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막에서 지내던 어느 날 오후시간 몸살이 느껴졌습니다. 일반 감기와 달리 오한이 뼛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느낀 것입니다. 살아오면서 이런 경우를 느낀 것은 다섯 차례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 이럴 적마다 약을 사 오셔서 먹도록 하신 것은 대부분 아버님이셨습니다. 퇴근길에 회사 주변 약국에서 약사의 처방으로 준비하신 약을 먹은 후 솜이불을 뒤집어쓰고 아랫목에 누워 여러 날을 고생하다 기침이 극성을 부린 후 목이 붓고 숨소리도 거칠어지다 서서히 차도가 보이기 시작하는 감기는 독감증세였습니다. 잘 걸리지 않지만 한번 걸렸다 하면 긴 시간 고 생해야 하는 병이었습니다. 백신을 맞으면 이 또한 여러 날 고생하고 겨울이 지나가는 동안 감기증세 같은 조짐이 떠나지 않는 기분이 들어 한 2년 전부터 백신을 기피하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독감이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 일단 상비약으로 준비하고 있던 독감치료제를 약상자에서 찾아 복용한 후 버티기로 하고 매끼 식사는 국 위주로 차려 먹은 후 휴식을 취하며 여러 날을 넘기다 마석 글라라의 집 관련 건축위원회의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토요일 오후 상경하여 서울 집에 도착 평소 다니던 병원에 들러 의사와 상의 후 처방을 받고 몸조리를 하였으나 독감증세는 아직도 열이 높고 오한이 깊어 극성을 이어가 건축위원회의 참석을 못한다는 사실을 통지한 후 줄곧 약을 복용하며 휴식을 갖었습니다. 한 열흘이상 고생 끝에 조금씩 차도가 보여 이젠 안정기에 들게 되어 1월 정기 모임 산행에 참석해 보았습니다. 길을 나서면서 조심스럽게 행장을 간편하게 꾸리고 보온성이 좋은 재질과 속건성이 좋은 속 옷과 중간 옷을 선택하고 통기성이 좋은 코어텍스 재질의 옷을 방한을 막아주는 방풍 옷으로 선택하고 안면부와 목 부위도 단단하게 여미고 집을 나섰습니다. 다행히도 날은 봄날과 진배없었습니다. 대기 오염도 제로 상태, 가시거리도 최고였으며 하늘도 청명하고 흰구름이 곱게 수놓으며 평화로운 안정감이 사람들이 구성해 놓은 도시문명 안까지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미리 자신의 컨디션과 독감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상태라는 사실을 공지한 후 행선의 선택을 주관하며 악우들을 이끌며 최초 능선상에 올라섰습니다. 오른 후 가시거리가 너무 좋아 도시문명 속살을 살피며 서 있자 뒤쳐져 오르는 악우 한 명이 소리 질러 시선을 끌어당겨왔습니다. 사진을 찍어 주겠다는 신호였습니다. 능선 초입에 잠시 머물다 조망권이 좋은 동쪽방향 절경 지를 찾아 걸어 올랐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 하며 동행 악우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목적지에 도착하자 다들 탄식과 함께 외마디 비명으로 자신의 감상문을 감탄사로 바꾼 후 허공에 툭 던져 놓았습니다. 가만히 서서 경치의 구심점을 탐색하며 즐기다 가만가만 사자성어가 떠 올랐습니다. 천지동근(天地同根)~~ 하늘과 땅은 같은 뿌리라는 뜻입니다. 하늘의 영향에 의하여 존치여부가 증명되는 땅 위의 모든 것들이라는 진리가 새삼 다가선 것입니다. 사진에는 기본적인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빛과 구도와 배경입니다. 빛은 물체(피사체)의 식별과 존재감과 분위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구도는 형태적 성숙 조건에 기여하고 배경은 안정과 불안정을 가늠하며 멋과 평화로움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합니다. 이 세 가지의 충족여부가 좋은 작품의 구성원칙이 되는 것입니다. 인간사회에서도 삶의 배경에 따라 순 기능과 역기능이 갈라지듯 사진도 배경에 따라 불안정과 안정의 차이가 보는 이의 마음을 갈라놓습니다. 사람의 감정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로운 감정입니다. 시각적으로 불편하면 금세 불안한 감정에 휩싸이고 경계심이 생기게 됩니다. 눈 길이 자주 간다는 조건은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받아들이려는 마음과 거부하기 위한 명분을 정리하는 마음입니다.
오랜만에 하늘과 땅의 조화를 통해 멋진 풍경을 절경 지에 서서 만끽하며 독감의 후유증을 털어내며 서 있었습니다. 자신의 어젯밤에 산행결심이 좋았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 행선을 이어갔습니다. 저 멀리 평내 마을과 그 뒤로 천마산을 조망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하고 등을 돌려 돌아 섰습니다.
