍이 복염(福焰)이라는 왕자로 있었을 적에
처와 첩과 궁녀가 수억이 있어
단정하며 예쁘기 천녀(天女)와 같았으나
다 버리고 출가하여 그리워함이 없었다.
또 금색(金色)이라는 상주로 있었을 때는
무구(無垢)여래께서 계셨는데
그 부처님 앞에서 열 손가락을 태우며
가장 뛰어난 양족존께 공양하였다.
또 화안(花眼)이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때
모두가 우러러보며 싫증냄이 없었는데
일체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이러한 미묘한 눈을 보시하였다.
또 다발(多髮)이라는 보살로 있을 때는
어떤 부인이 그의 남편을 잃고
밤낮으로 생각하며 잊지 못하다가
솜을 걸친 알몸으로 미치게 됨을 보았다.
보살은 그때에 자비심을 내어
죽은 남편으로 둔갑하여 아내가 죽었다면서
점차로 그 미친 부인을 교화하여
도로 깨어나 본심(本心)을 얻게 하였다.
또 보첨(普瞻)이라는 보살로 있었을 때는
어떤 사람이 병들어서 야윈 것을 보고
나는 그때에 자비심을 내어
몸의 피와 살을 그에게 보시하였다.
또 화부(花敷)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때는
한 사람이 병이 들어 위독한 것을 보고
나는 그 사람에게 자비심을 내며
골수(骨髓)를 내어 주어 그의 병을 고쳤다.
또 성리(成利)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때는
한 사람이 아주 빈궁한 것을 보고
온갖 재보를 다 보시하였으며
또 아끼는 목숨을 버리면서도 연연함이 없었다.
또 신당(信幢)이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때는
두 손이 부드럽고 윤상(輪相)도 뚜렷했는데
그때 어떤 사람이 와서 내 손을 달라기에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보시하였다.
또 보현(普現)이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때는
4천하에 많은 재보가 있었고
풍요하고 안온하며 남녀가 많았는데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그를 보시하였다.
또 지의(智意)라는 왕녀로 있었을 때는
그 몸은 해맑고 심히 부드러웠는데
자비로 기뻐하며 넓적다리 살을 베어
피를 보시하면서도 후회함이 없었다.
또 은색(銀色)이라는 여인으로 있었을 때는
금색성(金色城) 안의 어느 한 부인이
해산한 뒤에 배가 고파 그 아이를 먹으려 했으므로
나는 두 젖가슴을 베어서 보시하였다.
또 문덕(聞德)이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때는
가장 훌륭한 영락들이 많이 있었고
금․은․7보며 모든 수레 등
세간에서 버리기 어려운 것을 모두 보시하였다.
또 지은(知恩)이라는 왕자로 있었을 때는
무은(無恩)이라는 사람이 바다에 떨어져서
그가 보물 때문에 나의 눈을 망가뜨렸으나
나는 그때에 원망하지 않았다.
또 과거에 병사로 있었을 때는
싸움터에 있으면서도 죽일 마음이 없었고
차라리 내 몸이 죽을지언정 남을 해치지 않았으며
개미 새끼까지도 죽일 생각이 없었다.
또 과거에 꿩으로 있었을 때는
존자(尊者)를 공경히 공양하였고
같은 늙은이 젊은이도 모두 도와주면서
그 때에도 역시 오만한 마음이 없었다.
또 과거에 원숭이로 있었을 때는
산에 있다가 사냥꾼을 만나자
원숭이들이 모두 다 나에게로 왔으나
나는 인자한 마음을 품고 그들의 생명을 구하였다.
또 과거에 코끼리 왕으로 있었을 때는
국왕에게 붙잡혀 있었으나
나는 눈 먼 부모들을 생각하면서
배가 고파 죽어가면서도 먹지 않았다.
또 과거에 곰의 몸으로 있었을 때는
길을 잃은 사람을 내가 구해 주었더니
그는 사냥꾼을 데리고 와서 나를 해쳤으나
나는 그 때에도 한을 품지 않았다.
