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독서: 에세 S01E41 - 자신의 영광을 남과 나누지 않는 것에 관하여
인간의 복잡하면서 불가해한 심리 중에 하나가 ‘명예욕’이다. 이는 ‘자기중심욕구’의 최정점에 있는 심리적 갈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몽테뉴는 이 41장에서 이런 자기중심적 욕구를 타인에게 돌리는 행위가 쉽지 않음을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더 빛난 사례를 보여준다.
첫번째 사례가 부하들을 위해서 ‘크툴루스 룩타티우스’가 보인 겁쟁이 흉내이고, 두번째가 아들 웨일공이 승리를 온전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원을 자제한 에드워드 왕의 사례이다.
“황태자가 그토록 오래 버티고 있는 전투에서 내가 지금 가서 승리의 명예를 뺏어 온다면 황태자에게 잘못하는 일이다. 어떤 위험이 있을지라도, 그 전투는 온전히 황태자의 것이 되어야 한다.”
진정한 어른들의 세계에는, 아이들이나 잡놈들이 넘볼 수 없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격식과 품위에 격조까지 더해져 깊고도 진한 잔향이 남는 성찰과 배려를 보기가 드문 시대가 되었다.
진정한 명예란 뭐가 부끄러운지 아는데서 출발한다. 바꿔 말하면, 부끄럽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 ‘명예’인 것이다. 둘째가 ‘언행일치’를 위해 죽을 각오를 다하는 것이다. 그걸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세 자체가 명예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위나 아래나 제 부끄러운줄 모르고, 모두들 자기들이 잘났다고 소리만 질러 댄다. 개인의 발언권이 보장되는 SNS 보급 이후 더 심해졌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책임을 다 하는 것이다. 악인은 언제나 남 핑계를 대면서 수습은 남이 하게 만든다. 누군가 생각나지 않은가?
첫댓글 명성과 영광과 같은 명예욕을 자기중심욕구의 최정점에 있는 심리적 갈망이라는 정의가 흥미롭습니다. 몽테뉴가 이야기 한 "명예욕은 분명하게 허망하다고 오랫동안 말했음에도 아무도 그것을 뿌리치지 못했다"는 말을 카페지기님 글을 보니 이해가 되네요. 몽테뉴는 명예를 타인과 돌리기가 쉽지 않다고만 하고 왜 그런지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이 세상 사람들의 어리석음 가운데 가장 널리 퍼져 있는 것이 명성과 영광에 마음을 쓰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얻기 위해 재산이나 휴식, 목숨과 건강 같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재산을 포기할 정도이며, 그렇게 해서 아무런 몸도 실체도 없는 허깨비를 순전히 말에 불과한 것을 쫓아다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