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에서 산중 생활 4년차인 곽중식 씨(48/입산 4년차)를 소개한다.
부모님은 돈을 빌려 겨우 1년 농사를 지을 만큼 가난했다. 빌린 돈의 이자를 갚지 못해 1년 후에는
불어난 이자가 원금과 비슷해질 만큼 가난은 가난을 불렀고,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그는 돈이
곧 행복이라 믿었다. 공고를 졸업한 후 돈을 벌기 위해 택한 건 자동차 정비소였다. 군대를
정비병으로 가게 되면서 제대 후에는 실력이 남들보다 뛰어났다는 자연인.
21살 이른 결혼으로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었지만 빚을 얻어 전셋집을 전전하자, 이대로는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2천만 원 빚을 얻어 25살에 카센터를 차렸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일했다. 자다가도 긴급출동 전화가 오면 어디든 달려갔고 하루에
한 끼만 먹는 날도 부지기수! 열심히 일한 덕분에 2년 만에 빚을 다 갚았고,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던 사람들도 차츰 그를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인정을 받으니 성공을 향한 욕심은 더해졌다. 그러는 사이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었던 가족. 아내가 자신을 택할 건지, 사회생활을 택할 건지 물을 만큼 골은 깊어질 만큼 깊어졌다. 아내의
외로움과 우울함은 더 심해졌고 결국 이혼을 요구한 아내. 설득하고 빌어도 봤지만 아내의
마음은 떠난 후였다.아내는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 버리고 떠나 버렸다. 그는 돈을 벌기위해
몸이 괴로웠다면 그의 아내는 가정에 소홀한 남편으로 인해 마음이 괴로웠던 것이다. 그당시
두딸은 고등학생이었고 막내 아들은 초등학생이었다. 가정이 파괴된 충격으로 두 딸은 자퇴를
했고 그는 술을 먹으며 방황했다. 설상가상으로 큰 딸은 가출을 해버렸다. 술로 건강은 점점
나빠졌고 카센터 일도 다 포기하고 있던 그때. 그의 눈에 두 딸이 들어왔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검정고시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아이들. 그는 미안함과 후회로 그제야 마음을 다잡았다.
큰딸은 3주후 그에게 전화를 걸어 그동안 아빠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어보니 돈 버는 일이 너무도 힘들었고 가정을 위해 온 몸을 바쳐 일한 아빠를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좌절속에서 한가닥 빛을 보게 됐다.
다시 일을 시작하려 했지만 돈을 쫓느라 소중한 가정을 잃고 나니 돈을 버는 게 무의해졌다는
자연인. 마음은 늘 허전했고 일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더는 아까운 청춘을 낭비하며 살 수
없었다. 55살이 되면 모든 걸 정리하고 산에 들어가기 위해 땅을 미리 봐뒀던 자연인은
그곳에서 돈이 아닌 진짜 행복을 쫓고 싶어졌다. 망설이던 그는 두 딸과 아들에게 속마음을
전했고 아이들은 아버지의 선택을 응원했다. 그렇게 아버지의 행복을 응원하는 아이들의
바람을 안고 그는 산으로 향했다.정말 속깊은 아이들이었다. 그동안 벌어뒀던 돈으로 아이들이
머물 공간을 마련해 두고 막내 아들은 친척집에 거주하도록 조치한뒤 그는 자연의 품에 안겼다.
그가 산에 들어가 먼저 시작한 것은 자신만의 집을 짓는 것이었다. 토굴성 집을 짓고 싶었던
자연인은 관련 자료를 찾았다. 경사진 산에서 집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은 필로트를 세워 짓는
방법과 산을 파는 방법 두가지가 있었다. 결국은 깊이 4미터의 깊이로 땅을 파기로 결정했다.
4개월동안 텐트에서 기거하며 결국 집을 완성했다. 그는 4미터깊이로 산을 판뒤 나무를 세우고
돌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집을 만들어 갔다. 그리고 집이 완성되자 그위에 흙을 덮어 이른바
토굴성 주택을 만들게 된 것이다. 토굴이니만큼 방수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그리고 방앞에 대형 창문을 설치해 먼 산의 경치가 고스란히 그의 방으로 들어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바깥 흙으로부터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황토를 두껍게 발랐다. 그러니 그의
집은 돌과 흙과 황토로 만들어진 셈이다. 그렇게 집을 지으니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했다. 재료는 모두 산 주변에서 구해 온 것이다.