또 과거에 코끼리 왕으로 있었을 때는
사냥꾼의 화살을 맞고서도
나는 보리의 공덕을 구한 까닭에
어금니를 그 사람에게 보시하였다.
또 과거에 꿩의 몸으로 있었을 때는
들판의 허술한 숲 속에 살았는데
그 숲에 불이 나서 타고 있었을 때에
내가 그 불을 끄자 하늘에선 꽃비를 내렸다.
나는 옛날 아홉 빛깔 가진 사슴으로 있을 때에
항하 강가에서 물을 마시고 풀을 먹다가
그 강물의 깊고 넓으며 물살이 센 곳에서
떠내려가는 사람을 구해 주었다.
그 사람은 재물을 탐내어 왕의 모집에 응하여
많은 병사들을 데리고 와서 나를 해쳤으나
나는 보리를 구하고 자비를 행하면서
그에게도 역시 한을 품지 않았다.
또 과거에 거북으로 있었을 때는
장사꾼을 바다에서 모두 건져 주었더니
5백의 장사꾼이 도리어 나의 살을 먹었으나
나는 역시 성내거나 한을 품지 않았다.
나는 과거에 보리를 행할 때에
일찍이 고기의 몸이 되어 물 속에 있으면서
일체를 가엾이 여겨 몸과 목숨을 버리자
백천 중생들이 몰려와 나를 뜯어먹었다.
나는 백천의 중생들이 병이 든 것을 보고는
몸을 약으로 변화하여 산만큼 하여 놓고
중생들의 병고가 낫게 하려고
월(月)이라는 벌레의 몸으로 변화해 있었다.
또 일찍이 사자의 왕으로 있을 때에
큰 몸과 큰 힘에다 인자함이 있으면서
독화살에 맞아 있었으나
그 사람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켰다.
또 과거에 말[馬]의 왕으로 있었을 적에
몸의 빛은 해맑아서 마치 흰 눈과 같았는데
항상 큰 바다의 높은 산꼭대기에 있으면서
장사꾼들이 나찰의 재난을 면하게 하였다.
또 과거에 보리를 구하면서
일찍이 거사(居邪)라는 국왕으로 있었을 적에
5욕(欲)에는 많은 허물이 있음을 보고
음녀(婬女)의 알랑거리는 말을 따르지 않았다.
또 과거에 토끼로 있었을 때에는
항상 착한 일로써 토끼들을 교화했고
선인(仙人)과 함께 살고 있다가
불에 몸을 던져 선인의 배고픔을 구제하였다.
또 과거에 앵무새로 있었을 때는
항상 꽃과 열매가 넉넉한 숲에 있으면서
고목의 은혜를 갚고자 떠나지 않자
제석이 고목을 살려 꽃과 열매를 맺게 하였다.
또 일찍이 원숭이의 왕으로 있었을 때는
원숭이들이 용에게 해를 입는 것을 보고
드디어 원숭이들에게 대나무 통을 만들어서 마시게 하여
원숭이들이 모든 용의 재난을 면하게 하였다.
또 거듭 기억하는데 앵무새로 있었을 적에
양친에게 벼 곡식을 가져다 봉양하였는데
벼 임자가 나를 붙잡아 성을 내었다.
‘어째서 나의 익은 벼를 도둑질하여 가느냐?’
나는 곧 대답하되 ‘당신이 심을 때에
온갖 중생들에게 보시하겠다고 하기에
나는 지금 가져다 부모에게 봉양한 것이니
도둑이라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벼 임자는 이내 기뻐하면서
‘내가 짐승이고 네가 오히려 사람이다.
장하구나. 앵무새야, 지혜가 있어서
부모를 효도로써 잘 봉양하는구나.
나는 이제부터 벼를 보시할 터이니
네 마음대로 양친에게 공양하여라’ 하였다.
이렇게 과거에 한량없는 일들을
애써 행하면서 하지 않음이 없었다.
아직 일찍이 고달프다는 뜻을 품지 않았음은
위없는 청정한 도를 구하였기 때문이니
안팎으로 가진 모든 물건으로서
한 가지도 그렇게 하지 않음이 없었다.
