寫懷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쓰다.
重重樹木繞亭欄 첩첩이 수목들이 정자 난간을 두르고,
松葉蒼蒼堪可餐 솔잎이 푸릇푸릇하니 찬거리로도 충분하도다!
慷慨欲歌非酒使 술주정은 아니지만 복받치어 노래하고 싶어,
慇懃携友坐蒲團 은근히 친구 손을 잡아끌어 부들방석에 앉았네!
莫言要海波中渡 꼭 무어라 말하지 않아도 바다의 파도를 건너듯,
願得仙書靜裏看 신선이 읽는 책을 얻어 조용히 보기를 원하노라!
生涯淡泊憑玄古 일생을 담박하게 살면서 옛일에 기대니,
簾外惟留一片山 바깥세상은 그저 보잘것없는 조그만 동산이라네!
※蒲團(포단): 부들방석, 부들(蒲)은 여러해살이풀로 연못 가장자리와 습지에서 자란다. 淡泊(담박 澹泊): 慾心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 맛이나 빛이 산뜻함. 簾발 렴, 珠簾.
姊夫洪學山(名理裕)慈闈晬宴韻 매형 모친 생신 잔치에 운을 띄우다.
六十一年又此春 61년째 또 이 봄날을 맞으시니,
檀花影裏髮毛新 예쁘게 단장한 머리에는 검은 터럭이 새로 나시네!
偕老星呈南極彩 부부가 함께 늙으며 흰 머리카락이 밝게 빛나니,
延齡人復西河身 오래 사시다 보니 사람이 다시 河伯의 몸이 되셨네!
獻酒盈觥祈景福 잔에 술을 가득히 따라 올리며 큰 복을 빌고는,
衣斑雙舞戱天眞 얼룩 옷 입고 둘이서 천진난만하게 춤을 추네!
老仙醉抱兒孫語 늙은이가 술에 취해 어린 손자를 껴안아 속삭이고,
爾亦他時壽爾親 자네도 언젠가 자네 부모님의 장수를 빌게나!
※學山(洪公理裕): 族譜에는 命裕로 되어 있음. 慈闈(자위): 어머니의 높임말. 晬宴(수연): 생일잔치. 闈쪽문 위. 晬돌 수, 一年. 檀花: 박달나무 꽃으로, 老遊檀花格(노인이 꽃길을 걷듯 편안하고 조용한 모습의 格), 편안한 얼굴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김. 檀박달나무 단. 星呈: 별빛이 드러나듯이 흰 머리카락이 반짝이는 것을 의미함. 呈드릴 정, 나타나다, 들어나다. 南極彩: 노인을 상징하는 별빛이 아름답다는 뜻,
※南極老星降瑞彩 남극노인성(오래 사는 상징) 별빛이 상서롭고 아름다움. 延齡: 延年益壽의 뜻으로 나이를 많이 먹고 오래오래 삶, 西河: 山西省과 陝西省(섬서성)의 境界를 흐르는 黃河의 一部. 西河身: 주몽신화의 河伯(河神)을 뜻하는 것으로 여김. 觥뿔잔 굉. 衣斑: 老萊之戱(書篇 姊夫學山洪公慈闈晬辰祝辭幷序 내용) 참조, 班(나눌 반)은 斑(얼룩 반)으로도 쓰임.
※喜壽(77歲)의 別稱들: 老仙, 老鶴, 老童, 老翁, 老狂, 老孤, 老窮, 老醜.
※爾는 作家 자신을 말하는 것으로 여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