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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소설가협회에서 발간한 "소설로 읽는 하동" <하동과 전설, 그리고 소설>에 수록된 소설가 황보정순 회원의 단편소설 "섬진강, 그 곳"을 올립니다.
단편소설 섬진강, 그 곳 황보정순
이만억이 섬진강을 뒤로 한 채 죽음에 이르렀다. 그 무렵 섬진강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다. * 중환자실에 입원한 이만억이 마지막 숨길이 안타깝다. 한낮이 지나고 해질 무렵이 되자 그는 여지없이 논가에서 병충해 예방에 바빴던 사람이다. 농약을 치기에는 해질 무렵이면 적절했다. 경운기에 실린 큰 물통에 물을 가득 받아 농약을 희석시켰다. 이럴 때면 경운기에 부착한 모터의 힘을 무시 못했다. 웅덩이 가까이 경운기를 아슬아슬하게 세워놓고 고인 물을 끌어 올렸다. 물은 순식간에 물통에 고여 들었다. 이만억이 고개를 돌려 숨을 몰아쉴 때는 잠시 쉴 수 있었던 찰나였다. 뚜렷한 얼굴은 알 수 없지만 먼 거리에서 희끗한 옷을 입은 사람이 아른거렸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올수록 그를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는 논을 경계로 한 김만세였다. 김만세는 이만억을 만나기만 하면 비아냥대는 성격이었다. 단지 대화란 핵심이 따로 없는 입장이었다. 논 평수에 관한 싸움이 이유였다. 처음부터 그들은 논평수가 경리정리로 인해 줄어들었다는 결론을 내면서부터 만나기만 하면 싸움이 이뤄지는 격이었다. 서로가 논 평수로 인해 따지는 입장은 팽팽했다. 논 평수가 작아진 까닭은 이만억이 논으로 평수가 더 갔다는 것이 문제였다. 눈짐작만으로 측량을 해보지도 않고 버텼다. 이만억이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였고 때로는 밀치고 당기다 바닥에 누워 몸싸움을 하는 일은 당연했다. 이날도 김만세의 터무니없는 말에 의해 심한 몸싸움이 따랐다. 이만억이 격분한 끝에 참을 수 없는 심정은 당연했다. 급기야는 모욕감을 감내할 수 없어 농약을 타다말고 성분이 독한 스타치온을 마셔버렸다. “미친놈, 죽을라꼬 환장했나! 그렇다고 농약을 마시나?” 김만세가 가슴이 철렁한 지 이만억을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네는 언젠가는 내 손에서 네 목을 조이고 말 끼다.” 농약을 물마시듯 마시더니 김만세를 뚫어져라 본다. 그 순간에도 독기 가득한 눈길을 하며 쏘아본다. “야, 이 자석아! 네는 죽어도 당당하게 죽어라. 농약까지 마시고 뭔 지랄이고?” 그런 행위에 어느 누구도 만류해 볼 사람은 없었다. 이만억의 아내 희수는 농약이 살포되는 거리를 계산하여 논 끝을 향해 긴 호스를 풀어 나가는 중이었다. 그로 인해 생명줄은 초를 다투는 찰나였지만 보지를 못하고 있다. “윽!” 이만억이 숨이 멎는 듯했다. “이기, 미쳤나! 그렇다고 진짜로 농약을 처먹으면 우야겠단 말이고. 으잉?” 김만세가 격분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먼 거리의 논가로 간혹 사람들의 흔적은 있었으나 가까이 하는 사람은 없는 상황이었다. “아이고, 무시라! 이런 독종 같은 인간을 봤나! 죽어도 곱게 죽어라. 이기, 뭔 짓이고! 참말로 죽으면 장땡인 줄 세나!” 김만세가 소리치는 순간, 이만억이 경운기에서 고꾸라지더니 논바닥으로 굴러 떨어진다. 그는 눈이 희끗했다. 입에선 거품이 일었다. 소하천의 물줄기는 섬진강으로 계속 흘렀다. 바람 한 점 없는 주변은 침묵이 가득했다. 김만세는 외마디 소리마저 지르지 못하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하늘을 보니 새만 느긋하게 지나갔다. “악! 도대체 수실양반은 뭐라고 따지다가 이런 일이 생겼오?” 희수는 긴 줄을 뿌리치며 급히 달려들었다. “자식, 그만한 일에 농약은 뭔다고 처먹노…….” 