그리고 땅을 일구면서 발굴한 돌들로 조그만 연못도 만들었다.삼일에 걸쳐 만든 것이다.
일단 돌을 둥그렇게 쌓은뒤 콘크리트로 돌 사이를 막고 그곳에 물을 공급했다. 수련도 키우고
조그만 물고기도 풀어놨다. 작은 물레방아도 돌아간다. 그는 이런 일을 하는 것이 그냥 좋다.
또한 분재와 분경도 즐겨하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자연석등으로 분경을 만드는 것에 심취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산속에 버려진 고사목을 가져다 작품을 만든다. 요즘 자주하는 것이 목부작과
석부작이다.
목부작은 고사목에 살아있는 식물을 붙여 새로운 생명체로 만드는 것이다.
석부작은 돌에 식물을 붙여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나름 손재주가 좋은 자연인은 거의 수준급의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그런 작품으로 그의 정원과 그의 방을 멋지게 꾸미고 싶은
소박한 희망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그런 희망을 하나 둘씩 실현해 가고 있다. 그는 또 산에
산양삼을 심어 앞으로 자녀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는 것도 이뤄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 산으로 들어온지 4년이지만 보물이 많이 생겼다. 집 앞으로 펼쳐진 해발 760m의 시원한 풍광은 그가 가장 아끼는 보물! 30m 가까이 되는 나무를 눈 깜짝할 사이에 올라 대형 말벌 집을
따고, 두꺼운 장작도 도끼질 한방이면 끝이다! 겨울 산도 한번만 오르면 산삼, 도라지, 더덕,
말굽버섯 등 자연의 선물이 풍성하니 더없이 행복한 산중생활! 돌판에 도라지꽃 발효액을 넣어
구워낸 닭고기는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환상 맛! 딸들을 위한 편백나무 방을 만들고 아침이면
산에 올라 아이들의 건강을 비는 그는, 이곳에서 행복한 것이 아이들의 응원에 보답하는 길이라
말한다.
그는 아름다운 아침 광경을 보기위해 일찍히 일어난다. 아침 안개가 자욱한 건너편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아니 희열감을 맛본다. 그는 비교적
일찍 산으로 들어왔지만 가정을 파멸시키고 엄청난 시련을 줬던 좌절이 만일 없었다면
이런 호사를 누렸을까 생각도 든다. 그는 멈추니까 비로서 보인다는 말의 뜻을 분명히
깨닳고 있다.
그는 지어보고 싶은 집도 근사하게 지었다. 그리고 세자녀들도 나름 제갈길을 잘 가고 있다.
그는 오늘도 뭘하며 멋진 시간을 보낼까 호화스런 고민도 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한다.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고. 자신도 일어선
것처럼 자포자기하지 말고 방법을 찾으라고. 그러면 정말 상상할 수없는 대사건이 자연에서
펼쳐진다고.곽중식씨 이야기는 2018년 1월 17일 방송됐다.
(자연인의 생활팁)
◆생강나무 장아찌...이른 봄 산에서 생강나무 여린 잎을 따서 장아찌를 담그면 최상의 맛의
장아찌를 맛볼 수 있다.
◆표고버섯 무우국...무우와 표고버섯만 있으면 근사한 국을 먹을 수 있다.
◆팥죽...팥을 먼저 푹 쌂는다. 그리고 팥을 건져내고 다시 물을 부은뒤 끓여 팥과
쌀(잘게 부순)을 넣고 끓이면 맛있는 팥죽을 먹을 수 있다.
◆돌판 닭 구이...돌판을 먼저 달군다. 그리고 닭을 먹기 좋게 자른다. 그리고 양념장을
만든다. 양념장은 고추장과 마늘 그리고 도라지 꽃 효소(이건 자연인만의 노하우)를 넣어
만든다. 그리고 닭을 돌위에 올리고 양념장을 바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