지계․인욕․정진․선정과
한량없는 방편 및 지혜를 닦으면서
가죽과 살과 골수와 그리고 피로써
온갖 모든 중생들에게 보시하였다.
옛날에 산과 숲 속에 머무르면서
부처님이 말씀한 대승․소승을 구하기 위하여
용맹 정진하며 몸이 바짝 마르면서도
중생을 교화하여 도(道)에 들게 하였다.
항상 즐거이 두타행(頭陀行)을 하면서
일찍이 수행한 것을 버림이 없었고
이와 같은 온갖 어려운 고행을
나는 옛날에 행하지 않음이 없었다.
나는 말하는데 미래의 중생들이
나의 이런 일을 듣고 비웃으면서
한 글귀의 게송도 믿어 받거나 행하지 않고
도리어 이러한 법을 헐뜯는다면
이것은 옷과 밥 등을 탐착하면서
마음은 늘 각관(覺觀)으로 수면(睡眠)이 많기 때문이니
아첨하며 법을 헐뜯고 부끄러워함이 없으면
바른 법을 파괴하며 공덕이 없다.
이 미묘하고 고요한 법을 듣고
저마다 같이 다투면서 ‘부처님 말씀이 아니다.
우리 스승은 견문이 많음이 바다와 같아서
강설도 잘하고 설법도 잘하여 가장 으뜸이신데
그분도 역시 이러한 법은 행하지 않았나니
틀림없이 이는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다.
그 다음에 또 장로 등이 계시나
옛날부터의 모든 명덕(名德)에게서
역시 이러한 법을 받아 행한 일이 없으니
그대들은 허망한 일을 구하지 말라.
그 안에선 나란 것도 없고 수명도 없고
또한 부가라(富伽羅:補持伽羅)가 있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부질없이 스스로만 고달프며 복이 없는 일이라
그저 애써 고행만 닦는 것일 뿐이니
이미 대승이라 하는 법이 있다 하면서도
어째서 공하고 나가 없다고 하며
중생도 없고 짓는 이도 없다고 하는가?
그러므로 그 안의 것은 구할 것이 없다.
이들의 문구(文句)는 가설적인 조작이요
또한 외도 같은 이들의 삿된 생각의 말일뿐이다.
여래께서는 이러한 일을 말씀하지 않았다’고
비구들을 꾸짖으며 헐뜯게 되리라.
이들은 착하지도 않고 수치심도 없어서
간사함과 속임수를 쓰지 않음이 없으리니
오는 세상에 나의 교법 가운데서
형상만을 하고 있는 비구들이다.
안으로는 질투(嫉妬)․아만(我慢)․부(覆)7)의 마음을 품고
손발을 휘저으며 위의를 상실하고
가사(袈裟)의 양쪽 자락을 늘어뜨려
법복 입은 몸으로 항상 마을에 있으며
세속에서 놀면서 항상 술에 취하여
법복 입은 몸으로 속인들과 친하며
바른 교법과 공덕의 무더기를 버리고
속인을 위해 소식이나 전하고 심부름하기 좋아한다.
소와 말과 모든 가축 등을 기르고
남종․여종․일꾼과 부정한 물건을 두며
농사를 지으면서 늘 마음이 산란하고
모든 악(惡)을 좋아하며 선행(善行)이 없다.
또한 선지식(善知識)은 가까이하지 않고
입으로는 한결같이 말을 가려 하지 않으며
몸으로는 악행을 짓지 않음이 없어서
불탑(佛塔)과 대중의 물건을 탐내어 가지거늘
하물며 자기의 물건을 즐거이 보시하랴.
다른 계율을 지닌 비구들을 보면
헐뜯으면서 ‘참된 범행(梵行)이 아니요
금계(禁戒)를 지키지 않고 위덕이 없다’ 하며
속가에 있으면서 남의 아내를 침범하기 좋아한다.
속인도 아내 두는 것을 부끄러이 여기는데
저 나쁜 비구는 탐욕이 더욱 심하여
처자를 기르고 구하면서 싫증냄이 없으니
모든 세속 사람들과 아무 구별이 없다.