김만세는 가슴이 서늘했다. “나영 아버지! 와 이라요? 나영 아버지!” 희수는 들판 가득 땅이 울리도록 소리쳤다. 마치 지진이 시작되듯 진동이 온다. 소리가 있을 때마다 주변의 땅이 예리한 음성에 의해 갈라질 상태다. “야, 네 와카노! 내가 언제 농약을 먹어라 카더나…….” 김만세는 이만억을 흔들었다. 그는 난간의 흙처럼 무너졌다. “네는, 지랄 총 맞는다고 농약까지 마시나! 죽어 감서도 내캉 해보겠다는 기가! 으이그, 흑흑흑…….” 김만세는 땅에 엎드려 통곡한다. “이 더럽은 인간들이 만나기만 하면 개지랄을 해샀터니, 결국은 이런 사단이 나구로 하나. 나영 아버지…….” 희수의 울부짖음에 질려버린 김만세다. 그 때 누군가 신고를 하였든지 구급차와 경찰차가 비상등을 켜며 달려왔다. “시부럴! 인자 내는 죽은 네나 마찬가지 아이가. 아, 법대로 해라!” 김만세는 그 순간 어디로 가야할 지 불안하다. 도망을 하자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어허, 갑자기 일하다 말고 와 이래 됐노.” 경찰차가 멈칫 서더니 급히 내린 경사가 다짜고짜 묻는다. “보소, 우예 된 기요?” 경사가 다시 묻자 김만세는 말을 얼버무린다. “내싸마, 아무 짓도…… 안 했오. 지 성질에 못 이기 갖고, 저 난리가 안 났소.” 김만세는 소리를 죽이며 당황한다. “아, 여기서 꾸물대지 말고 얼른 병원부터 싣고 가라.” 경사가 구급차를 향해 소리쳤다. “내싸마, 아무 짓 안 했오.” 김만세는 변명할 태세지만 눈길은 하늘을 향해 두고 있다. “당신, 보아하니 캥기는 일을 했나보네. 일단 같이 경찰서로 갑시다!” 경사가 김만세의 몸짓을 확인하며 소리친다. “난 아무 짓도 안 했오.”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미쳤다고 저 사람이 죽을 짓을 하요.” 경사가 김만세를 차에 밀어 넣는다. 이만억이 구급차에 실려 간 후, 왁자한 들판은 금세 고요하다. 그 순간 먼 거리에서 까마귀가 서럽게 운다. * 중환자실에는 온갖 기구들로 가득했다. 벽면에 위치한 산소기가 멀쩡한 사람을 기겁하게 한다. 산소기를 통해 이만억의 입으로 호스가 연결되어 있다. 산소기 통을 의지한 채 코와 입안을 연결한 호스로 거품이 부글거린다. 희수는 쓰러질 태세다. 복도에서는 이만억의 형제들이 모여 웅성거린다. 이만억이 전혀 가망 없어 보인다. 바로 그 때 옆 환자가 막 숨을 거두었는지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왁자하다. 그런 광경을 희수는 목격한다. 이억만이 앞으로 저렇게 될 수가 있겠다는 생각에 다리가 후들거린다. “우짜노. 아이고, 이 일을 우야믄 좋소…….” 바닥에 주저앉아 구천까지 사무쳐 갈 진혼곡 가락처럼 통곡한다.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다. 간호사가 곁눈질하며 눈치 준다. 그녀는 죽음이 막다른 것을 아는지 얼른 마무리가 되기를 바라는 눈빛이다. 동정의 눈빛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인상이다. “이 더럽은 인간은 어쩌고 있다카요?” 김만세를 원망하는 마음이 적지 않은 희수다. “아마도 구속이 될 낀지, 그 인간 조사 중에 있다요. 지금 당장 그놈아 화상은 접어두고 형님이 우야든동 깨어나기만을 기원하소!” 만억이 동생 억수의 차가운 대답이 소름끼친다. 억수는 배다른 시동생으로 희수에게는 신경이 날카롭다. 이 또한 애간장에 톱질하듯 한다. “아이고, 내싸마 도저히 이해가 안 가요. 저 화상을 우야믄 좋소…….” 희수는 김만세를 원망하며 그의 아내 전복수와는 자신의 신분과 흡사한 후처인 까닭에 의형제까지 맺은 관계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약속 따위는 섬진강이 휩쓸고 갔다. 서로가 후처인 까닭에 위하며 살아온 세월이 만만찮았다. 그러나 남자들의 심기로 인해 외면하기에 이르렀다. 눈꼬리를 살살 치켜세우며 눈웃음 하던 희수다. 