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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사는 것이 더 좋고 편안할까를 생각하며 삽니다. 물론 도시의 편리함과 번잡함을 좋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도심을 벗어나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죠. 그런 공간들은 우리가 아름다운 관광지로 인식하는 제주와는 달리, 여느 한적한 시골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그 중 유수암이라는 동네는 아늑함과 분위기가 주는 정겨움이 가득해서 근래에 많은 이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 곳입니다. 유수암을 한바퀴 돌다보면 고즈넉함에 마음을 뺏기게 되는데 마을구경을 거의 마칠 때 즈음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까페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슬로우리 까페는 그런 까페이지요..이름만큼이나..
이곳은 포털 다음에서 연구소로 사용할 목적으로 지은 건물이었는데 개인이 인수하면서 사는 집 겸 까페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방문했을때에는 눈이 한참 쌓인 추운 겨울이었어요.
너른 마당이 인상적입니다. 완연한 봄에는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요?
이곳에서는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저 벤치에 앉아 바다를 감상하는 6월의 풍경을 상상해봅니다. 왜 하필 다른 달도 아닌 6월을 상상하게 되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팻말대로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보죠.
겨울햇살이지만 참 아늑해보이는 공간을 연출합니다.
이 안의 내부 인테리어는 목공을 하시는 주인장이 직접 제작하신 것이라 하네요. 대단하신 손길입니다.
저 넓은 주방이 제게 주어진다면, 전 이곳에서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넓은 주방, 그리고 복잡하지 않은 넓은 조리공간은 언제나 절 흥분시키죠.. 그리고 이 깔끔한 벽난로..
책장, 탁자, 바닥 등등.. 모든 것이 주인장님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이 제 손을 부끄럽게 만드는군요..
손님공간은 거실의 탁자만이 아니라 방에도 있습니다. 방은 두 곳이 있는데 저와 같이 아이가 있는 집은 이렇게 방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독립된 공간을 즐기는 것이 편하죠.
심플한 디자인의 책장과 진열된 책에는 손때가 묻어있구요..
주인장님의 아이들이 한때 가지고 놀았다는 장난감에 민욱이는 푹 빠져 있습니다.
날이 따뜻하다면 민욱이를 저 넓은 곳에 뛰어다니게 해도 좋을 것 같네요.
이제 커피를 주문해보죠. 로스팅도 직접 하시고 드립커피도 내려주십니다. 가격은 드립커피로는 저렴한 편이네요. 로스팅 일지가 있어 그날그날 마실 수 있는 커피가 다릅니다.
하루하루 직접 손으로 작성하신 로스팅 일지이자 메뉴판이 되는 것이죠.
홍차가 나왔구요.
주문한 드립커피도 나왔습니다.
직접 만드신 감귤쨈과 스콘이 제공됩니다.
감귤쨈을 바른 스콘은 민욱이가 손도 못대게 했다는..
드립커피는 다른 집보다 조금 약한 듯 합니다. 조금 더 섬세한 맛이 나고 농도가 짙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해가 서서히 기울고 공간은 더욱 아늑해집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어떻게 이렇게 구상하고 만들어냈을까요?
유수암이라는 마을의 아늑함과 까페의 아늑함이 고요하게 흐르며 어울리는 느낌 그 자체입니다.
제주에도 이렇게 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날이 지나갔답니다. 이제 봄이니 푸른 기운이 좀 더 올라오면 다시 들러서 봄햇살을 받아 안은 공간의 기운을 느껴보아야겠습니다. 멀리 바다가 보였으면 좋겠는데요. 굳이 떠올리게 된 6월이 아니라도 말입니다.^^ |
출처: 칼을 벼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민욱아빠
첫댓글 ㅎㅎㅎㅎ 수도꼭지에 물이 언 모습이 너무 재밌네요.. ㅎㅎㅎ
제주,,,를 여러번 가 봤지만,,,,,,민욱아빠님이 소개한곳들은 모두 첨 보는곳들이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이런곳에 살면~ 맘이 참 편할꺼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