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바이오·의약분과 신영오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2022년 5월 초순 이후 유럽 등에서 원숭이두창의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 6월 2일 현재 WHO는 원숭이두창 환자가 27개 국가에서 780명이 발생하여 1970년 사람에서 이 질병이 확인된 이후 최대 규모 유행임을 보고하였다.
원숭이두창은 증세가 천연두와 유사하나 대부분 환자는 경증이며 치사율은 극히 낮다. 이 질병의 병원체는 천연두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하며 DNA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전파는 긴밀한 접촉으로 이루어지며 남자 동성애자가 환자의 다수를 차지한다. 천연두 백신이 이 질환에 상호보호 작용을 하며 치료제도 유효하다. 이러한 여러 역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원숭이두창이 일반인들에게 대규모로 유행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질환의 전파 양상이 1981년 에이즈의 발생 초기와 유사성이 높으며 아직 많은 정보가 미상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바이러스 질환으로서 주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즉 코로나-19란 사상 최대 규모 크기의 신종감염병이 해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감염병 유행으로 신종바이러스 질환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여러 대책이 요구된다.
근래에 발생한 주요 신종감염증들, 즉 에이즈, 코로나-19 및 원숭이두창이 발생하고 확산하는 양상은 매우 유사하다. 여러 요인에 의하여 야생동물 생태계가 파괴되면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확산하고 동물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로 종간의 전파가 일어난다. 신종감염증이 발생한 지역에서 일정 기간 풍토성 감염을 일으킨 다음, 인구의 대이동 등으로 인하여 비풍토성 지역에서 유행이 시작된다. 이와 같은 환경적 경로 이외에 수년 전 발생한 모기 매개 질병인 지카 감염증 등은 기후 변화로 중간 숙주의 서식지 변동으로 인하여 새로운 지역에서 변이 질병이 나타났다. 또 다른 신종감염증 발생 요인으로 근래 인류의 향락 추구 문화 등이 질병 확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특정 대형 신종감염증이 소멸하면 일반인들의 감염증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큰 전쟁의 종료와 같이 망각의 세계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 인류는 전쟁에 대비해서 국방부를 유지하듯 신종감염증의 재창궐에 대비하여 효율적인 상시 예방 대책의 수립, 준비가 필요하다.
신종감염병은 보건, 의료, 의약품 이외 인구, 문화 등 여러 분야가 관련성을 갖는다. 나아가서 환경, 동식물 질병, 농업 및 해양과도 관련성을 갖는다. 또한 사람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모든 생물의 질병을 총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즉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의 도입과 시행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 수의사, 바이러스학자 및 역학자와 같은 여러 핵심 관련 분야 전문가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신종감염증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는 대통령실이나 국무총리실에 “감염병 관리통합위원회”의 설치, 운용이 바람직하다. 효율적인 범부처 업무의 통괄, 조정을 위해서는 관계 분야 최고 권위의 고경력 전문가가 참가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전염병의 관리 분야는 물론이고 백신, 치료제, 진단제 등 바이오산업 분야의 사업 제안 및 과제의 수행, 평가 업무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NIH와 같은 기관에서는 실험실 업무를 떠난 관련 분야 시니어 과학자들이 사업 제안 및 평가에 먼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사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감염증은 인간에게 큰 피해와 동시에 바이오 등 여러 유망 산업이 새로 형성됨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 이학박사
광운대학교 PBRC 센터 자문교수
(전) 강원대학교 의과대학미생물교실 초대주임교수
(전) 국립보건원 바이러스 분야, 과장, 실장
(전) 대한바이러스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