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활쏘기 문화의 재발견
-여무사(女武士)와 시지(試誌)
지난 토요일 (5월9일) 파주 영집궁시박물관에서
'시지를 통해 본 여무사의 활 인생'이라는 전시와 함께 세미나가 개최되었습니다.
🌧 전날부터 내리는 빗속을 달려 영집궁시박물관에 도착.
아직 잠식되지 않은 코로나19로 인해 야외에서 시작된 세미나는 후두두둑~~~지붕위로 쏟아지는 빗소리와 낮아진 기온으로 결국 박물관 안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을 이어갔습니다.
[1부]로
*소춘 서효행 명궁 활 이야기 (이준일 학예사,
부천박물관)를 시작으로
[2부]에서는
*시지의 변천사 (김 산 교수, 전북대)
*필야정 시지 소고 (윤백일 사백, 군산 진남정)
*인천편사 시지 ( 박순선, 인천편사놀이보존회 사무처장)
*서효행 명궁의 시지 65권 (이건호 대표,
국궁신문)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활터에서 활을 쏘고 그것을 기록하는 기록문화인 시지에는 그 시대의 활터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당시 궁사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쏘기를 하였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기록과 역사가 담겨있는 것이 바로 시지입니다.
'시지의 변천사' 나 '필야정 시지 소고'에 대한 발표에서는 시지의 표기에 대해 발표자의 추측성 발표가 가미되기도 했지만 박순선 사무처장님의 '인천편사 시지'에 대한 발표에서는 사실 기록을 바탕으로한 세세하고도 사실적인 발표로 참가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서효행 명궁님의 시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발표해 주신 국궁신문 이건호 대표님의 발표에 감탄을 하며 집중하기도 했고요.
전국대회에서 한 번도 받기 어려운
우승자에게만 전해지는 시지를 65권이나 받으신
소춘 서효행 명궁님의 시지를 둘러보며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시지를 한꺼번에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슴이 벅차옴을 느꼈습니다.
많은 시지를 살펴보고 발표를 들으며 흥미로웠던 점은 전국대회의 시지 기록 방식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시지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화되었지만 전통을 중시하느냐, 편리성을 따졌느냐에 따라 작성되었고 지역에 따라 특수성이 있었습니다.
다른 점을 살펴보자면
첫째, 시지 표지의 한자 표기인데
'試誌' 또는 '矢誌'로 표기된 것이 가장 많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자는 '矢誌'였고, 인천에서는 '試誌'로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관중 여부를 표기하는 한자가 '中'이 대부분인데 유독 인천에서만 '邊'으로 표기하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인천상륙작전기념 전국 남녀 궁도대회에서도 '中'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邊'은 인천편사놀이 시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합시를 표기하는 방식이 5중 이하는 '矢' 5중 이상은 '中'으로 표기한 곳이 있는가 하면 구분을 두지않고 모두 '中'으로 표기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다음부터 전국대회 시지를 유심히 살펴 볼 것 같네요.^^
그리고 한 번쯤은 시지를 받아봐야 되지 않을까?라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소춘 명궁님께서 인천 무덕정에서 받으신 인천전국대회 시지도 5권이나 되어 또 한 번 놀랐고
먼 곳에서 인천의 전통이 녹아져 있는 시지를 볼 수 있어서 너무도 기뻤습니다.
소춘 서효행 명궁님의 상장과 시지를 살펴보다
어느 곳엔 '서화정' 또 어느 곳엔 '서효행'이라고 되어 있어 의문점이 생겨 명궁님께 여쭤봤더니
본명은 '효행'이나 활을 쏘면서 '화정'이라는 호를 사용하다가 대표선수를 하시면서 본명을 쓰게 되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발표 후 토론시간에는
시지가 전통을 이어 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단순 기록의 의미로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발표자들의 답변과 함께 의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론은 시지의 작성은 다소 번거롭고 힘이 들더라도 전통방식을 고수하는게 낫다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고, 특히 문화유산 측면에서 보자면 전통을 중시하는게 맞다는 김기훈 교수님의 의견이 있으셨습니다.
다만 시지를 작성하는 노고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고 그 맥을 이을 수 있는 후임을 양성하는데도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후 소춘 명궁님께 질문 시간이 있었는데
김선희 홍보부장님께서 일명 '흥관정 사법' 에 대한 질문을 하시어 저 또한 다시 자세히 듣고 싶었던 부분의 궁금증이 해소 되었습니다.
활쏘기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는 발표가 있고 처음으로 열린 세미나이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문의 전화가 2백 여통이나 쇄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참석자는 30명으로 제한되어 많은 분들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습니다.
우리 활쏘기에 대한 관심이 더 더욱 커져 갈 시점에 참가한 이번 세미나가 저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왔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우리 인천전통편사에 대한 자존심과 자긍심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의미있고 뜻 깊은 자리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신 인천전통편사놀이보존회와
여영애 회장님, 박순선 사무처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위 글은 (사)인천전통편사놀이보존회 밴드에 게재된 글을 이 곳에 올려 달라는 박순선 사무처장님의 요청으로 부족한 글이지만 올려 드립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멋진 글입니다. (사)인천전통편사놀이보존회의 학술부장님 덕분에 행사에 직접 참여하시지 못한 분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멋진 글입니다.
글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