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제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노무현 전설의 경선 연설이라는 제목으로 “그럼 제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영상이 톡방에 올라왔다. 이런 연설 동영상을 올린 사람의 의도나 취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그저 선의에 의한 것이라 짐작할 뿐이다.
나는 대단히 불편하다. 많이 불편하고 아쉽고 화가 난다. 내가 이런 감정과 이성에 놓이는 이유는 어느 국가였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김선일의 죽음에 관한 노무현의 입장과 자세였다. 동영상 속 김선일은 아주 간절하게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국민의 호소에 노무현은 아주 단호했다.
‘아내를 버릴 수 없다던 노무현에게서 국민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책임과 의지는 찾기 어려웠다.’
노무현의 입장이 국정이고 대통령의 자리라고 한다면 그런 자리는 갖지도 찾지도 말아야 한다. 수십 년 전의 빨갱이 장인과 그 아내에 대해 단호하게 감싸고 사랑으로 감쌌던 사람이 왜 국민의 살려달라는 호소에는 외면하고 말았는가?
미 제국주의에 할 말은 하겠다고 큰소리치던 노무현의 모습은 취임과 동시에 사라지고 말았다. 국민의 지지와 당당한 응원보다 미 제국주의의 공갈과 협박이 크고 현실로 비췄을 것이다. 대통령이 된 노무현은 이라크 파병 등 미 제국주의의 철저한 꼬붕이 되고 말았다.
‘도긴개긴, 적대적 공생의 권력 핑퐁’
옛말에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나쁜 놈, 적은 역사 이래 명확하다. 이리저리 설명이나 해설이 필요 없다. 한국 사회에서 친일매국노에 뿌리를 둔 세력은 군사파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전히 뉴라이트 매국노 찬양 집단으로 권력에 기생하고 있다.
문제는 도긴개긴 적대적인 척하면서 권력을 주고받는 공생의 또 다른 한 축이다. 이들의 뿌리는 민족문제연구소 친일 명단에 올라 있는 김성수 등 한민당 계열이다. 80년대 이후, 재야에서 활동하며 투쟁하던 김대중의 영입으로 운동권의 일부가 정치권에 들어갔지만 재야, 운동권의 정신은 애초에 상실하고 기성정당의 권력과 습성에 젖어 버리고 말았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
주인이 주인다워야 한다. 주인이 어설픈 팬클럽 흉내나 내면서 인물사관에 빠져 미친 팬처럼 호들갑을 떠는 모습은 주인도 아니고 헌법을 부정하는 짓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이든 정당이든 지지하더라도 주인으로서 자세와 태도를 잃어서는 안 된다.
‘인물과 조직에 대한 한국 사회의 극단적, 적대적 지지와 태도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친일 매국노라 운운하면서 한국 사회 지형의 한 축에 대해 퍼부어지는 혐오와 적대감은 또 다른 한 축의 역사적 실체와 부정, 비리에 대해 감추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매우 나쁜 놈과 조금 덜 나쁜 놈의 적대적 공생 구조를 계속 구축하겠다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생각해보자. 노동, 농민, 서민, 재벌, 자주, 평등, 통일 등 정책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내에 애틋한 심정을 보냈던 노무현은 한진중공업 김주익 노조위원장의 죽음에 대해 “죽음을 담보로 투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여의도에서 두 명의 농민 경찰의 방패와 군홧발에 죽임을 당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부천에서 대우 노동자들이 백골단의 무차별적인 폭력에 노출되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노동자를 우롱하는 비난은 계속되었다. 임종석, 조국의 민주노총에 대한 비난은 가슴에 박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립서비스로 국민을 우롱하며 5년 동안 촛불을 시궁창에 박아 버리고 말았다.
민주당 정권의 대통령이 세 명이나 있었다. 체제와 본질에 있어서 어떤 변화와 다름이 있었는지 알기 어렵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세상의 비아냥 속에 정권은 매우 나쁜 놈들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을 뿐이다. 여전히 민주당 586, 조국의 위선과 가식은 죽창가 속에 지지를 소리 높이고 있다.
이명박근혜 청와대와 내각, 문재인의 청와대와 내각은 그들이 그토록 오매불망하는 돈에서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저 권력을 잡고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국민을 속이는 마술에 재주가 빛날 뿐이다.
‘온갖 똑똑하고 잘난 척은 다 하면서 노예와 종을 자처하는 바보 멍청이는 그만이다.’
천 년 전에 만적은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더냐?” 하는 일성에 평등 세상을 소리 높여 외쳤다. 단군의 홍익인간, 동학의 시천주, 인내천 사상의 뿌리는 인민이, 국민이, 민중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임을 일찍이 선언하고 있다.
2,500여 년 전 그리스에서 국민의 직접 통치(정치)가 이루어졌고, 현재도 지구상의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국민의 직접 통치(정치),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다. 국민이 법 하나 만들 수 없는 사회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한국 사회는 국민의 민주주의가 아니다. 대의제, 의원의 민주주의이며, 일인 독재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 사회의 정치는 깔끔하게 갈아엎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이 요구하면 언제든 바꾸고 갈아엎을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 국민이 헌법과 법을 만들고, 언제든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언제든 쉽게 선출직을 내쫓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투표로 집행되고 실행되는 실질이 보장되어야 한다.
‘제7공화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민(인민, 국민, 민중)이 주인으로 지위와 역할을 다하는 <직접민주주의 마을연방공화국> 체제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