속 깊은 까닭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사는 날 동안 굴곡 없는 햇살이 항상 눈부시기만을 희망했다. 집을 나서면 섬진강을 끼고 있어 좋았다. 수심이 깊은 곳은 없다. 머리 크기의 돌멩이가 햇빛에 눈부셨다. 물줄기는 변함없이 어디론가 흘러갔다. 수 세월이 지났어도 모습은 그대로다. 노을이 아름답고 휘황한 곳이다. * “전생에 우리가 무슨 업을 타고났는지. 내하고는 아무래도 전생에 형젠갑다…….” 희수가 은근히 전복수의 심기를 확인한다. “그러고 본께네, 형님 말씀대로 그런가도 싶네예. 앞으로 언니동생 하입시더.” 전복수는 희수에게 언니로 단정하며 의형제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들은 각자 본처가 죽고 후처로 들어온 신분이다. 형편을 서로가 이해하더니 서로에게 동정심이 많아졌다. 화개장에 가는 날이면 앞다투어 서로의 필수품을 염려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지난날의 추억이 되고 말았다. 언젠가부터 행정에서는 논마다 경지정리사업이 한창이었다. 논마다 포크레인으로 바닥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봄이 오기 시작할 무렵까지 작업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이듬해부터 각자의 논이 사각으로 완성이 되자, 김만세와 이만억의 의심 가득한 일은 하늘을 치솟았다. 눈짐작으로만 가능한 행위는 문서 따위는 필요 없는 과장스러움이 시작되었다. “도둑놈의 새끼가요! 네는 내 논 평수를 더 갖고 가놓고 쓰다, 달다 말도 없노.” 김만세가 침을 훅! 뱉더니 이만억의 멱살을 쥐고 흔들었다. “야이, 자슥아, 내가 할 말을 네가 하나. 내 평수 떼간 만큼 돈이나 주라. 이 논이 시가로 일마인지는 잘 알 끼다. 이런 순 날강도 같은 자슥이요, 공짜 물라 카네.” 이만억이 발악발악 소리쳤다. “문디 자슥아! 뭐라? 돈이 썩어 자빠졌던갑다. 네인데 돈 주구로…….” 김만세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따졌다. 그들은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를 옆에 두고 시퍼런 억지를 부렸다. 물살은 어제와 변함없이 줄기차게 흘러갔다. 모래가 훤히 물밑에서 빛을 발했다. 그러나 이런 경지에 호감은 뒷전이다. 자신의 욕구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그들은 골목에서 신발 소리만 들어도 신경이 곤두서 있다. 이불속이 아무리 따뜻하고 편안해도 불안은 뇌리에서 떠나지 못했다. “흥, 썩어 문드러질 놈의 새끼!” 이만억이 김만세의 생각과 흡사한 까닭을 갖고 있다. 거듭되는 오해로 인해 가슴이 떨려 숨을 쉬지 못할 지경이다. 종종 이런 현상이 생긴 후론 병원을 자주 찾았다. 이 또한 병명이 뚜렷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설령 이런 일이 거듭되는 동안에도 병이 완치되기를 희망하며 병원에 다녔다. “푹 쉬세요. 마음이 답답한 것은 과로가 겹쳤다는 것도 무시 못해요.” 의사는 이런 처방을 내렸다. 이만억의 약봉지는 방안 구석에 쌓여갔다. 오전에도 김만세와 다투면서 목을 조이는 실랑이를 했다. “개자슥이요. 네는 우얀다꼬 죽도 안 하고 명줄이 그렇게 길다 카노!” 김만세의 멱살을 쥐던 이만억이 소리쳤다. “지랄 육갑떨고 있네. 네가 먼저 죽으면 내 생각해보지. 자슥이요, 하늘이 무섭도 안 하나. 어데서 기상이 살아서 하늘 높은 줄도 모르고…….” “문디 자슥이요, 이것 놔라! 네하고는 상종도 못할 일이다.” 그들은 어제도 갑장들의 모임에서 이와 같은 싸움을 했다. 당연하게도 갑장인 친구들 또한 무시를 하는 상황이다. “여기 같이 있다간 물들겠다. 우리 저 쪽에 가서 남은 이야기마저 하고 가자.” 친구 허경환이 이들을 따돌리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허허허, 자슥! 웬만하면 화해하고 살지. 