만일 어떤 단월(檀越)이 공양을 청하고
옷과 밥과 탕약 등을 베풀어주면
남의 신시(信施)를 받으면서도 착한 마음이 없다.
오직 탐욕만 더하여 남의 아내 침범하고
마음은 항상 여색(女色)을 곁에 두고 있으며
번뇌를 따르면서 성스런 행이 없고
방편을 써 속이면서 부녀자들만을 유혹한다.
속인을 교화할 때는 탐욕을 끊게 하면서
‘탐욕하는 이는 지옥과 축생 등의
악도(惡道)에 떨어진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자기 자신은 교법에 의지하지 않거늘
어떻게 욕심을 전하면서 남을 교화하겠느냐?
이런 사람의 3업(業)은 법답지 못하다.
그의 권속들도 또한 그러하여
밤낮으로 모여서 쉴 새 없이 떠들며
5욕에 관한 세상일들만을 말하면서
문도(門徒)나 받아 기르며 부릴 뿐이다.
끝내 착한 도로써 가르침은 없으면서
많은 제자들만 받아 곁에다 모아 놓고
자기 덕을 찬양하며 명리(名利)만을 구하면서
밖으로는 자비로운 척하며 다른 모양을 나타낸다.
거느린 무리들의 이익은 돌보지 않으므로
문도와 권속들은 질병이 많아
마르는 병과 문둥병․옴․부스럼 등
이는 잡된 무리의 못난 사람들뿐이다.
끝내 거룩한 종성 등을 가르쳐 보이지 않고
계율․다문(多聞)․선정․지혜는 모두 다 버리며
비구로서의 할 일은 행하지 않나니
도인도 속인도 아니어서 이름 붙일 수조차 없다.
마치 문드러져 썩은 나무처럼
모든 율의(律儀)를 가벼이 여기고
포살(布薩)과 비니(毘尼)도 역시 그러하며
제멋대로 놀며 스승의 가르침을 어긴다.
마치 띠쇠[鉤] 없는 술 취한 코끼리처럼 부딪치며
때로는 거짓으로 산의 숲에 와 있지만
그 마음은 항상 마을일만을 생각하며
3독(毒)의 번뇌가 훨훨 타오른다.
잠시도 고요히 머무르지 못하나니
모든 부처님께서 가르쳐 훈계한 일과
두타(頭陀)의 공덕 등은 잊어버리고
아만과 뽐냄만이 몸에 가득 차 있으니
두려워할 만한 아비(阿鼻)지옥에 떨어질 따름이나
밤낮으로 늘 나라 일을 논하고
또 다시 도둑질할 일을 논의하며
몸과 마음은 오로지 그런 일만 행하려 한다.
선정과 지혜는 버려 여읜 채
설령 일을 해도 거친 일을 좋아하고
자기가 편히 있기 위한 일을 하며
가령 사찰 살림을 맡아 할 경우
방사(房舍)에만 탐착하여 늘 찌푸리고 있고
몸과 입과 뜻이 부드럽지 못한지라
그 따르는 대중들도 그를 배워서 역시 그러하느니라.
저 악한 비구가 절을 지을 때에는
오로지 자기 몸과 권속들만 위하며
만일 어떤 비구가 그에게 순종하면
곧 머물 수 있도록 받아들이지만
어떤 계율을 지닌 여러 대덕(大德)이
방편으로 법과 이익을 잘 설명하고
스스로가 조복되고 남을 조복시킨다 해도
그러한 비구는 끝내 받지 않느니라.
‘이 방은 지금 내가 쓰고 있고
다른 방은 나의 제자들이 살고 있으며
그 나머지는 나의 동학(同學)들이 있으니
당신은 이곳에 머물 수 없으니 가시오.
지금 있는 모든 평상과 깔개도
저마다 맡은 임자가 있으며
당신이 쓸 수 있는 여분의 것도 없고
옷도 밥도 없으니 가야 하오’라고 하면서
잠시 구하는 것조차도 주지 않거늘
하물며 방사와 모든 물건을 빌려주겠는가?
