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7 추수감사주일설교
추수감사주일과 예수그리스도
요한복음 7:37~39
오늘은 추수감사주일입니다. 해마다 우리는 추수감사주일을 지키면서 많은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고신뉴스」에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생각하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 글 서두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추수감사주일은 성경이 직접 명시적으로 제정한 절기도 아니고 구속사적 의미를 담은 절기도 아니다.”
이 말은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만 하고 끝난다면 우리가 추수감사주일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서 고신뉴스는 추수감사주일이 성도들에게 큰 유익을 준다는 말과 추수감사주일의 유래를 설명했습니다. 고신뉴스에서 설명하는 추수감사주일의 유래는 세 가지인데 이 세 가지 설명은 모두 맞는 설명입니다.
1) 첫째 유래는 구약 시대의 수장절입니다. 구약 시대 백성들이 초막절(=수장절)을 지킨 것과 우리의 추수감사주일이 똑같지는 않지만 거기에서 유래하여 오늘날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주일이 정착되었습니다.
그런데 구약의 초막절/수장절은 이렇게 늦가을이 아니고 우리나라 추석과 비슷한 시기입니다. 우리는 구약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기에 이스라엘과 같은 날짜에 추수감사절을 지킬 필요는 없지만 그 의미는 계승할 수 있습니다.
2) 두 번째 유래는 미국의 추수감사절입니다.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복음을 받았기에 추수감사절도 미국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영국의 청교도들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건너갔으나 추위와 배고픔, 질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런 어려움 속에 청교도들은 인디언의 도움을 받아 농사를 지어서 추수했을 때 감사예배를 드리고 인디언을 초대해서 음식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때 칠면조 요리를 먹어서 지금도 미국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 요리가 등장합니다.
그 후에 미국은 11월 넷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했습니다. 추수감사절인 목요일에 이어 금요일도 공휴일인데 금요일부터 성탄절을 앞두고 할인 판매와 많은 소비를 해서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던 상점이 흑자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3) 세 번째 유래는 우리나라의 ‘선교 감사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선교사들이 처음 조선에 도착한 것을 기념해서 11월 셋째 수요일에 “선교 감사일”로 지키다가 오늘날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주일은 구약의 초막절/수장절의 유래와 미국의 추수감사절 유래, 그리고 선교 감사일이 겹치면서 조금씩 변경되어 정착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추수감사주일에는 복음을 받은 것을 감사하고 한 해 동안 풍성한 수확을 주신 것을 감사하는 이중적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추수감사주일은 구약의 초막절/수장절과 날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같습니다. 초막절/수장절은 같은 절기를 두고 두 가지 이름이 있는데 초막절(하그 수콧)은 구원을 감사하는 이름이고 수장절(하그 아시프)은 추수를 감사하는 이름입니다. 결국 추수감사주일은 구원과 추수 두 가지를 감사하는 날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느 초막절에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통해 “추수감사주일도 예수그리스도를 말한다”라는 중요한 의미를 새겨보겠습니다.
요한복음 5:39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
성경이 곧 예수님을 말하는 것이라면 성경에서 하나님이 명령하신 초막절도 바로 예수님을 말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에는 ‘명절’이라는 단어가 14번 등장하는데 7장에 7번 등장합니다. 예수님 시대의 유대인들이 7일 동안 성대하게 지키는 명절/절기가 각각 봄과 가을에 있었습니다.
봄 절기는 유월절인데 요한복음 6:4에 나오는 명절이 유월절 절기입니다. 예수님이 오병이어로 5000명을 먹이신 사건은 바로 유월절을 앞둔 시기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병이어 사건은 바로 예수님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분임을 의미합니다. 요한복음 6:26-27에서 예수님이 직접 그렇게 설명하셨는데 같이 읽어봅시다. 그러니까 유월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말합니다. 우리는 유월절 기간에 고난주간과 부활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어서 요한복음 7장에 나오는 명절은 초막절입니다(요 7:2). 초막절이 되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야외에 초막을 짓고 7일간 초막에 머물며 절기를 지킵니다. 이것은 과거에 애굽에서 나와서 광야에 40년간 초막을 짓고 살았던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초막을 짓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도록 하나님이 명하신 것입니다.
초막절에는 마을별로 추수한 것을 모아서 성전에 바치고 7일간 성전에서 각종 행사를 했습니다. 실로암 못에서 물을 길어서 번제단에 붓는 수전제 행사도 있고 매일 종려가지, 버드나무가지, Citron 열매를 들고 번제단을 돌면서 호시안나(제발 구원하소서)를 외치는 호산나 행사도 있었습니다.
초막절 제7일은 “호산나 라바”라고 부르는데 “큰 구원”이라는 뜻입니다. 요한복음 7:37은 이날을 “명절 끝날 곧 큰 날”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날에는 매일 한 번씩 돌던 번제단을 일곱 바퀴 돕니다. 그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7일간 들고 다녀서 말라버린 나뭇가지로 바닥을 때립니다.