나이 들어감서 같은 동네에서 뭔 짓이고.” “그렇기! 섬뚝시럽다. 저, 하는 짓꺼리가 꼭 아들 싸움하는 것 같데이.” 여럿 친구들이 이렇게 구시렁거린다. 그러나 누구의 충고도 상관할 처지가 아니라는 듯 행위에 변함이 없다. 모임이 끝나는 순간에도 종종 싸움을 했다. 그러나 홧김에 이만억이 먼저 모임장소에서 일어나 집을 향했다. 자전거 페달을 저으며 오래도록 달렸다. 실개천은 변함없이 섬진강 쪽으로 흘러갔다. 하늘은 몹시 파란 빛이다. 산 그림자가 여전히 강 가운데 내려와 있다. 어떤 힘이 났는지 또 화가 불끈 솟는다. 김만세는 뒤를 따를 태세더니 여직 보이지 않는다. “미친놈의 새끼! 뭔 용천한다고 안 오노. 내 허물 허들시리 하겠네.” 이만억이 친구들의 표정을 생각한 때문인지 속이 부글거린다. “그런다고 내가 눈 하나 까딱할 사람가. 네들끼리 많이 시부리라.” 그는 속이 부글거린 탓인지 목에 딱 달라붙은 가래를 힘껏 뿜는다. * 화개면 탑리의 바람은 고요했다. 팽나무 그늘을 찾아 앉고픈 나영이 거리가 먼 것 같다. 불볕 같은 햇볕이 정수리를 파고든다. 집세를 제때 내지 못해 쫓겨난 나영은 팽나무 아래서 한숨이 잦다. 온갖 잡동사니들로 가득한 세간들이 차에서 풀어 놓았으나 흡사 쓰레기 더미 같다. 남편 윤생이 연고지도 없이 떠난 지 일 년이 넘었다. 어디서 무얼 하는지 소식이 없다. 전화 연락마저도 끊어진지 오래이다. “아이가, 이 젊은 사람은 어쩌다가 이 꼴이 된 기고.” 종이짝처럼 구겨진 양동이와 호미를 든 미순네가 세간들을 살피며 은근슬쩍 걸음을 멈추며 깜짝 놀란다. “어쩌다가 이 모양이고? 쯔쯔쯧, 그러고 본께네 네, 나영이 아이가…….” 미순네는 눈을 부릅뜨며 상황을 살핀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기고? 어디 갈 때가 없어서 이러고 있나, 으잉.” 미순네는 놀란 모습에 나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있다. “야야, 나영아! 말 좀 해봐라. 와 이카노?” 미순네는 더없이 걱정이다. “세상에, 네가 이럴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미순네가 나영이 곁에 주저앉는다. “아줌마…….” 나영은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이다. “시집 간지가 월매나 된다꼬…….” 미순네는 나영의 형편을 세심하게 아는 동네 취재기자다. “그렇게 됐어예…….” “그럼, 네 어매는 알고 있나?” “모르심니더.” “아이가, 그럼 이 일을 우얄라카노?” “그래서 이러고 있다 아입니꺼…….” “아이가, 참말로 갈 때가 그렇게 없더나. 용강리 어른들은 이 사실을 모르나?” “이런 일이 있는 줄은 모르심니더…….” “아이가, 네가 그래도! 여기보담도 시집에 들어가야지. 예는 오는기 아이다. 그러고 네가 시방 여기에 온 것 또한 잘못이다. 네 집 사정은 아나? 쯔쯔쯧…….” “…….” “참말로 사람 사는 것이 별것 아이데이. 뻑 하면 짐 싸갖고 나오는 젊은 것들이 많다더만은, 그래도 집 나오는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 그나저나 네 어매 알믄 큰일이데이. 우얄라카노, 나영아! 쯔쯔쯧…….” “내도 많이 참고 살았어예. 그 더럽은 놈의 인간이 집나간 지가 벌써 일 년이 넘었다 아입니꺼…….” 나영이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편 서윤생이 지금껏 어디서 무얼하는지 야속했다. 홧김에 살림살이를 몽땅 싣고 친정동네에 와 있는 신세 또한 서러웠다. “네들은 아직도 아 소식은 없나? 그래도 나매가 집에 들어서면 아 울음소리가 나야 사는 맛이 있고 그러제. 그래야, 너거 서 서방도 집에 붙어 살 것 아이겠나…….”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 안 합디꺼……. 무슨 재주로 아를예…….” 나영이 서럽게 운다. 윤생이 야속하기만 한 것이 중 팔자처럼 사방으로 떠돌아다님을 기억한다. 