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家詩(천가시)/朱淑真集(주숙진집)] 03-53. 卽景(즉경)/淸晝(청주)/初夏(초하) - 朱淑眞(주숙진)
<눈앞에 펼쳐진 경치>
卽景(즉경)
朱淑眞(주숙진)
竹搖淸影罩幽窗(죽요청영조유창),
兩兩時禽噪夕陽(양양시금조석양)。
謝卻海棠飛盡絮(사각해당비진서),
困人天氣日初長(곤인천기일초장)。
흔들리는 대나무 그림자 그윽한 창문을 덮어주고
둘씩 짝 지은 철새들은 황혼녘에 재잘거리네.
해당화가 지고 나니 버들개지도 모두 날아가고
사람을 노곤하게 하는 날씨에 해는 점점 길어지네.
<원문출처> 卽景/作者:朱淑眞
本作品收錄於《千家詩/卷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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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卽景(즉경) : 그 자리에서 보는 경치.
○ 清影(청영) : 대나무의 그림자를 운치 있게 일컫는 말.
○ 罩(조) : 덮다.
○ 兩兩(양양) : 짝을 이루다.
○ 時禽(시금) : 철 따라 와서 우는 새들.
○ 噪夕陽(조석양) : 황혼녘에 지저귀다. 噪(조)는 떠들썩하다.
○ 謝卻(사각) : 시들어 떨어지다.
○ 絮(서) : 버들개지.
○ 困人(곤인) : 사람을 피곤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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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천가시(千家詩)> 3권 ‘칠언절구’ 및 <주숙진집(朱淑真集)에 실려 있으며, <천가시>에는 ‘즉경(卽景)’, <주숙진집>에는 ‘청주(淸晝)’로 기록되어 있고, <송시초보(宋詩抄補)>에는 ‘초하(初夏)’로 기록되어 있다.
초여름 황혼녘 풍경 속에서 새들이 지저귀고, 해당화와 버들개지도 사라진 초여름 날 낮이 점차 길어져 권태로워지는 여인이 읊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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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朱淑眞(주숙진) : 약1135~약1180. 북송 말기 항주(杭州) 전당(錢塘) 사람. 또는 해녕(海寧) 사람이라고도 한다. 남송의 여류 시인이며 여류 화가. 숙정(淑貞)이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호는 유서거사(幽棲居士)이다. 관료 집안 출신으로, 독서를 많이 했다. 시정의 민가로 시집갔다가 이혼한 뒤 친정에서 쓸쓸히 생애를 마쳤다. 매화와 대나무 등을 잘 그렸고, 원망과 근심, 애상이 담긴 시를 많이 지었다. 후세에 만들어진 <단장집(斷腸集)>과 <단장사(斷腸詞)>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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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千家詩(천가시)/朱淑真集(주숙진집)] 03-53. 卽景(즉경)/淸晝(청주)/初夏(초하) - 朱淑眞(주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