사실 초막절이 시작될 때 버드나무를 베어와서 번제단 옆에 세워놓습니다. 버드나무는 뿌리를 잘라도 물이 많은 흙에 꽂아놓으면 다시 뿌리를 내리고 싱싱하게 자랍니다. 하지만 번제단 옆에 7일 동안 둔 버드나무는 말라버리지요. 번제단 옆의 버드나무나 손에 들고 다닌 버드나무 가지는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것을 보여줍니다.
초막절 7일 동안 매일 실로암 물을 길어와서 번제단에 부어드린 수전제 행사도 물이 없으면 살 수 없으니 비를 내려 달라는 기도입니다. 초막절은 6개월간의 건기가 끝나는 계절인데 비가 와야 사람이 물을 마실 수 있고 딱딱한 땅에 비가 내려야 밭을 같아서 밀을 뿌릴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비는 바로 생명이었습니다.
바로 그런 날에 예수님은 백성들에게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너희들이 해마다 초막절을 지키며 번제단을 돌고 말라 죽어가는 버드나무를 보면서 번제단에 물을 길어다 부으면서 하나님께 물을 달라고, 비를 내려 달라고 호시안나, 제발 구원하소서 라고 외치는구나. 그래, 사람은 물이 있어야 살 수 있지. 곡식도 비가 내려야 심을 수 있고 자랄 수 있지.
그런데 말이다. 사람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생명의 물이란다. 물이 있어도 목마르고 빵을 먹어도 배고픈 것이 인생이야. 아무리 물이 풍부해 봐라. 만족함이 있는지, 아무리 배가 터지도록 빵을 먹어 봐라. 행복해지는지. 진짜 행복하려면 나에게 오너라. 나는 너희에게 참 생명을 주려고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수이며 생명의 빵이란다.”
예수님은 사람에게 생명의 양식인 것을 알게 해 주시려고 유월절을 앞두고 오병이어로 5000명을 배불리 먹였습니다. 유월절에는 작년에 추수한 밀을 다 먹어버리고 이제 보리와 밀을 추수해야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계절입니다. 우리나라 춘궁기처럼 집집마다 양식이 떨어진 계절이 유월절입니다. 바로 그런 때에 예수님이 오병이어로 5000명을 먹이신 것은 에수님이 바로 생명의 양식이라고 웅변적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초막절의 호산나 라바, 큰 구원의 날에, 모든 사람이 비를 간구하면서 제발 구원해 달라고 외치는 그날에 예수님은 예수님이 바로 생명수라고 외쳤습니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그 배에서 생명수가 강처럼 흘러나올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생명수는 무엇일까요? 하나님은 요한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요 7:39).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성령은 어떤 물질이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삼위 하나님 가운데 성자 예수님을 믿는 사람에게는 성령 하나님이 그 사람 속에 들어오시겠다는 놀라운 선포입니다.
오늘은 추수감사주일입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추수감사주일은 중요한 두 가지를 감사하는 날입니다.
첫째로, 일 년간 잘 먹고 살도록 풍성한 소득을 주신 것을 감사하는 날입니다. 감사의 날에 더 많은 수입을 주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것은 믿음이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욕망을 다 채워주지 않지만 우리의 모든 필요를 채워주시는 아버지이심을 믿고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추수감사주일의 두 번째 의미는 우리를 구원하신 것을 감사하는 날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물을 달라고, 비를 내려 달라고, 비를 주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고 호시안나, 제발 구원하소서라고 외쳤는데 사람이 진짜 사는 길은, 진짜 구원은 바로 우리 속에 성령 하나님께서 오시고 우리와 동행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사람은 육체를 가졌고 육체는 물질이기에 물도 필요하고 빵도 필요하고 옷도 필요하고 사람의 인정과 칭찬, 명예도 필요합니다. 성공과 출세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우리에게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 것 아시죠? 우리는 50년 전에 비해 100배 잘살고 있지만 자살률은 세계 1위입니다.
우리가 사는 길은 내 속에 성령님이 오시는 길밖에 없음을 믿으시고 ‘아멘’하시기 바랍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내 속에 오시는 방법은 예수님이 바로 생명수이시고 예수님이 바로 생명의 양식임을 믿는 것입니다. 바로 그 사실을 예수님께서는 유월절에는 오병이어 기적으로 보여주셨고 초막절에는 크게 외치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오병이어 사건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예수님은 생명의 양식이다.”
초막절, 추수감사절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예수님은 생명의 물이다. 그 물은 바로 성령님이다.”
예수님을 믿고 성령을 받은 여러분은 성령을 모시고, 성령님의 의지하고, 성령님께 순종하며, 성령님과 동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