한 해의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와도 그는 집을 찾아오지 못했다. 어디서 누구에게 얻어맞아 죽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윤생을 기다리는 날이 지겨웠다. 북쪽 들판을 바라보기도 하고 구름 같은 공상에 젖어들기도 한 기다림이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독기를 먹은 마음이다. 들려온 소문에 의하면 살림을 차렸다는 말도 간혹 들려왔다. “문디, 같은 기! 내 속이 문드러지구로 안 하요. 으흐흑…….” “살다보면 별일을 다 겪는다. 그런 기, 사람 사는 일이다. 지금이 고빈 갑다.” 미순네는 부레옥잠 같은 손으로 나영을 다독였다. 부족하고 모자란 경험을 말했다. 너무도 예쁜 나영을 미순네는 안타까웠다. “아, 모르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예.” 나영은 먼 거리에 있는 벼랑이 보이는 곳으로 눈길이 가 있다. * 탑리의 들판은 나락이 익어갔다. 돌담에 둘러싸인 집 마당에는 닭들이 모이를 먹고 있다. 조금 전에 고추를 따고 온 전복수는 집주변을 살핀다. “내가 그래도 이 집에 와서 살림이 풍성해졌지, 누가 이렇게 해놓고 살 끼고…….” 누가 있는 듯 흡족한 말을 한다. “실안댁이 보래! 네 이러고 있을 때가 아이다. 어서 정자인데로 가봐라. 아무래도 너거 나영이가 일내고 온 것 같더라.” 미순네가 숨을 몰아쉬며 전복수에게 소리친다. “으잉, 갑자기 우리 나영이가 와?” 전복수는 자갈 소리를 내었다. “리어카라도 끌고 가봐라. 살림살이란 살림은 몽땅 싣고 왔더라.” 답답한 미순네다. “감감 무소식이던 가시나가 우얀다꼬, 이삿짐은 또 뭔 말이고?” 전복수는 KTX가 출발하듯 골목을 빠져 나간다. “아이가, 리어카라도 끌고 가야 짐을 싣고 올 것 아이가! 저 여편네가 갑자기 실성했나…….” 미순네는 뒤따라 달렸다. 좁은 골목을 급히 뛰어 가는 동안 땅이 울고 햇살 받은 땅에서 먼지가 일었다. 좁은 길가로 물이 흐르는 도랑이 겹친다. 작은 물줄기가 이들이 달리는 방향을 향해 흐르고 유유하다. 장마철이면 검붉은 황톳물이 무섭게 휩쓸고 가는 곳이다. 배부른 능구렁이가 기어가던 곳이다. “나영아, 네가 지금 뭔 짓을 하고 있는 기고? 예가 어딘 줄 알고! 와 이런 꼴을 보이고 있노. 당장 도로 싣고 가지 못하겠나? 아이고, 문디 가시나! 엊그제는 네 애비가 내 복장을 터지게 하디만은, 인자는 네가 낼로 피 말릴라 카나!” 따가운 햇살이 팽나무가지 사이로 파고들어 복수의 머리를 쏴된다. 저 적막한 곳에서 울음이 터진다. 전복수는 몸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이웃과 싸움이 있은 후 경찰에 불려간 김만세를 원망하며 운다. 바람 잘 날이 없는 현실이 무섭다. “네 서방은 어데 가고? 네만 덜렁 이렇게 왔더나, 으잉?” “몰라!” “뭣이라? 서방이 어데 간 줄도 모르고 사나.” 전복수는 윤생이 원망스럽다는 듯 하늘을 우러러본다. “그 놈의 자슥하고는 인연이 아인기라. 내가 누누이 반대를 했는데도 뿌덕뿌덕 우기디만은 잘 한다. 부모 말만 잘 들으면 자다가도 먹을 기 생긴다고 했다. 네는 우얀다고 하지 말라는 결혼은 해갖고 내 속을 와이래 뒤집노.” “나도 인자 와서 후회한다. 내가 이럴 줄 알았나…….” “문디 가시나! 내가 진즉에 학교 선생 하는 윤호인데로 시집가면 아무 걱정 없을 끼라고 했는데 눈도 깜짝 안 하더만은…….” “엄마, 지난 일 생각하면 뭐하노. 내 인자 혼자 살라고 작정했다.” “뭐라, 이유가 뭔데?” “아무래도 그 인간이 죽은 상 싶다. 소식이 도통 없어갖고 이러고 살아서 뭐하겠노 싶어서 예까지 온 기다.” “예까지 와서 뭐 할 낀데? 네 애비 성질을 모르고 하는 짓가?” “설마, 자식인데 죽이기까지 할라고.” “쳇, 잘하면 식구고 뭐고 다 죽일 성 싶다. 넘도 못살게 하는데 뭔 짓을 못하겠노.” 전복수는 몇 일 전의 일을 회상한다. 이만억이 아직도 혼수상태로 있는 것이 두려웠다. 이웃집과 원수진 삶이 또한 두렵다. 생각이 깊을수록 속이 상한다. 