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춘천시립청소년합창단에게 분에 넘치는 선물이 주어졌다.
제29회 그리스 프레베자 국제 합창대회 참가를 허락해주셨다.
창단 2년만에 주어진 멋진 mission!
4곡의 종교곡와 1곡의 자국 민요를 무반주로 연주해야하는 아주 까다로운 대회이다.
우리 합창단은 이와같은 경쟁을 즐기는 것에 익숙하다.
6개월 동안 방학과 주말과 공휴일을 모두 반납하고 수없는 오디션과 치열하게 연습을 통과한 26명의 단원이 확정돠었다.
2011년 7월 7일 0시 드디어 출발!
(인천국제 공항에서 게릴라 연주 이런 연주는 가는곳마다 이루어졌다)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비행기 올랐을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소식을 들었다. 기분이 무척 좋았고 예감이 좋았다.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도하공항을 경유해서 끝없는 사막을 지나 12시간의 비행끝에 도착한 그리스!
인상좋은 그리스청년이 운전하는 버스로 척박한 들과 산을 돌아돌아 6시간의 버스로 달려온 아름다운 도시 프레베자!
에메랄드 빛 바다에 둘러싸여있는 프레베자는 유서깊은 작고 소박한 도시이다.
도착한지 1시간도 안되어 개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머리를 곱게 땋아 내리고 찌는 듯한 더위임에도 불구하고 한복을 차려입었다. 처음 접하는 그리스 정식은 입맛에 맞을리가 없다. 어색한 식사를 마치고 개회식장에 들어서니 각국의 합창단원들과 정장으로 곱게 차려입은 프레베자 시민들로 가득차있었다) 화려하고 꽃같이 어여쁜 우리 아이들이 입장하니 모여있는 모든 사람들이 환호성과 우뢰같은 박수를 보내며 반겨주었다.. (이들의 손에는 그 흔한 카메라 한대 없었으나 우리를 대한 그들은 매우 점잖고 우아했다)
(프레베자 시민들의 참가모습)
프레베자 시장님의 개회사로 시작한 개막연주에서 우리 합창단은 부채춤과 함께 합창을 개막 연주로 선보였다
이 대회에 아시아인으로는 우리가 처음 출전하여 모든 유럽인들에게 신기하기만 하다.
개막연주를 통해 선보인 부채춤을 처음 듣고 본 프레베자 시민들은 한국 문화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무용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우리 아이들은 2개월의 맹훈련으로 유럽인들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하였다.
(개막연주에서 보여준 우리 민요와 부채춤)
피로가 채 가시지도 않은 채 다음날 맹훈련에 돌입하였다. 핑크 빛으로 어여쁘게 단장된 프레베자 시립함창단 연습실에서 39도의 타는듯한 지중해 열기를 이열치열로 이겨냈다. 이곳은 너무 더워서 모든 행사는 밤 8시가 지나서야 시작된다.
저녁 6시, 등에 땀이 줄줄흐르는 유서 깊은 작고 소박한 경연장에서 최종 무대 리허설을 하였다
아이들과 나는 더위와 긴장감으로 제대로 소리를 만들지 못하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곳에서 29년째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느곳에도 선풍기 한대 없다. 예전에 오스트리아 그라츠도 마찬가지 였다..
드디어 본선 경연대회! 우리 앞 순서에는 이탈리아 팀이 곱고 유려한 소리로 연주룰 마치고 내려온다
그들은 대기하고 있는 우리에게 'Good Lucky'을 다정히 외쳐주었다. 지휘자님은 한사람 한사람 등에 손을 얹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우리들을 무대 위로 올려보내고 긴 호흡을 마친 선생님도 기도로 무대에 섰다.
긴장감과 겹겹이 입은 한복속으로 땀은 흐르지만, ...한곡 한곡 끝날때마다 외쳐는 관중들의 부라보와 박수에
아이들 한사람, 한사람과 지휘하는 선생님과 관객이 하나가 되어갔다.
Crucifixus , Sanctus, Ubi caritas, Jakkobin pojat 4곡과 나인용곡 가시리 1곡을 연주했다.
경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나오자 아이들은 긴장감이 풀어지며 울기 시작한다... 동그랗게 모여 손잡고
감사의 기도를 하던 시간이 지금도 가장 가슴따뜻하고 기억이 새롭다.
