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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촌/ 김동환 시/ 김규환 곡
1: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이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2: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넓은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가지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오리
3: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기댔기
그리운 마음에 영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지는 가느단 노래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영화, 북샵을 보다가, 문득/ 문학 평론가, 백종오
0 광대나물밭이 하얀 비단 이불을 덮고 있다
참새 부부는 비단 이불에 발 도장 두 개만 찍고는 여자 카메라 창을 본다
여백의 순수함...
ᄋ 여배우는 이른 오후 죽은 남편과 술취한 파도가 휘청거리는 바닷가 거길 추억한다.
오버하지 않는 그녀의 몸동작은 단순함이다.
꽃 그림 없는 그녀의 스카프 3장은 파랑이다...
ᄋ 최신버전의 소문은 그랬다
파이에 넣을 블루베리를 따다가 노인의 부인은 물에 떨어져 죽었다고
노인은 파이를 밥 먹듯, 그것이...
ᄋ 막걸리 안주 덜 익은 파김치를 자르다가
영화는 중간광고가 지난 후에야 볼 수 있었다.
왜 이 집에는 시집이 없어요?
소설, 수필보다는 시집을 찾는 사람이 없어요.
낡은 집 서점 여주인 플로렌스가 그랬다
ᄋ 바람둥이 백수가 그랬다
ㅡ 여자는 미망인이 되면 행복해진다면서요?
ᄋ 서점에서 일하는 방과 후 아르바이트생 소녀가 그랬다
ᅳ 애 없는 여자들은 삶이 확 지나 버린다죠?
남자애들은 재수 없어요.
ᄋ 그랬다
영화는 단순해야 된다
소설, 수필, 시
고상한 척 어려운 덧칠은 누구도 읽지 않는다.
품앗이
그것 때문에 좋아요, 멋져요 만 누를 뿐...
ᄋ 여백의 단순함은
맑음, 청아, 따뜻함이다.
하얀 비단 속치마에 물들인 가시 없는 빨강 장미 한 송이
만지고 싶다!
ᄋ 긴 얼굴, 긴 생머리, 파랑 원피스
표정없는 사감 선생 같은 여배우의 연기는 단순함이다.
ᄋ 남녀관계도 단순해야 찢어지지 않는다
ᄋ 글은 단순해야, 연기는 단순해야
독자, 관객의 이슬보다 순수한 그 한 방울을 얻을 수 있다.
너의 목소리/ 오세영
"너를 꿈꾼 밤
문득 인기척 소리에 잠이 깨었다.
문턱에 귀대고 엿들을 땐
거기 아무도 없었는데
베개 고쳐 누우면
지척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
나뭇가지 스치는 소매깃 소리.
아아, 네가 왔구나.
산 넘고 물 건너
누런 해지지 않는 서역 땅에서
나직이 신발을 끌고 와
다정하게 부르는
너의 목소리,
오냐, 오냐,
안쓰런 마음은 만릿길인데
황망히 문을 열고 뛰쳐나가면
밖엔 하염없이 내리는 가랑비 소리,
후두둑,
댓잎 끝에 방울지는
봄비 소리.“
채무관리/ 천륜도 까
얘들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부모가
시신으로 돌아왔다면
상속도 포기해야 한다
그러지 않을 땐
너희 살림도 쪽박이다
상속 포기는 관내
행정(주민) 센터에서
서류 직원에게 속지 마
인생이 흥하고 망하고
여기 있다는 것 숙지를-
사랑은 나무와 같다 - 이해인
끊임없이 물을 주어야 살아갈 수 있는 게 나무이며,
그것은 사랑이기도 하다.
척박한 사막의 땅에서도 나무는 물이 있어야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한 그루의 나무는
오랜 고통과 질식을 견디어 내며 물을 기다린다.
자신의 내면에 자신이 포용할 수 있는 한계에까지
물을 담아 조금씩 조금씩 아끼고 아끼며,
하늘이 가져다 줄 물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사랑은 기다림이기도 하다.
묵묵히 한줄기 비를 기다리는 사막의 나무처럼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사랑이다.
늦은 저녁 쓰러져 가는 초가집이지만
작은 소반에 한두가지 반찬을 준비하고,
행여나 밥이 식을까 보아
아래목 이불속에 밥주발을 덮어 놓은
아낙의 촛불넘어 흔들거림에서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가.
한마디의 말도 필요없는 다소곳한 기다림에서
진하고 격렬한 사랑은 아니지만
잔잔하게 흐르며 조금씩 스며드는
나무의 사랑을 읽을 수 있다.
사랑은 나무와 같다.
끊임없이 물을 주어야 살 수 있는 나무와 같이
부족하지 않은 물을 주어야만 한다.
