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이>
동치미 막국수가 얼굴이다. 면발과 국물맛이 흠잡을 데가 없다. 국물맛이 달지도 시지도 않으면서 땅속에 묻은 장독에서 숙성된 맛이 난다. 맛의 바다는 넓다. 어디 가나 고수는 있다.
1. 식당 얼개
상호 : 동이
전화 : 031) 582-3432
주소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읍내리 635-1
주요음식 : 막국수, 불족발 등
2. 먹은 음식 : 동치미메밀막국수 7,000원, 메밀전병 6,000원
먹은 날 : 2020.4.28.점심
3. 맛보기
동치미 국수여서 물국수를 주문했다. 국물맛이 정수인 음식 아닌가. 역시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쉽게 낼 수 없는 맛이다. 오묘한 맛은 재료를 짐작하기 힘들다. 이 맛을 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육수를 만드는 데는 콩나물, 홍합, 과일, 채소 등등 갖가지 재료를 사용하여 6개월 이상 숙성시킨다는데, 혀끝으로 하나씩 집어낼 수는 없어도 갖가지 재료가 오랫동안 어우러져 숙성된 맛이라는 건 대강 감지된다. 국물맛은 과연 장인이라고 할 만하다. '막국수의 달인 전태근'이라는 명패가 명실상부하다.
동치미는 겨울에 먹는 거지만 요새는 시절이 좋아져 사철 좋은 맛을 그대로 즐기며 살 수 있다. 제철 지난 동치미맛은 호사스러워 보여 더 반갑다. 하지만 동치미맛보다는 약간 들큰한 맛이 강하다. 설설 떠나니는 얼음과 함께 하면 시원한 맛이 먼저 감지되므로 별로 섭섭하지는 않다.






면은 맛도 모양새도 탱탱하고 퉁퉁하다. 쫄깃거리는 맛보다 퉁퉁한 느낌이 강하다. 잘 끊어지는 메밀의 특성이 남았지만 이 정도면 잘깃함이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들어있다. 깻가루와 함께 면발이 고소하게 느껴진다. 김가루와 섞인 육수맛과 잘 어울린다. 고명으로 들어 있는 동치미 무조각은 제맛이 나지 않는다.
또 하나의 감동은 가격이다. 이 정도 육수와 면발 맛을 내는데 이 값은 좀 황송하다. 그러나 열무김치, 무절임은 기대 이하다. 익지도 안 익지도 않은 애매한 맛에다 씁쓸한 맛까지 있다. 모든 정성이 국물에 다 들어간 듯하다.


*메밀전병 맛도 인상적이지 않다. 속을 넣을 때 식감을 좀 고려하면 어떨까, 싶다. 씹히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통합 감각만 남는다. 지루하고, 대량생산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김치도 매운 맛이 주로 남는다. 막국수 국물맛으로 기대가 높아진 때문일 거라 생각해본다. 역시 대표음식은 막국수다.

*동치미 국물인가, 맛이 좀 밍밍하고 탁하다.






4. 먹은 후
어떤 음식이든지 완결된 요리는 종합예술이다. 모든 구성요소가 다 최고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막국수는 동치미무 고명만 빼면 거의 최고수준의 만족을 준다. 오랜 동안의 노력과 지속적인 성실함이 낳은 작품이다. 이 가격에 그 정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높이 산다.
경기도 끝자락 가평, 춘천과 연결되어 있다. 남이섬까지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남이섬은 춘천 소속이지만 나루는 가평 소속이다. 가평은 춘천보다 토속적 고향 냄새가 더 강한 곳이다. 동치미 국물 맛은 모두에게 고향의 맛이다. 가평에 어울리는 맛이다.
남이섬에 가면서 들러 먹고가면 하루 나들이가 더 실속있게 될 듯하다. 남이섬의 수려한 풍광과 토속 고향 분위기,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평맛집 #가평맛집추천 #동이막국수 #동치미막국수 #남이섬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