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괴산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반 가량 걸리는 곳입니다.
행정 부처들의 이전으로 세종시에 젊은 인구 유입이 많이 늘었고, 그때문에 세종시 인구 평균 나이가 30세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엔 세종시에서 책방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세종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두 번의 견학을 기획했네요.
한 번은 <마중물 신문>이라는 지역신문을 만들고 있는 자원활동가 가족들,
한 번은 에코 노인학교 과정을 수료한 졸업여행으로 오신 어르신들입니다.
<마중물 신문>은 세종시 소식을 전하는 신문인데, 활동가들의 순수한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니
대단합니다.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신 분들이 나들이 나오셔서 "내 인생의 책꽂이" 와 "연필꽂이"를 만들고
읽고 싶은 책도 한 권씩 구입했습니다.
지역마다 이렇게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시민 소식통들이 많이 생겨나고
잘 자리잡으면 좋겠네요.
11월 10일에 책방을 방문하신 어르신들 중에는 책을 많이 읽는 분도 계시고,
혹은 뒤늦게 글자를 깨치신 분들도 계십니다.
복지관에서 마련한 <에코 노인대학> 과정을 수료하시고, 졸업여행으로 괴산을 선택하셨다네요.
어르신들께는 최근 여러 권 발간되고 있는 어르신들이 직접 지은 시집을 몇 권 골라 책을 소개하고 읽어드렸습니다.
<시가 뭐꼬> <시집살이> <보고싶은 당신에게> 같은 시집들.
일상 속에 길어올린 순박하지만 깊이있는 마음의 소리들을 읽어드렸더니 가슴에 닿아온다고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이런 시를 쓰고, 책을 펴내는 것이 특별한 노인들의 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오신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며
어렵다 생각 말고 평소 자식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 평생 가슴속에 묻어왔던 말을 하루 한 장씩
글로 남겨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보시라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들이 직접 책을 고르기에 어려움이 있으실 거 같아서 이날만큼은 특별히 숲속지기가 미리 책을 골라
책봉투에 예쁘게 넣어 놓았습니다.
긴 글을 읽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는 시집을,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서는 에세이집을...
한 번 보고, 서로 바꿔보시라 말씀드리며...
기억에 남는 졸업여행이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