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봉사 진언 (天鳳寺 眞言)
최 병 창
주암호 뜨는 천봉산
백사단양 봉갑리 뜰에서
아도화상은
도륜 스님께 일렀다느니
그리움이란
그리워 하는 만큼 그리워지고
미움이란 미워하는 만큼 미워하게되며
사랑이란 사랑하는 만큼 사랑하게 되고
이별이란 이별하는 만큼 이별하게 되느니
그것은
나를 자기 속에서 찾지말고
타인속에서 찾으라는
삼세인과 (三世因果)
불(佛)
- 경계로 부딪는 번뇌
중생의 삼계는 이승의 모든 무덤이라
그래서 스스로는 진실치 못했음이고
항상 배가 고픔도 허수의 진리임에
본능이 주는 해탈 또한
또 다른 번뇌라는 -
하여
굳이 해탈을 찾는다면
그 또한 진정 불타의 깨달음도 아닌
중생구제의 수행도 아닌
아서라, 파도와 물은 하나란다.
그래서
맑은 영혼의 성불은 열반에 있고
생사 또한 열반일진데
열반은 공이어서
무소유만이 참진(眞) 이라는 부처는
진정 화두가 없단다.
달이 밝은 당신의 땅,
내 어찌 살아 희지도 검지도 못하여
육체는 마음이고 마음 또한 육체라는 오만에
횃불 어지러히 토하는
차라리 중생이길 바랬다는가
도륜 스님은 말했다
사람은 사람이기 위해서
중은 중으로서
사람답기 위해서 중이었노라고.
<2000. 11.>
< 시작노트>
전남 보성군 문덕면 봉갑리단양동
주암호 끝자락,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전하는 천봉사엔
법이 깊어
항상 유소년같은 도륜 노장스님이 계시다.
찾아뵐 때마다 민족사상을 강조하시는
스님은 가끔
먼 산을 바라보며 선계를 그리시는데,
* 이 사찰은 호남 삼갑 으로 통하는
영광의 불갑사, 해남의 도갑사,
보성 봉갑사(현재의 천봉사)의 하나로서
남도 불교역사의
한 단면을 차지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