관심과 흥미라 불리우는 사랑의 물은
하루라고 쉬어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루의 목마름은 하나의 시든 잎을 만드는 것과 같이
하루의 무관심은 하나의 실망을 가져다 주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나무와 같다.
너무많은 물을 주게되면 나무의 뿌리가 썩는 것처럼,
너무 많은 관심은 간섭이 되어
의부증이나 의처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나무가 움직여 자리를 옮기면
쉽게 시들고 힘이 없어 비틀거리는 것 처럼
사랑의 자리를 옮기면
쉽게 시들고 쉽게 비틀거리게 되기 마련이다.
옮겨진 나무에는 더욱 많은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 듯
옮겨진 사랑에는 작은 상처 하나에도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만 한다.
때때로 오랜 가뭄을 묵묵히 견디어 내는 나무와 같이
심한 갈증이 온다 하더라도 묵묵히
견디어 내야 할 때도 있다.
때때로 심한 바람에 온몸이 흔들린다 하더라도
깊게 뿌리내린 나무와 같이 묵묵히
견디어 내야 할 때도 있다.
오래도록 참을 수 있는 기다림과 끊임없는 관심의
두 가지를 모두 가져야만 하는 나무.
그리하여 사랑은
바로 나무 같지 아니한가.
춘매/ 권덕진
열흘 남짓 머물다 갈 봄 밭에서
한 계절 지나도록 밟으며 갑니다
십일 남짓 거니는 꽃길에 취해
하루가 달포쯤 쉬어가는 봄날입니다
매화 향기 실려온 기찻길 따라
그대 오시는 봄 심은
한 폭 풍경에 담지 못하고
봄날이 좋아서
거침없이 손을 휘젓고
눈 밝은 빗살에 그림같이 바라봅니다.
꽃아/ 정성수
이 쓸쓸한 지상에서
시들지 마라
너는
저 기러기
자작나무
시냇물이 다 사라져도
너는
내 사랑 너만은
-2017/3/2일 05시 27분
칠읍산자락 별내마을에서
봄을 찾으려/ 남혜란
칼바람에 빼앗긴
봄을 찾으러 간다
살을 에는 겨울 시곗바늘로
활시위 남산에 걸고
때로는 멀리
때로는 가까이서 당긴다
계절 심장에서 흐르는
봄 내음에 살포시
허기진 그리움에 펼쳐 놓는다
캉캉의 노래/ 이양우
산에 오르면
산에서 우는 소리
세상에 내려오면
세상에서 짖는 여우
세상 참 이상하구나
노래하는 여우
함부로 천지사방
뛰어다니며
선거판 앞잡이로
캥캥거린다
너는 토굴에서도
노래만 부르느니
지겨운 진보정치
북녘 하늘의 개 짖음
너의 음흉하고도
사악한가요.
< 하나의 등대가 > 임보
―이어령 선생의 부음을 듣고
한반도를 밝히던
등불 하나가 꺼졌다
극동을 비추던
횃불 하나가 사라졌다
아니,
지상의 어둠을 몰아내던
지혜의 등대 하나가
그만
어둠 속에 묻혔다.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 조병화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
난 행복했다
네 어둠을 비칠 수 있는 말이 탄생하여
그게 시의 개울이 되어 흘러내릴 때
난 행복했다
널 생각하다가 네 말이 될 수 있는
그 말과 만나
그게 가득히 꽃이 되어 아름다운
시의 들판이 될 때
난 행복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너와 나의 하늘이
널 생각하는 말로 가득히 차서
그게 반짝이는 넓은 별밤이 될 때
난 행복했다
행복을 모르는 내가
그 행복을 네게서 발견하여
어린애처럼 널 부르는 그 목소리가
바람이 되어
기류(氣流) 가득히 네게 전달이 될 때
난 행복했다
아, 그와 같이 언제나
먼 네가 항상 내 곁에 있는 생각으로
그날 그날을 적적히 보낼 때
공허(空虛)처럼
난 행복했다.
3월은 말이 없고/ 황금찬
얼음이 풀린 논둑길에
소리쟁이가 두 치나 솟아올랐다.
이런 봄
어머님은 소녀였던 내 누님을 데리고
냉이랑 꽃다지
그리고 소리쟁이를 캐며
봄 이야기를 하셨다.
논갈이의 물이 오른 이웃집
건아 애비는
산골 물소리보다도 더 맑은 음성으로
메나리를 부르고
산수유가 꽃잎 여는 양지 자락엔
산꿩이
3월을 줍고 있었다.
흰 연기를 뿜어 울리며 방금
서울행 기차가 지나가고
대문 앞에서 서성이며
도시에서 올 편지를 기다리는
정순이의 마음은
3월 아지랑이처럼 타고 있었다.
