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름에 숨겨진 대조법 2
- 색깔
조동화
희다고 백로
검다고 흑두루미
머리가 푸르다고 청둥오리
부리가 붉다고 붉은부리갈매기
배가 희다고 흰배지빠귀
머리에 검은 댕기가 있다고 검은댕기해오라기
온몸이 푸르다고 파랑새
머리가 붉다고 붉은머리오목눈이
머리가 검다고 검은머리갈매기
뺨이 희다고 흰뺨오리
동시집『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2015. 초록숲
뿔나비
조동화
뿔! 하고
말하는 순간
사나운 코뿔소가 생각나지만
나비 가운데
유일하게
뿔을 가진
뿔나비
그러나 그 뿔은
꽃잎 하나라도
다치게 하는
무기가 아니다
다만
적을 만났을 때
잠깐 겁만 주는
뿔 모양의 뿔
적이 주춤하는 사이
서둘러
달아나기 위한
눈속임의 뿔이다
동시집『우리나라 나비 새 풀 나무』2015. 초록숲
조동화 시인
1948년 경북 구미시 무을 오가리에서 태어남. 1974년 영남대 문리대 국문과 졸업. 1978년 <낙화암>으로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1985년 제4회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수상. 1995년 제2회 경북문학상 수상. 1998년 경주시 문화상 수상. 2003년 제13회 이호우 시조문학상 수상. 2005년 경상북도 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2010년 유심작품상 수상. 시집에 <낙화암>,<산성리에서>, <처용 형님과 더불어>, <강은 그림자가 없다>, <낮은 물소리>, <눈 내리는 밤>, <영원을 꿈꾸다>, <나 하나 꽃 피어> 등 다수. 현재 경주성경침례교회 담임목회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