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박근혜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 나라 학생들 69%가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응답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교육이 잘못되었다"며, "나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의 희생을 왜곡하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는 일"이라고 개탄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박근혜는 이 설문조사 결과를 가지고 안보를 강조하면서 보수층의 지지기반을 다지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한 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론조사는 한 입시업체가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설문은 단순하게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를 묻는 것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남침' 또는 '북침'이란 말은 의미가 명확한 말이 아니다. 기성세대 대부분은 6.25가 '북한의 남침'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겠지만, 학생이라면 설문처럼 주어가 빠진 '남침' 또는 '북침'의 의미를 헷갈릴 수도 있는 것이다. 다수의 학생들이 '북침'을 '북한의 침략'으로 이해했을 수 있다. 이렇게 이해했다고 해서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우리 나라는 역사상 수많은 외침을 겪었다. 여기서 '외침'은 '외국의 침략'을 뜻하듯이, '북침'을 '북한의 침략'이란 뜻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다수의 학생들이 그런 뜻으로 설문에 응답한 것이다.
24일 새누리당의 이학재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에 의뢰해 "6.25전쟁은 누가 일으켰나"라는 질문으로 6월 14일~21일 시내 초,중학생 148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학생의 86.8%가 "6·25전쟁은 북한이 일으켰다"고 밝혔고, <시사저널>이 19일과 20일 양 일간 수도권 중학교 두 곳과 고등학교 두 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96%의 학생이 "6.25는 북한이 남한을 침략한 것"이라고 올바르게 응답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박근혜는 설문에 대한 실제 내용은 파악하지도 않은 채 설문 자체가 모호한 조사 결과만을 가지고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엉뚱한 소리를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