이 3월이
두고온 고향에도
찾아왔을까
천 년 잠이 드신 어머님의 뜰에도
이제 곧 고향 3월을
뜸북새가 울겠구나.
고향을 잃어버리면
봄도 잊고 마느니
우리들 마음의 봄을 더 잃기 전
고향 3월로 돌아가리라.
고향의 봄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꽃불을 지폈네/ 청아 김용희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누군가 흘리고 간 불씨 하나가
밤새 꽃불을 지펴
대지를 뒤흔들었는지
창가에 푸른 바람이 들었다
삼월이면
꽃등 들고 다가오는 당신
설렘으로
진정
나를 태우실 건가요 ᆢ
서해수호의 날/ 은총 배미영
아!
서해 수호의 날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
총성의 소리를 들었던 날
'제2 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로 희생된
서해 수호 55용사들을 기리는 날이다
도발을 일삼는 북한으로부터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이루고,
대한민국 국토 수호의 의지를 다지는 날이다
호시탐탐 평화로운 우리나라
대한민국 안정을 깨뜨리려고
침략의 야욕이 있는 북한으로부터
우리 모두는 깨어 있어야 한다
'서해수호의 날'
은 2016년부터 3월 넷째 금요일로
매년 기념식을 하고, 관련 행사들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의 희생을 잊어서는 안되기에
서해수호의 날을 추모하고, 기념해오고 있다
자주국방
대한민국 국토 수호를 위하여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날이다
55 호국영웅들의
값진 애국심에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리고,
고귀한 대한민국 태극기를 드높이는 날이다.
무지개/ 윌리엄 워드워즈
하늘의 무기재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보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Rainbow
- William Woedsworth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And I colu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by natural piety.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박목월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호수라는 시집/ 꽃구름,김현희
그믐달 산 등선 넘어도
호숫가 물풀에
쓰여 있는 시 바람을 넘긴다
계절은 잠이 없어
쉬지 않고 호수에 시를 쓴다
삶의 호수에 파문일 때
밀리는 물결을 읽는다
흔들리는 헹간을 나르는 물새
넘기는 책장에는 한 생을
버티고도 남을 위로
생을 어루만질
봄 햇볕 같은 시를
끝없이 쓰는 호수라는 깊은 책
심연에 숨은 돌멩이
가슴에 묻어 둔 무거운 언어도
늘어선 조팝나무 꽃잎날리듯
가볍고 새하얗게 되는 호숫가
한 없이 넘겨도 폐이지는 남고
수 없이 읽어도 계속되는 시
푸르고 깊은 호수라는 시집
사랑하는 이여
남모르는 아픔 가슴에 남았는가
영혼이 허기에 지치시는가
때때로 그리움에 눈물 흘리는가
호수라는 시집을 읽어 보시라
차가운 바이칼호가 아니어도
고원의 티티카카 호수 아니라도
언제든 찾아갈 마음의 호수를 만들자
밤 깊어가고
살얼음 폐이지에 별빛 내려와
겨울이길 비법을 또박또박 쓰는
호수라는 시집을 읽는다
하늘빛 녹아든 저 푸른 표지
천천히 넘겨 보시라
가지 않는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속에 난 두 갈래 길
아쉽게도 한 사람 나그네
두 길 갈 수 없어 길 하나
멀리 덤불로 굽어드는 데까지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그리곤 딴 길을 택했다. 똑같이 곱고
풀 우거지고 덜 닳아 보여
그 길이 더 마음을 끌었던 것일까.
하기야 두 길 다 지나간 이들 많아
엇비슷하게 닳은 길이었건만.
그런데 그 아침 두 길은 똑같이
아직 발길에 밟히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어
아,나는 첫째 길을 후일로 기약해 두었네!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법이라
되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먼 훗날 어디선가 나는
한숨 지으며 이렇게 말하려나
어느 숲에서 두 갈래 길 만나, 나는---
덜 다닌 길을 갔었노라고
그래서 내 인생 온통 달라졌노라고.
**** 두 갈래길,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지...
"인생은 B (Birth, 탄생)와 D(Death죽음) 사이의 C(Choice 선택)다"
라는 사르트르의 말처럼,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입을 옷이나 점심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일부터 진로를 결정하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중대사까지,,,,,
<내셔날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우리는 매일 150여차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 중에서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은 30차례,
올바른 선택이라며 미소짓는 것은 5차례도 안된다.
어떤 선택도 "후회"와 "미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시인 존 밀턴은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하게 마련"이며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곧 성공"이라고 했다.
훗날 "가지 않은 길"을 바라보며 한숨 쉬지 않으려면
자신이 선택한 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비록 험난할지라도, 그 길을 택한 용기의 의미와
"선택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인생의 길 끝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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