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 3-1 구간길
( 오륙도에서 범일역까지 )
오륙도에서 모이는 날 집에서 재빨리 나와서 용호동 가기 위하여 지하철역 부경대앞에서 내렸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방향감각이 어려울때에 어는 아저씨께 물으니 그 사람이 친절하게 오륙도 가는 버스 승강장까지 안내하여 주었다. 그 정류소에는 용호동 가는 버스 노선이 많았다. 버스를 기다리다 20번 버스타서 자리에 앉았다. 차창 밖으로 사람들이 길을 가면서 우산을 쓰고 있고 차창 유리에는 빗물이 표면에 무뉘를 내고 창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오늘 도보길은 우중길이라 생각하고 우산을 넣었지만 그것 가지고는 부족함을 안다. 왜냐하면 어는 정도 단단히 준비 할려면 튼튼한 우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쓸만한 우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지경이기 때문이다.
아묻든 내가 타고 있는 버스는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 오륙도 스카이 라운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용호동 백운포 운동장으로 가는 버스였다. 할수 없이 거기서 내리고 다시 용호동 오륙도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타야만 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비는 빗발치게 땅에 솟아져 내린다. 드디어 버스를 타고 오륙도 종점에서 내렸다. 다행히 지각은 아니었다. 오륙도 출발점에서 인증 스탬프를 찍고 대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간단한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인솔 대장의 오늘 일정에 대한 안내 사항을 듣고 목적지로 향하여서 출발 하였다.
다행이 우리가 모인 오륙도 종점인 스카이 라운지 부근에 우리 일행이 모였을때에 비는 그쳤다. 우리의 가는길에 지장이 없도록 멈춘 것 같다. 그리하여 우리는 오륙도 부근의 도로를 따라서 진군해 나간다. 마침 가는 길목에 어는 회원이 삶은 계란을 두 개씩 나누어 준다. 고마움과 훈훈함이 스며든다. 길 떠나는 솔솔한 재미가 이런것에서도 연유한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도로를 따라서 옆길로 들어갔는데 그 길은 신선대로 향하는 길목이었다. 신선대 봉우리 산으로 간다, 아침에 내렸던 비가 워낙 거세어져 그런지 산길에 물이 홍건이 고여있고 그런가 하면 오르막 산길에는 빗물이 흘러 내려오고 있었다.
가지런이 초목이 무성히 둘러샇인 짙은 길을 따라 지나가는데 산중턱 전망대에 서니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이 찬란하고 바다 위의 오륙도 모습이 훤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이런 감상을 가진후 봉우리산 널찍한 마당에 들어섰다. 그 산에서 보니 물동량을 자랑하는 신선대 컨테이너 부두가 그 위용을 드러내었다. 그런가 하면 부산항이 너무도 깨끗하고 선명하게 보였다. 마침 바로 눈앞에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었다. 부산항의 갖가지 면모가 화려하게 드러내었다. 제각각 항구의 다양한 표정이 근사하게 전형적 항구의 모습이 펼쳐졌다. 신선대 전망 바위옆 밀집을 이루는 자리 그 바위틈에 야생화가 깔끔한 모습을 보여준다. 신선대의 다양한 기운을 얻어서 우리는 유엔 공원을 향한다,
유엔공원묘지에서는 여러사람들이 잘 닦여진 거리를 거닐고 있다.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지는 아닌지 상상을 해본다. 나라가 위태롭고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이 나라를 구하러온 16개국의 UN 참전국의 용사들의 희생과 사랑의 정신이 담겨져 있는 이 거리를 걸으면서 생각하리라 우리도 이 길을 가면서 숙연해 지는 것이다. 이들의 순국의 정신을 높이는 일은 무엇일까 우리의 삶에 있어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삶이라고 할 것이다. 이젠 이곳을 벗어나서 우암동 도시숲으로 향한다. 내가 어릴 때 자라고 학창시절을 보내었던 내 부모님의 집이 아직도 있는 동네이다.