이와 같이 승차(僧次)의 법을 시행하지 않은
저 나쁜 비구는 속인과 같아서
돈과 재물과 권속들만 많이 비축한다.
나의 모든 제자로서 법답게 하는 이는
곳곳에서 쫓겨나며 머물 곳이 없으므로
그는 그때 나의 말을 기억하면서
저마다 슬퍼하며 산과 숲으로 들어오면서
‘아, 우리 스승의 미묘한 법은
오래지 않아 다 없어지며 나타나지 않겠구나.
현재 있는 비구들은 이익만을 구하면서
몸에는 법행(法行)이 없어, 덕 있는 이는 시기하고 있으니’라고 한다.
설령 계율의 공덕을 갖춘 이가 있다 해도
그들의 천대 때문에 이익이 없으므로
모두가 한탄하며 성읍(城邑)을 떠나면서
항상 고요한 산과 숲에서 있게 된다.
어리석음과 아만과 뽐내는 모든 악행으로
언제나 싸우면서 이간질이나 하는 이는
세간 사람을 속여 이익을 얻으면서
스스로 ‘나는 성인들과 다름이 없다’고 한다.
나의 이 교법과 공덕의 광[藏]에는
갖가지 묘한 공덕을 두루 갖추었는데
오는 세상에서는 파괴되어 나타나지 않으리니
계율을 지니지 않으면서 아만(我慢)을 갖기 때문이다.
또 마치 보배 광을 다른 이가 파괴하고
또 꽃 피는 못을 바짝 마르게 하며
또 보배 수레가 스스로 꺾이고 부러지듯
나의 법은 미래에 역시 그렇게 되리라.
저 나쁜 비구들은 조복하기 어려워서
나의 법과 행을 남김 없이 없애리니
미래의 이러한 나쁜 세상 동안에
나의 법을 파괴함은 아주 두려워할 만하다.
이와 같이 모두 악을 좋아한 이는
천상․인간과 선행(善行)을 멀리 여의게 되어
그 몸에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지옥과 축생 안에 떨어질 것이다.
저 한량없는 억천 년 동안에
모든 고통을 갖추어 받다가
뒤에 가령 사람 몸을 받는다 해도
고통과 악이 많고 항상 부정(不淨)하면서
소경이나 벙어리나 애꾸눈이 되고
항상 몸에는 질병이 있으며
얼굴빛은 추악하여 보는 이는 싫어하고
늘 두려움을 품고 남을 섬기게 된다.
마음과 뜻은 얻기 어렵고 친애(親愛)하는 이 없으며
하는 말마다 신용하지 않나니
만일 이러한 악행이 있는 이면
어디서나 꾸짖으면서 몰아내 버린다.
그 사람은 모든 병고(病苦)를 많이 치르고
늘 몽둥이나 돌에 맞으면서 쫓겨다니며
항상 굶주림에 그 몸이 시달리게 되고
보는 사람들마다 늘 업신여긴다.
만일 이런 여러 가지 괴로운 일을 들으면
모든 악을 버리고 마음이 조복되어야 하며
중생들에게 착한 행을 행하여
뒤에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라.
만일 어떤 이가 부처님 세존을 공경하고
거룩한 대중과 지계(持戒)와 두타(頭陀)법을 공경하면
너희는 이러한 행을 힘써 구해야 하며
권속과 명예와 이익은 버려야 한다.
이 모든 뒤바뀜은 마치 허깨비와 같나니
유위(有爲)는 마치 물거품이요 꿈과 같고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났다가는 반드시 이별하며
온갖 유위는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고 볼지니라.