대부분 우리나라 아름다운 지형은 대부분 천(川) 곁에 있으며 산천(山川) 조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山) 명승지(名勝地) 또한 강을 끼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곳에는 모진 바람길이 있고 언제나 소나무 숲이 있어 절경을 이룹니다. 바람은 씨앗을 나르고 나무의 성장기를 만들며 관리하는 주체자가 됩니다. 그리고 물과 빛이 함께 공모하여 나무의 형태를 좌우합니다. 소나무는 암수를 함께 지니고 있는 나무입니다. 상처가 생기면 스스로 송진을 내뿜어 차단하여 병충해와 수피의 손상을 막아 생명을 강인하게 이어나가는 나무가 바로 소나무입니다. 대부분 솔잎은 두 잎으로 구성되어 있고 소나무과로 구분되는 잣나무만 솔잎이 다섯 잎입니다. 절경지 부근 소나무 숲에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어 보고 가기로 하고 다가섰습니다. 한 뿌리에서 올라온 세 가지가 서로 다르게 얽히며 멋진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소나무입니다. 조경수의 가치로만 따진다면 상상할 수 없는 금액으로 환산될 수 있는 소나무입니다. 소나무 숲에 잠시 머물며 1월에 이어서 우리 곁으로 찾아 올 신춘의 기운을 기억하며 소나무 숲을 벗어나 다시 길을 이어나갔습니다.
노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늘 제한적인 사고에 길들어 가는 자신의 처지에 반감을 끌어올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다독이는 경우가 참 많은 것이
요즈음 처지인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래전 젊은 날부터 태니스에 심취해 살던 적이 있었습니다. 동호회를 만들어 거주하던 아파트 단지 내 태니스장을 근거로 열심히 운동하던 시절 간혹 엘보와 발목 부상으로 종합병원 물리치료실을 찾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노는 병원직원들과 사진촬영 동호회를 만들어 출사를 다니던 시절이라 후원을 아끼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어느 날 회사로 불쑥 전화를 걸어온 제노는 카메라를 사달라는 뜻을 전해와 당시 회사직원 중 모대학 사진학과를 졸업 한 홍보를 담당 직원이 있어 구매건에 대하여 의뢰를 하였습니다. 당시 카메라는 귀중품에 속해 수입되지 않는 제품인 관계로 구매가 쉽지 않았지만 그 직원을 통해 니콘카메라 FM2라는 기종을 구매하여 선물하게 됩니다. 당시 상당한 금액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승합차량을 구매하여 출사를 나갈 경우 회원들을 출사지까지 이동시킨 후 저는 아이들과 출사지에서 소일하며 소풍을 하듯 보낸 적이 많았습니다. 이에 회원자격을 얻게 되고 추후 제노가 니콘 601 카메라를 역으로 선물해 주어 사진을 찍는 일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당시 유명 사진작가의 지도를 받으며 매년 전시회를 열기도 하였습니다. 가메라의 조리개가 오각형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펜타콘이라는 사진클럽으로 명명하고 더불어 카메라와 아주 오랜 시간 보내게 된 것입니다. 이 당시 회원이었던 분이 물리치료실 실장인 관계로 물리치료의 도움을 받은 적이 많았습니다. 발병으로 치료차원에서 방문한 어느 날 평생 기억하고 살아야 할 소중한 말을 실장님을 통해 듣게 됩니다. 대부분 물리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속성은 자신의 몸을 갖고 실험하려다가 발병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입니다. 내가 그까진 것을 왜 못해 충분히 나라면 할 수 있지 뭐 내가 누구인데~~~ 하다가 발병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노년의 삶을 살다 보니 무엇인가 하기 앞서 그 당시 조언의 말을 떠올리며 지금 내가 나를 실험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고 잠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년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면 우선 근력을 키우고 강단을 쌓아 두어야 한다는 체력과 관련된 철학이 생긴 것입니다. 이것이 습관화되어 15년 전부터 꾸준히 운동을 이어 오고 있어 대체로 노년을 대비한 체력은 잘 준비되어 있는 편입니다. 하루 다르게 소모되어 가는 근육은 직립자체를 위태롭게 한다는 사실은 명확한 일입니다. 실험은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기본적으로 기초체력 보다 강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노년의 삶을 유지하는 비법임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독감 이후 걸어보니 한결 몸 상태가 독감이 전 상태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새삼 체력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내친김에 길을 늘려 걸어 나간 후 목마와 숙녀 시로 유명한 박인환 시인과 모란이 필 때까지 김영랑 시인, 소 그림으로 유명한 이중섭화가 대한 생전의 모습을 기억하며 회상하고 그분들에 작품과 함께 사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평전을 통해 그분들의 작품을 기억하고 생전의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걷는 길 주변에 묘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사유의 시간이었습니다.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박인희라는 가수가 부른( 시 낭송) 목마와 숙녀 동영상을 올려 봅니다. 2월 초에 입춘이니 곧 봄이 우리 곁으로 빠르게 달려올 것 같습니다. 설 전후에는 자주 폭설이 이어지는 것이 우리나라 특유의 겨울 모습입니다. 그리고 한파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낮에는 녹아 물이 되고 해 가지면 다시 얼음이 되어 빙판으로 변합니다. 보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시고 살펴 걸음을 옮기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한동안 카페에 글이 올라오지 않아 조금은
궁금했었습니다
아니나!
아뿔사!
몸쓸 독감에 긴날 고생이 많어셨네요
건강관리 잘 하시고
따뜻한 봄날
뵐수 있는 시간
기대해 봅니다. 살롬&
반갑습니다. 봄 기운과 더불어 더욱 더 건강하십시요. 날이 따듯하고 좋은 날 잡아 뵙고 돌아오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가내 두루두루 편안하시지요? 김애경 원장 님과 통화는 가끔 하시는지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은총과 축복 안에서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세베리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