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생님의 수필( 필리핀 은퇴이민 1기 :15. Gland Villa Resort)

[GRAY_JSUN]

은퇴이민 1기 15. Gland Villa Resort

                          2012.7.19

우리는 전부터 익히 들어온 그랜드 빌라에 가기로 계획했다. 그래서 우선 제인에게 값을 물어보라고 부탁했다. 제인은 전화를 걸어 따갈로어로 여러 가지를 물어보더니 나에게 말해 주었다.

우선 Gland Villa 가 굉장히 싸다는 것이다.  family package가 잇는데 한 가족에 2500페소만 주면 하루를 묵고 3끼 식사에 2끼 간식을 주고 모든 시설을  맘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 리조트인가!

우리는 당장에 떠났다.

후론트에서 계약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여직원이 엄청 빠른 말로 설명을 하는데 어렴프시 알아들을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3000페소라는 것이다. 우리 제인이 통화를 할 때 2500페소라고 해서 왔는데 왜 3000페소냐고 하니까 6명이면 2500페소인데 4명이기 때문에 3000페소라는 것이다.

딸이 물었다. 한국에서는 사람이 적으면 돈을 적게 내는데 사람이 많으면 돈이 더 적어지느냐고 하니까 일종의 페널티란다.

우리는 별 웃기는 나라가 다 있다고 한국말로 비아냥거렸다.

그녀는 2500짜리 집도 있으니 보겠느냐며 빌라 내의 여러 시설도 볼 것을 제안했다.

우리는 셔틀카를 타고 빌라 내의 꽤 넓은 시설을 둘러보았다.

2500짜리 집은 나무 위의 집이었는데 운치가 있고 특이해서 호기심이 갔다. 그런데 막상 올라가보니 한동안 사용하지 않은 특유의 곰팡내가 나서 하룻밤을 머물기에는 좋지않다.

우리는 처음 보았던 빌라에 머물기로 하고 3000페소를 주고 영수증을 받았다.

수영장이 너무 좋아서 아이는 예쁜 튜브를 타고 끝도 없이 웃고 조잘거린다. 어찌나 즐거워하는지 보고 있는 우리들도 내내 행복해진다. 아이가 이렇게 웃어대고서야 얼마나 많은 엔돌핀이 쏟아질까 싶도록 깔깔거린다. 어떤 값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종업원이 오더니 간식준비가 되었다고 한다. 수영장 옆의 파라솔로 가져오겠단다. 음식을 가져왔는데 이건 간식이 아니라 완전히 한 끼 식사처럼 푸짐하다.

다른 손님도 없이 우리는 제왕도 부럽지 않게 여유롭고 멋진 시간을 보냈다. 수영 후에는 빌라 내의 동물원과 농장들을 둘러보며 산책을 했다.

저녁은 룸서비스를 받아 빌라의 홀에서 먹었다. 필리핀 음식이지만 품격있고 푸짐하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단지 3천페소에 이건 너무 과분한 것 아니냐고 입이 벌어졌다. 우리를 받들어 모시는 그들의 태도이며 서비스의 질이 황송하리만큼 대단했다.

다음날은 일찍부터 수영을 하자고 조르는 아이를 따라 수영장에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간식과 점심까지 마치고 체크아웃을 하려 후론트에 들렸다. 나는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덕담을 했다. 

그런데 직원이 우리 방을 체크하고 오더니 front에서 나머지 bill이 9000페소라고 한다.

그 때부터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무슨 소리냐고 나는 놀라고 그들의 대답은 전혀 예상 밖이다.

3천페소는 예약금이고 나머지 9천 페소를 내는 것이란다.

우리는 family이고 package가 3천페소 아니냐고 따졌다. 그녀는 6명 까지는 for a head에 2500인데 4명이니까 3천 페소씩  합이 12000페소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a head(사람당)라는 단어를 ahead(어서, 또는 그대로)로 헷갈려서 간과해 버린 것이다.

우리 뿐 아니라 제인이 잘 못 듣고 2500에 모든 게 해결된다고 했기 때문에 이미 믿어버린 내용이라 더 건성으로 들었다.

계약금의 영수증을 확인하지 않았고 그게 전체 지불 영수증인줄 알았던 거다. 어쩐지 4명이면 3000이고 6명이면 2500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계산법이 나올 때부터 뭔가 이상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당황해 버린 나는 조금이라도 깎아보려 덤볐다.

"우리는 말이 서툴러서 conversation에 문제가 생겼다. 가져온 돈도 부족하니 한 사람당 2500씩에 하자. 안 그러면 카드를 쓰겠다."

그들은 카드는 쓸 수 없다고 한다. 듣고 있던 남편은 정말 돈이 부족하냐고 근심스레 묻고 나는 값이라도 깎는 중이라고 우리끼리 한국말로 주고 받앗다.

디렉터에게 가서 사정을 말해보든지 그를 직접 만나게 해  달라고 나는 요구했다. 그랬더니 결국 디렉터가 yes를 했다.

우리는 2000페소를 깎고 나머지 7000페소를 결재하고 그곳을 떠났다. 하루에 만 페소를 내고 머문 셈인데 아무래도 그게 정상인 것 같다.

어떻든 참 웃기는 해프닝이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고, 마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2008년. 5월에)

[GRAY_JSUN]

모든 것이 이국에서 초행이니
착각과 혼돈이 있을 수 있죠.............................

[正道 正吉 Yoon]

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김선석하고 옆자리에서 근무한 적도 있는데 필리핀으로 이민갔다기에 이국체질이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