4정근(正勤)과 모든 힘[力] 등을 버리지 말고
부지런히 모든 지(地)와 바라밀을 구하면서
묘한 보리를 깨치기 전까지는
항상 선한 행을 닦고 쌓아야 한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호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미래 세상에 대승을 행하는 보살과 보특가라[富伽羅]들이 이러한 등의 허물이 있으면
스스로가 멀리 여의고 스스로 애써 구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람과 함께 서로 익히거나 가까이 하면서 바른 행에 힘쓰지 않고 스스로 아첨이나 하게 되면, 아첨하는 이를 친근히 한 까닭에 스스로 지혜가 없게 되고, 지혜가 없는 이를 따르므로 세간의 이익을 탐하고 구하면서 항상 만족할 줄 모르며, 남의 집에 시샘을 내면서 자기보다 나으면 질투하게 되고 아첨과 속임수로 부끄러워함이 없으며, 거짓으로 성스런 모양을 나타내면서 스스로 존중하게 되므로 따르는 대중들과 권속들도 저마다 서로가 찬양하면서 명예와 이익을 구하게 되느니라.
이익을 구하기 때문에 항상 마을에 들어가며 이미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기지도 않고, 또한 중생을 교화하려고 하지도 않기 때문에 항상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평등함이 있다’고 하며, 한결같이 생각하기를 ‘어떻게 하면 다른 이들이 내가 바로 중생들의 참된 선지식인 줄 알게 하며, 내가 법을 많이 들어 아는 이인 줄 알게 할까?’라고 하느니라.
실로 부처님의 법에 공경하는 마음도 없고 법을 구하는 마음도 없어서 마치 깨진 그릇이 다시는 소용이 없는 것과 같고, 마치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은 성취되는 일이 없는 것과 같나니, 그들은 서로가 허물을 구하고 방편을 행하며, 지혜가 없고 게을러서 오직 악하고 거친 생각[覺]과 세밀한 생각[觀]이 있을 뿐이므로 저마다 법을 파괴하는 일들을 논하고 나쁜 마음을 고집하면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뉘우치지 않으며 간탐을 많이 쌓고 있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권속들도 역시 그 스승을 배우면서 스스로 에워싸고 있느니라.
나의 법 안에 있으면서 이와 같은 행을 하는 이는 무릇 하는 일마다 명철(明哲)한 이에게 묻지도 않고 불법을 구하지도 않으며, 정진하는 행이 없기 때문에 빈궁한 집에 태어나게 되고, 빈궁한 집에서 출가하였으므로 나의 교법 안에서 조그마한 이익을 얻게 되어도 마음에 기뻐하면서 부끄러워함이 없는 것이니, 그들은 참회하는 마음조차도 오히려 없거늘 어찌 스스로 수승한 지혜를 깨달을 수 있겠느냐? 그들은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버리면서 현재의 명예와 이익만을 취하는 것이니, 현재의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바로 사문(沙門)이다’라고 하느니라.
호국아, 나는 이러한 보특가라와 이와 같은 사람들에 대하여
나는 그가 세속의 법[俗忍]을 따르고 있다고도 하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모든 부처님의 큰 지혜가 있을 수 있다고 하겠느냐? 그들은 인간과 천상의 갈래에서도 멀어졌거늘 하물며 부처님의 도를 이루겠느냐?
호국아, 이와 같은 사람들에게 나는 보리를 장애하는 여덟 가지의 법이 있다고 말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장차 3악도(惡道)에 나는 것이요, 둘째는 장차 변두리 땅이나 미천한 곳에 태어나는 것이며, 셋째는 장차 빈궁한 곳에 태어나는 것이요, 넷째는 얼굴빛이 바르지 못한 것이며, 다섯째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항상 악지식(惡知識)과 서로 만나는 것이며, 일곱째는 여러 가지 질병이 많은 것이요, 여덟째는 크게 나쁜 병을 얻어서 목숨을 마치는 것이니라.
