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마트
오가는 이웃들과
행복을 나누자고
따뜻한 마음으로
저 가게를 열었겠지
주인은 어디 갔을까
세 놓는다
써놓고
가을 저녁에
라면봉지 사들고
언덕길을 오르는 이
저 이는 그렇게도
주린 배를 달래겠지
내 가슴 가득 자리한 허기는
무엇으로 달래나
오솔길
아니었다 그 길은
늘 보던 그런 길이
길섶에 작은 풀꽃
감아 도는 길머리
옆에서 돌아다보니
친구처럼 반긴다
개망초꽃
꽃이랄 것도 없이
이름까지 개망초꽃
아무데나 여기저기
눈길 한 번 못 받다가
한바탕 어우러지니
양귀비도 무색하다
도시의 농부
저 빌딩 옆 땅 한 평은
수천만 원 할 거란다
서너 평 고추심고
네댓 평엔 무 배추 심고
어깨를 한 번 쭉 펴고서
득의만만한 저 농부
어떤 휴식
매소운 눈보라에
잉잉 우는 송전선
작은 새 날아와
지친 날개를 접더니
맨발로
언 줄을 잡고
한참을 쉬고 가네
거울 앞에서
오늘따라 네가 더
측은해 보이는구나
술에나 취해서야
네 모습을 본다마는
누구랴,
이렇게라도 가끔
바라봐 줄 사람이
담쟁이
소나무를 감았던 담쟁이는
약이되고
시멘트벽을 오른 담쟁이는
독이라는데
내 몸을 붙잡은 담쟁이는
약이 될까 독일까
된서리
게을러도 기다리고
망나니짓 참아주고
이래도 저리 해도
내 편인줄 알았는데
알싸한
채찍소리에
등골이 오싹하다
골프인생
어깨를 추켜올리고
공을 놀려본다마는
날아봤자 코앞이고
방향(方向)은 갈팡질팡
힘 좀 빼!
죽비소리에
심년공부 간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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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
1955년 경기 안성 출생
2011년 계간 스토리문학 신인상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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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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