어린시절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이곳을 찾은 나의 마음은 뜨겁다. 우암동 도시숲으로 가는 길은 대연동 한국 외국어대를 지나서 지금 한창 아파트 시공중인 옆길을 따라 시멘트 오르막길을 거쳐서 도달하게 된다. 다리가 무겁고 힘겹게 이곳에 올랐다. 저멀리 감만동 해군부대가 보이고 부산항 대교가 활짝 보인다. 도시숲은 완전 새롭게 재생된 곳이다. 예전에는 여기가 공동묘지 였던 것이다. 이 그늘진 곳을 탈바꿈하여 사람들의 휴식처로 만들었다. 철죽이나, 갖가지 꽃과 나무를 심고 푸른 동산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새롭게 태어난 장소이다.지금 이곳에 비가 내리고 있다. 우리는 정자밑으로 피하고 휴식을 취하고 놀이 마당을 열었다. 어떤 사람은 독백으로 시나리오 줄거리를 늘어놓듯 노래를 불렀다. 나는 어는 가수의 노래를 불렀다. 그 추억을 마음에 담았다.
그 밑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동항성당 예수의 동상이 눈에 진하게 들어온다. 브라질 리오데 자이루에 있는 예수의 동상보다 크기는 작지만 우리도 우암동 이곳에서 예수의 동상을 볼수 있는 것이 위안이 되는 것이다.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마실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길에 나이드신 신부와 이태석 신부 그림이 벽면에 그려져 있다. 이태석 신부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음악단을 조직하고 선교의 불을 지피신 선교사이다. 그분의 사랑이 활작 타오르는 것 같았다. 이곳의 또 특징적인 것은 아이들 케릭터(인형) 형상을 볼수 있다. 밝고 맑은 표정의 아이들을 본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천진난만하게 맑은 표정을 짖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육성하며 내일의 기둥으로 세워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미래의 국가의 큰 재목이라고 할수 있겠다.
우암동 마실길을 내려와서 문현동 장고개를 넘어가는데 빗줄기가 제법 굵게 몰아친다. 비를 맞으면서도 우리는 전진이다. 목표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렬로 걸어가는 우리팀의 구성원들 제각각 자라난 고향과 환경이 다르지만 그래도 함께 마음을 모아서, 갈맷길 여정을 함께 하는 마음이 어여쁘다. 서로의 고충과 억눌림도 함께 걸어가면서 짐을 덜어주고 원기와 활력을 되찾아주는 계기를 만들어 주며 힘이 되어 주는 것이다. 힘겨웠던 사연들, 가슴을 얽었던 그런 것들이랑 다 날려 버리고 함께 마음을 맞추어서 서로 말은 하지 않아도 걸어가면서 어설프던 것이 녹아지고 새로운 기운으로 회복되기를 바랄뿐이다.
장고개를 지나고 부산진성에 다다르니 역사 박물관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을 방문하였던 조선 수신사들의 발자취가 담겨있고 역사적 흔적들이 아로 새겨진 소중한 자료들이 구비되어 있으리라 본다. 역사관 앞에 청동 말을 타고 있는 장수의 날렵한 동상이 세워져 있다. 거칠은 들판을 넘나들고 기백있게 나가는 그러한 모습이 떠오른다.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나, 한번쯤 깊이 자각하게 하는 것 같다. 부산진성 모퉁이 돌아서니 범일 주민센터가 있다. 이곳이 오늘 행선지의 종점이다. 이곳에서 마지막 스탬프를 찍고 3-1코스를 접는다. 아직도 비는 여리게 내리고 있다. 마치고 집으로 가는 시간 대원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발걸음을 내딛으며 지하철역을 향하여서 차근히 걸어간다.
우암동 동항 성당 예수의 동상
( 황홍길 )
2020.7.22. 도보
글 옮김: 2021.2.8.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