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전문기자들이 직접 다녀온 둘레길 33
관악산의 지맥을 이어받은 국립현충원 능선은 북동쪽을 향해 열린 U자 형태를 보인다. 봉황이 알을 품은 봉황포란형 명당이라는 풍수지리가들의 말을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동작동 국립현충원은 낮고 부드러운 능선이 아늑하게 외곽을 두른 것이 누가 봐도 명당 중 명당이다. 여기에 한강이 문 앞을 유유히 흐르고 있으니 조국을 사랑한 님들이 조용히 영면을 취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이런 길지(吉地)의 아늑한 숲 산책로를 안팎으로 순례하는 이 코스를 걷고 나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한층 커질 것이다.
국립현충원을 연결하는 동작역은 서울 도보여행 코스의 중요한 관문이다. 국립현충원의 지세를 이루는 서달산 능선의 시작점이 되기도 하고, 서리풀공원과 연계되는 반포천 허밍웨이가 역에서 곧장 연결되기도 한다. 그리고 포장길이 많은 편이지만 한강시민공원으로 나가 유채꽃밭이 아름다운 서래섬을 거쳐 반포분수다리(잠수교)를 건너갈 수도 있다. 그렇게 할 경우 용산가족공원까지 가는 수변길을 한가로이 걸을 수 있다. 그 밖에도 몇몇 다양한 코스들이 동작역에서 시작하거나 거쳐 가도록 꾸밀 수 있다.
동작역 3번 출구로 나와 계단을 내려가면 50m 앞에 서달산 능선으로 곧장 치달아 오르는 나무계단 입구(2)가 오른쪽에 있다.
명당 중 명당을 걷는 숲길 산책
계단을 다 오르면 이후엔 그야말로 걷기 좋은 숲길만 열려 있다. 오른쪽으로 국립현충원 담장을 끼고 걸으니 길찾기는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고소한 와플과자 무늬의 높다란 콘크리트 담장이 답답하다고 여겨질 즈음, 어느새 회색 담장은 초록색 울타리로 옷을 갈아입고 현충원 안쪽의 공기를 뱉어내기 시작한다. 초록 울타리를 동무삼아 녹음이 자욱한 숲길을 5분 정도 걸으면 국립현충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문이 보인다. 담장길에서 현충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세 개의 개방문 중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사당동 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두 번째 문인 ‘상도동 문’을 이용할 것이니 담장을 따라 15분 정도 더 울타리 숲길 산책을 즐기자.
그러면 어느새 현충원으로 진입할 ‘상도동 문’ 앞에 다다른다. 문을 넘어 국립현충원 안으로 들어선다. 자연스럽게 길은 왼편으로 뻗는다. 안으로 들어왔으니 지금껏 오른쪽에 있던 담장이 왼쪽에 있게 된다. 잿빛 콘크리트 담장이지만 그 위로 넝쿨이 주렁주렁 매달려 삭막한 느낌은 없다. 담장과 멀어지며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저절로 제 모습을 갖춘 현충원의 참나무숲길을 걷는다. 길이 내리막으로 바뀌며 시멘트로 포장되었다. 곧 왼쪽으로 현충원에 잠든 호국영령들을 좋은 세상으로 인도하는 호국지장사 사찰 경내로 들어설 수 있다. 이 절은 국립현충원이 지어지며 함께 건립된 사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통일신라시대에 도선국사에 의해 갈궁사(葛宮寺)란 이름으로 최초 창건되었다고도 하고 고려 공민왕 때 보인스님이 세웠다고도 하는 천년고찰이다.
묘역 순례 후 은행나무길로 타박타박
지장사에서 2,500위의 지장보살상을 등지고 경내를 빠져나오다 보면 오른쪽에 시원한 물이 콸콸 쏟아지는 약수터가 있으니 기분 좋게 목을 축이고 다음 길을 잇자. 5분 정도 이 길을 걸으면 오른쪽으로 박정희 대통령 내외 묘소 입구다.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하고 나온 후에는 그보다 아래쪽에 모셔진 김대중 대통령 묘소와 이승만 대통령 묘소도 차례로 참배할 수 있다. 내 나라 조국을 사랑했던 이 분들의 마음을 가슴에 안고 다시 박정희 대통령 묘역 입구 부근에서 시작되는 솔냇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솔냇길은 국립현충원의 남서쪽을 감싸는 길로 동작동 현충원이 품은 가장 아늑한 산책로이다. 서달산 기슭으로 곧게 뻗은 이 길은 아랫녘으로 넓게 자리한 묘역의 참배길과는 개별성을 가진 휴식의 공간감같다. 솔냇길이라는 이름은 솔향이 그윽하다는 말일 테지만 실상은 은행나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 여성조선
진행 백은영 취재팀장 | 취재 월간 산 취재팀 | 사진 조선일보 DB
자료협조 서울특별시 관광과(www.visitseoul.net)
첫댓글 저희 동내이네요 산책로길로 넘 좋아요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즐거운시간 보내세요~
정보 갑사합니다
감사합니다~즐거운시간 보내세요~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즐거운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유익한 정보 잘보고갑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