호국아, 이들 여덟 가지 법이 바로 보리를 장애하느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호국아, 나도 또한 말만으로도 보리를 얻는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나도 또한 거짓 성인인 척하는 이가 청정한 행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나도 또한 아첨함이 있는 이가 보리의 행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나도 또한 이익을 많이 탐낸 이가 부처님을 공양하는 행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나도 또한 아만(我慢)이 있는 이가 청정한 반야의 행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나도 또한 지혜가 없는 이가 다른 이의 의심스런 행위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나도 또한 질투하는 이가 깨끗한 마음의 행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나도 또한 정진하는 않는 이가 모든 다라니 행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나도 또한 공덕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착한 길의 행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나도 또한 다른 집에 인색한 이가 몸과 마음이 청정하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나도 또한 거짓으로 위의를 나타내는 이가 부처님의 법회(法會)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나도 또한 속가에 있기를 좋아하는 이가 청정한 구업(口業)의 행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나도 또한 공경하지 않는 이가 마음의 청정한 행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나도 또한 만족할 줄 모르는 이가
법을 좋아하는 행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나도 또한 몸과 목숨을 아끼는 이가 법을 구하는 행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호국아, 나는 비록 6사(師)8)를 꾸짖고 헐뜯기는 했으나 그들은 외도여서 나의 법 밖에 있다. 그러나 나의 법 안에 들어와서 모든 악업을 짓는 이에게 내가 그의 허물을 지적한다면 저들 6사외도보다 갑절 더할 것이니라. 왜냐 하면 그들은 다만 자신의 입으로만 말할 뿐이지만, 나의 이 비구들은 행이 없으면서 온갖 하늘과 사람들의 세간을 속이고 있기 때문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위의가 혼탁하면서 공경함이 없고
아만만을 더하면서 명예를 탐내며
번뇌로 가려져 마음이 어두우면
이들은 묘한 보리를 멀리 여의느니라.
이름과 이익과 게으름을 탐착하여
게으름이 더욱 자라면 바른 생각을 잃고
바른 생각을 잃으면 지계(持戒)를 잃나니
지계가 없으면 착한 도(道)를 잃느니라.
그 사람은 빈궁한 집에 태어나 있다가
출가한 뒤에 이익에 집착하게 되면
마치 사람이 순금을 버리고
부스러기를 지고 보배로 여기는 것 같으니라.
명리(名利)를 구하기 위하여 산과 숲에 머물기에
거기서도 다시 모든 벗들을 구하면서
신통과 변재와 지혜를 버리고
명리와 권속을 구하느니라.
만일 그가 죽으면 악도에 떨어지고
혹은 빈궁하고 하천한 데 태어나며
게으르고 나쁜 빛에 위덕이 없나니
이들은 모두가 아만 때문이니라.
그는 이미 모든 착한 행을 멀리한 뒤에
또한 방일로 말미암아 바른 기억을 잃었기에
오랜 세월 동안 큰 악도에 있으면서
억천 겁을 지나도 벗어나지 못하리라.
만일 명리(名利)를 구하고도 보리를 얻는다면
제바달다(提婆達多) 그도 마땅히 부처님이어야 하리니
비람풍(毘嵐風)이 맹렬히 불면 물건이 파괴되듯
게으르고 계율이 없는 것도 그러하니라.
스스로 선행이 없으면서 여색(女色)을 탐한지라
계행이 깨끗하지 못하여 공덕을 잃나니
나의 법 안에는 소용이 없으며
지혜가 없어 마치 썩은 나무와 같으니라.
만일 보리를 위하여 불법을 구한다면
어찌 해탈하는 행에 의지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마치 끈끈이가 달라붙어 원숭이를 얽매는 것처럼
아만으로 도를 구함도 역시 그러하니라.
나는 옛날에 한 글귀의 법을 구하기 위하여
몸과 목숨을 버리면서 보리를 위했는데
그 사람이 게을러서 나의 교법 버리면
그런 것은 나의 법에서 이익이 없느니라.
나는 옛날에 착한 가르침을 구하기 위하여
몸을 높은 벼랑과 불더미에 던졌으며
나는 얻어들은 뒤에 법대로 행하면서
온갖 사랑과 미움 등을 버렸느니라.
그 사람이 나의 공덕 있는 법을 듣고
일찍이 한 구절이라도 좋아하지 않았다면
법이 없거늘 어떻게 보리를 얻겠느냐?
마치 소경 앞에서 길을 말하는 것 같으니라.
[적어보자] #3617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80권 (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