수없이 부딪히며 살아온 이웃이 저러고 있으니 가시방석이다. “내가 그래도 마음이 놓이는 곳이 친정이더라. 엄마, 조금만 있다가 다시 나갈게.” 나영이 사정한다. 자식을 어쩌지 못하는 전복수다. 머릿결이 비단결 같은 나영이다. 이렇게 아까운 딸이 제 살길을 못 찾고 방황하는 것이 안타깝다. “네들은 아직도 이러고 있나, 얼른 이 살림살이를 없애든지 싣고 가라 해라, 와 이래 있노. 남사시럽구로. 으잉?” 미순네가 보다 못해 걱정이다. “아이고, 내 팔자야! 올해 들어 삼재가 들었나, 와 이카노…….” 전복수는 펑펑 운다. 사람마다 비웃는 것도 부지기수다. 소문이 두렵고 또한 무시하려는 심산이 많다. 목을 들고 다닐 수가 없는 형편이다. 인기척에 놀라면 움츠리고 다닌다. 그런 순간에는 문득문득 쥐약이라도 먹고 싶은 심정이다. 한때는 물가나 논으로 겁 없이 다닐 때가 그립다. 적막과 고요가 밀려든다. * 동쪽 작은방을 대충 치우고 나영이 세간을 끌어 놓았다. 그런데 이 또한 무슨 연유인지 윤생에게서 뜻밖에 연락이 왔다. 그가 탑리에 와 있다는 전화가 온 것이다. 나영은 밉기까지 하던 윤생이 순간 화가 말끔히 사라진다. 나영은 속히 읍내로 가기 위해 분주했다. 그리고 무엇을 입을까도 고민된다. “그렇게도 좋나! 무소식인 나매가 뭐가 그리 좋노…….” 전복수가 마당에 빨래를 널며 비웃는다. “엄마가 내 심정을 다 아나. 그래도 이유는 들어봐야지. 살아있다는 것이 반가워서 그렇다. 내 얼른 뎅겨올게.” 나영이 대문을 박차고 나선다. “얼른 짐 싸서 나갈 생각부터 해라. 앞으로 우얄 낀지도 물어보고. 이혼을 하든 우야든 얼른 결판을 내고 오이라. 문디 가시나, 밉다할 때는 언제고…….” 대문을 나서는 나영을 향해 전복수는 악을 쓴다. “가시나, 서방이 저렇게 좋을까…….” 나영을 향해 전복수는 웃음이 난다. “아, 네 시방 집에 있었나?” 미순네가 또 무슨 소식을 전해주려는지 급히 왔다. “뭔 일이 또 생겼나, 와 카는데?” 순간 뇌리에서 찌릿함이 전해진다. “아이구, 우야믄 좋노. 만억이가 죽었단다. 하기사, 요새 젊은 사람들 말로 그 독한 농약을 원샷을 했으니 안 죽고 베기나…….” 미순네는 전복수의 표정을 살핀다. “아이고, 우야꼬……. 우리 나영이 아베는 인자 사형이겠다. 이 일을 우야믄 좋노.” 전복수는 빨래를 말리다 말고 그대로 주저앉는다. “이일을 인자 우야믄 좋노, 으잉! 이 화상이 인자는 우예 될 끼꼬.” 전복수는 통곡하며 어쩌지 못해 안절부절이다. 그 죽음은 너무나 처참한 일이다. 남편 김만세와 연관된 일이니 더욱 불안하다. 요며칠 전부터 까마귀가 뒷동매에서 몹시 울었다. 무슨 원한이 맺힌 사람들인지 욕망의 잔여물로 인해 죽음을 택할까 생각된다. 최근에 밤이 들고 어둠이 내리면 줄곧 긴장하며 지냈다. 이웃은 전복수에게 별 말이 없다. 자신의 위치가 여의치 않음을 직감한다. 만억이 약을 먹게 한 장본인의 가족이므로 범죄에 가담한 사실로 여겼다. 그런 의도에서인지 사람 발길 끊어지고 단순히 홀가분한 기분으로 미순네가 찾아와 속을 달래준다. 그동안의 긴장과 초조가 뒤섞여 복잡한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은밀한 목소리로 다독여준다. “어, 여기다!” 윤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카페 입구에 들어선 나영을 부른다. “문디! 야 이 화상아! 네는 대체 어데서 뭘 하고 처돌아 뎅깃더노?” 사방이 두렵지 않는 나영이다. 주변은 영문도 모른 채 윤생과 나영을 바라본다. “손님, 조용히 해주세요!” 주방에서 상냥한 아가씨가 혼비백산하여 달려와 충고한다. “내가 지금 이 상황에 네 면상을 갈아 문때고 싶다. 도대체 네는 뭐하는 인간이고?” 나영이 그래도 소리치며 자리에 앉을 기미가 아니다. “와 카노! 사람들 보는데…….” 윤생은 얼굴을 들 수 없다. “야 이, 인간아! 네가 언제 넘 눈치보고 살았나? 어데서!” “안다, 안다! 네 심정을 내가 우예 모르겠노. 성부터 내지 말고 앉아 봐라. 그래야 내가 변명이라도 할 것 아이가.” “문디, 저승사자는 아직도 네를 안 될고 가고 뭐 한다더노?” “아이고 네 그러고 본께네 말 한번 잘했다. 