(경연대회 실황 모습)
하루의 여유로은 시간이 주어졌다. 이곳 가까이에는 선박왕 오나시스의 별장이 있는 프르디 푸른 바다에서
마음껏 소리치며 달렸다. 다음날 저녁, 폐막식에 모인 프레베자 시민들, 모두 정장을 차려입고 예의를 갖추고
바닷가 광장에 모여든다. 밤 9시.
지휘자들이 무대로 올라가고 부문별 시상식을 하였다. 청소년합창부문 금메달 93점,
자국 민요부문 최우수상, 대회 전부문 최고점수 획득한 대상 을 수상하였다.
우리의 즐거움과 관객들의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로 환상적인 밤이었지!!!
헝가리 심사위원은 자국의 합창제에 참석할 것을 요청하였다 . 3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우리는
심사위원들과 주최측의 요구로 페막식 연주를 우리 마음껏 하라고 한다. 다른 팀들은 경연대회에 하였던 곡중에
한곡을 하였으나 우리는 사물놀이, 부채춤, 꽃타령 3곡을 선보이며 한국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프레베자 시민과 유럽 8개 나라 합창인 마음속에 새겨놓았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환상적인 우리 스탭과 단원들과 함께
평창을 외치며 인증 샷!!!!
(폐막식: 시상식과 축하연주를 마치고 평창을 외치며 모든 스텝과 함께)
긴장과 감동과 함께 보낸 3박 4일의 경연일정을 마치고 새벽 3시에 프레베자시 거리에 춘천시립청소년합창단의 이름을
깊게 새겨놓고 4박5일의 크르주여행을 위해 아테네로 출발하였다.
4박 5일 동안 1500명이 타게 될 산보다 더 큰 LOUIS CRISTAL 호는 작은 섬같이 모든것이 갖추어져있다.
2,3인씩 한조가 된 작은방, 2번의 선장주최 정장 초청 파티, 거대한 초코렛 파티, 선상 수영...등등은 우리에게 새로운 여행 문화를 체험하게하였다.
(에베소를 가기위해 잠시 인증샷)
4박5일의 크루즈여행은 에게해를 중심으로 시작하였다. 교과서와 세계여행 사진에 늘 소개되는 그림같은 미코노스섬, 2500년의 모습을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로도스 섬, 보석같은 산토리니 섬, 크레타섬의 크노소스 성, 신들의 도시 아테네시가 내려다보이는 아크로폴리스와 파르데논 신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설명을 들으며 그곳 거리에서 그들의 숨결을 느끼면서 우리들의 발자욱을 깊게 새겨놓았다. 모든것이 유명하고 세계적인 것이었으나 그리스인이 주최가 되지 못하는 문화유산은 유네스코 관리에 맡길수밖에 없는것이 서글퍼보였다.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 성을 배경으로) (아테네시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여행 중에도 거리에서 합창을 하고 사물놀이 공연을 하여 우리의 문화를 알렸으며, 프로 팀에게만 무대를 내준다는 크르즈안에 있는 메트로폴리탄극장에서 40분 가량의 연주를 하였다. 사물놀이, 부채춤, 우리 민요 그리고 평창올림픽유치를 위해 연주했더 아리랑을 연주하여 문화사절단으로서 의 역할을 톡톡히하고 왔다.
폐막식 연주 장면 사물놀이 거리공연
메트로폴리탄 극장 공연 합창과 사물놀이 연주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게에 우리들은 '이름과 족보를 만들어가며' 세계어느 무대에도 두려움없이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출발하기전 지휘자 선생님의 악보 앞장에 이런 글이 적혀있었다.
" 프레베자는 우리를 기억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이루었다.
이제 또다른 도전을 하려고 한다!
독일 베르니게로데(Wernigerode)를 꿈꾸며.......
!
첫댓글 지휘자님의 이글을 읽으며 또 한번의 큰 감동을 느낌니다. 눈물이 글썽해지고~~
우리 모두가 사랑할수 밖에 없는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저는 이런 작은 글과 진정성 깊은 관심에 감동이 넘친답니다 유봉여고 교지에 올린다고 하여 다시한번 써봤어요 ^^ 사랑합니다 ^^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가네요. 어제일 같은데 한해가 지났고 그해도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으니 ^^^
참 행복한 시간들이였죠... 독일을 꿈꾸며 화이팅 해요***
그죠!!! 우리는 독일을 꿈꾼다... 2004년에 김화에서 외쳤던 기억이 새록새록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