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과제, 노후자산관리 금융교육
- 자식이 부모를 모시지 않는 것이 당연한 시대 -
- 100세 시대 홀로 서기 어떻게 할까 -
지난 20일 오후 1시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관장 탁우상) B1에는 어르신 40여 명이 모였다. 노후자산관리 금융교육을 듣기 위해서다. 이정근(신한은행 해피금융아카데미) 팀장은 “어르신들의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100세 시대는 가능할까요?”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이 팀장은 전국의 노인대학과 복지관, 초, 중, 고등학생에게 금융교육을 가르치는 강사다. 특히 실버들에게는 ①노후의 자산관리 ②금융사고 예방 ③자녀에게 유산 증여 ④유언은 하는 것이 좋은가, 등을 강의한다.
100세 장수잔치 사진을 보이면서 “여러분 요즘 회갑 잔치, 또는 칠순 잔치를 하십니까?”, “아니요”, 예전에는 사람의 수명이 60세까지 살면 장수 축하잔치를 했다. 오늘날에는 칠순이나 팔순을 넘어서 100세에 장수잔치를 하는 시대가 되었다.
1990년 초, 우리나라 평균수명 71.7세였다. 2012년은 81.4세로, 20년 만에 10년이 늘었다. 평균수명은 1년에 6개월씩 늘고 있다. 올해 2018년에서 7년 후 2025년이면 65세 인구 숫자 1,000만 명이 된다. 남한 인구 5,500만 명에서 20%가 65세이다. 10명 중, 2명이 65세 이상 인구가 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 속도가 빠른 최장수 국가는 일본이다. 그러나 7년 후, 2025년에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된다고 한다. 의술도 발달해서 암(癌)에 걸려도 4명 중 3명이 완치된다. 국민소득 3만 달러에 건강보험 시스템도 좋아서 사전에 진단하고 예방하는 복지국가이다.
2016년 말,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는 3,486명이다. 장수국가로 치닫는 우리나라 생활 현장은 어떤가, 옛날에는 자식 농사만 잘 지으면 된다고 했다. 현대는 부모와 자녀 간 별거 세대가 75%이다. 지금의 7~80대는 부모를 모셨던 마지막 세대였으나, 자녀에게는 돌봄을 받지 못하는 세대가 되었다.
▲ 이 강사가 강의 도중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넌센스 퀴즈로 참여자들의 흥미를 유도 했다.
“이제 우리의 노후는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 “본인이요”, 모두가 같은 대답이다. 노인도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60세 은퇴하고 100세를 살면 40년을 더 산다. 어떻게 살 것인가? 생활비는 줄지 않고 병원비는 늘어난다. 재산은 집 한 채에 현금은 없다.
준비 없는 장수는 축복이라기보다 재앙에 가깝다. 은퇴 노인 두 명 중, 한 명은 생활고에 시달린다. 일인 가구도 540만 명이다. 생활고와 정서적 고립으로 자살률은 더욱 늘어난다. 장수는 축복인 동시 Risk(위험)가 된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65세 이상 빈곤율 1위이다.
한국은행 통계로 부부 노후생활자금은 한 달 160만 원이다. 60세 이후는 병원비도 늘어난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은 공공연한 격언이다. 노인은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하며 살 것인가?
20년 전 프랑스 장 칼망 할머니는 90세 일인 가구였다. 현재 우리나라 싯가 1억짜리 집의 소유자였다. 소득이 없으므로 생활비를 염려한 그는 부동산에 집을 내놓고 조건을 달았다. 나의 생존 동안 구매자는 매달 50만 원을 주는 조건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임종(臨終) 시 집을 가져가라고 했다.
똑똑한 변호사(47)가 집을 계약했다. 그는 장 칼망의 나이 90세에서 10년을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6천만 원을 주면 4천만 원을 가져올 것으로 계산했다. 30년이 지난 후, 변호사는 사망했다. 칼망은 2년을 더 살고 122세 프랑스 최장수 노인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 (왼쪽) 권지현 복지사가 설문지를 나누고 있다. ▲ (오른쪽)참석자 어르신이 설문지를 작성하고 있다.
칼망은 한가지 아이디어로 32년간 생활비를 받으면서 편하게 살았다. 장 칼망의 제도가 현재 우리나라에 있다. 그것이 정부주관의 주택연금이라고 했다. 강연이 끝나고 참여자 전체는 설문조사에 참석하고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김용주(85) 씨는 “강의 잘 들었습니다. 집은 이미 자식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김무진(81) 씨는 “강의를 듣고 노후를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자녀가 있지만 소유하고 있는 집은 나의 필요대로 사용해야겠다” 고 했다.
2018. 3/20 이복원,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