안 그래도 요즘 내 사업이 저승사자하고 동업자 아이가. 잘 들어 보거라. 그럼 내 사정을 잘 알 끼다.” “아, 염병하고 자빠졌네.” 나영은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내 이곳까지 올 시간이 없었는데 급한 일이 생겼다 아이가.” 윤생이 나영의 붉어진 얼굴을 보다 못해 해명하게 이른다. “뭔 일 있는데, 네까짓 게 뭔 일이…….” “내 그동안 풍수쟁이가 돼 갖고 여기저기 돌아뎅긴다. 소문 못 들었나? 내가 용하다는 소문 못 들었나. 좀 있어봐라. 곧 그런 소문이 장안에 짝 깔릴 낀간에…….” 윤생이 나영의 눈치를 본다. “미친, 살다, 살다 별짓을 다하고 자빠졌네. 인간아, 가정을 가진 가장이란 것이 생활비는 어데 가 있더라도 보내 줘야 하는 것 아이가?” “아, 그래! 그건 내가 잘못했다. 이것 갖고 우선 쓰고 있어라.” 윤생은 지갑에서 수표를 꺼내준다. “아이가, 이기 돈이 좀 되는 기가? 뭔 수표씩이나!” 나영이 의아한 눈길을 한다. “이런 일도 재미가 쏠쏠한 직업이다. 무시하지 마라!” 나영의 눈치를 보며 어깨에 힘을 준다. “돌팔이 아이가? 사기 치다가는 영창간데이!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초치지 마라! 그래도 서방이 하는 일이다.” “네가 내인데 신임이 가는 일을 했어야 말이지.” 수표를 쥔 나영이 숫자를 헤아린다. “근데 이거 얼마짜리고? 하도 숫자공부가 안 돼놔서…….” “그것도 못 읽나? 네 대학졸업장은 그냥 받았나. 어데 뒷문으로 들어가서 졸업장을 받았더나, 와 이카노!” “네가 내인데 언제 돈을 줘 봤나. 사람을 우예 알고…….” 나영이 욱하는 심정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기세다. “내일까지 일 봐주고 청주로 갈 끼다. 그동안 고생이 되더라도 좀 참아라.” “아, 또 어데 간다카노. 그럼, 전화라도 제때 받든지. 뭔 전화통은 똥폼으로 갖고 뎅기나? 내 속이 속인 줄 아나. 다 녹았을 끼다.” 나영이 지난날을 생각하며 가슴을 툭, 툭 치며 악을 쓴다. “안다, 와 안 그렇겠노. 그래도 가장이 돈 벌러 나가서 일하는데 재수 없는 말은 하지도 말거라.” “적어도 인간이라면 이러는 기 아이지. 어데 가더라도 우리 같은 살림 사는 부부가 어디 있더나.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어데 있더노. 그만큼 싸돌아 뎅김서 보고 느끼는 건 없었나. 그런 것도 유심히 안 살피고 뭐 하러 뎅기노.” “알겠다! 오늘은 아마도 망림 동네에 가서 묏자리 보는데 갈 끼다. 아, 그러고 본께네. 처갓집하고는 가까운 동네네. 일 끝나고 저녁에 들릴지 모르겠다.” “문디, 네는 울 엄마인데 죽을 각오하고 와야 될 끼다.” “너무 겁부터 주면 내가 마음 편하게 가겠나?” 윤생이 죽은 이만억의 인척을 통해 지관으로 청을 받았다. 사실 영문을 모르는 윤생이다. 여름 가뭄이 되면 이웃과 물싸움이 잦던 이만억이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장지가 될 위치를 봐야 한다는 청을 받은 것이다. 심한 가뭄이 오면 이웃과는 항상 말썽이 나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이 또한 누군가 갈라진 논바닥에 물을 끌어가기 위해 물꼬를 막는 날이면 이유 불문하고 틀어막는 이만억이다. 물 욕심이 많아 타인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다. 자신만 우선인 셈이다. 그는 누구를 막론하고 물구멍에 손을 못 대게 하는 어깃장을 부렸다. 이만억이 약을 먹기 전에도 이런 싸움이 벌어진 건 사실이다. 이로 인해 그의 죽음은 동정심이 없다. 이런 실태를 모르는 윤생이 탑리에 와 있다. 나영이 걱정 때문인지 얼굴은 불쾌한 기색이다. “울 엄마가, 살다 살다 별짓을 다하고 뎅긴다 카겠다.” 나영이 엄마 전복수의 걱정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긴장과 초조가 밀려온다. “야! 먹고 살기 위한 긴데, 뭔 짓을 못하겠노.” 윤생이 삶의 질곡이 많은 듯 사설이 즐비하다. 세월의 흐름은 멈출 수 없는 것임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누가 부르지 않아도 갈 데가 많은 사람이다. 길을 가다가 섬진강 물줄기를 하염없이 바라볼 때가 많았다. 흐르는 물가에 앉아 마음 적적한 날이면 넋이 나간 표정도 부지기수다. 돌을 베개 삼아 누워 솜털 같은 구름을 향해 헛소리는 당연했다. 그런 윤생이 섬진강 물줄기를 보며 걸어온 삶을 회상한다.
* * [작가 노트]
유유히 흐르던 에메랄드빛 섬진강
가을은 빛깔이 있어 좋다. 이런 계절은 어디든 나서고 싶다. 나름은 황홀지경이다. 그러나 길을 나서면 바람이 차갑다. 분명한 것은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즈음이다. 나는 현실을 벗어나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가야 할 곳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하동을 배경으로 섬진강 주변을 다녀온 일이 있다. 몇 차례 다녀온 일이지만 한가지 이유는 따른다. 바람에 나풀거리던 나뭇잎은 곳곳마다 형형색색이고 곱게 물들어갔다. 색깔이 붉은 것이 눈부셨다. 또한 단풍잎을 닮은 사람들의 의상이 울긋불긋하여 단풍잎이 움직이는 듯했다. 그 순간은 햇빛을 받아 섬진강을 바라보기 힘들었다. 유유히 흐르던 섬진강은 에메랄드빛이었다. 백사장을 배경으로 굽이굽이가 아름다운 그림 같았다. 사람의 신체적 구조다운, 엉덩이처럼 또는 처녀의 허리 같은 강물이 동네를 비껴갔다. 내게는 생기한 곳이기도 한 것이 어느 산중에 버금가는 데였다. 차나무가 많고 굽이굽이 경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나무로 즐비했다. 차량이 가는 방향에 따라 모양새가 특별났다. 특히 나와 흡사한 삶의 공간이 여기저기 숨어있었다. 그들도 마찬가지로 세상에 관해 속성이 숨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나름은 눈여겨 볼 가치가 있었으니 이 또한 안주한 까닭이다. 농사짓는 이웃이 서로의 앙금이 풀리지 않음을 목격한다.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삶이 숨어 있는 까닭이 만만찮다. 이들은 세월이 흘러서도 구설수가 따랐다. 물론 일파만파지만 이웃의 딸이 하동으로 시집을 간 것은 십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녀는 세월이 만만찮았는지 종종 소식이 온다. 나영이가 시숙을 보면 겁을 먹는다고 했다. 살기가 넉넉지가 않아 친정만 찾으면 주눅이 들었다. 이런 비중은 신세타령이 않을까. 그러나 나영이 문제만은 아니다. 걸핏하면 사니 못사니 하는 것이 모두의 판단이다. 여기에 즈음하여 구설수의 일부를 증거할 뿐이다. *
황보정순 대한민국디지털문학상 본상 수상(소설상) <한국문학세상> 편집국장 한국공무원문학협회, 경남문인협회, 한국사이버문인협회 회원, 전국편지마을 동인 장편소설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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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웃간의 갈등이란 당초 보잘 것 없는 사소한 꼬투리에서 시작되는데....
농촌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건들을 섬진강과 함께 섬세하게 풀어내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일일이 작품에 관심을 갖고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운 겨울날씨예요.
감기조심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