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5ㅡ 관우, 오관돌파
{헤어진 장비를 만나다}
관우의 언월도를 맞받아 치며 싸우던 하후돈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말에서 굴러떨어집니다.
"자! 내 청롱도가 무정하다 탓하지 말고 황천길로 잘 가거라."
운장이 하후돈의 목을 막 치려는순간
장료가 말을 타고 뛰어옵니다.
"멈추시오! 멈추시오!
두분 장수는 싸움을 멈추시오.
승상께서 통행증을 발급하셨소.
모든게 통행증을 늦게 발급한 승상의 탓이라며 누구든지 관공의 앞을 막지 말라고 하였소."
운장은 마상에서 하후돈을 내려다 보며
"후돈아...너는 창솜씨가 좋지만 운도 좋구나.
내 너를 베지 않겠다."
(참고로 하후돈은 성이 <하후>씨입니다.
하후연과 형제 장수이지요.)
"하후... 고맙소. 내 패배를 인정하겠소."
이렇게 되어 관우는 다섯 관문을 통과하며 여섯 장수를 베고 황하를 건넜습니다.
"형수님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유비님이 계시는 하북땅입니다.
조금만 더 기운을 내시기 바랍니다."
"아주버님...너무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위로하며 길을 재촉하여 조그만 산성앞에 도착하였습니다.
"저기가 어딘가?"
"저 성은 <고성>이라 하는데 몇일 전 덩치가 산만하고 온 몸이 털로 뒤덥힌 괴물이 현령을 내좇고 산성을 차지하였습니다."
"괴물이라니?"
"장비라고 하는 장수인데 어찌나 무섭던지 사람들이 그를 괴물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장비? 장비라면 내 아우다.
주창....네가 빨리 가서 형 관우가 왔다고 알려라."
운장은 장비를 만날 생각에 기뻐 어쩔 줄 모르며 기다립니다.
그런데 갑자기 성문이 열리며 장비가 고리눈을 부릅뜨고 뛰어나옵니다.
"관우! 관우! 이 비겁한 놈 내 장팔사모를 받아라."
"장비야..
왜 그러느냐? 나 형 관우다. 나를 벌써 잊었단 말이냐?
"닥쳐라. 너는 의리를 저버리고 조조에게 투항한 놈이다.
내가 오늘 너를 죽이고 말겠다."
장비가 고리눈을 부릅뜨며 다짜고짜 공격해 들어옵니다.
"장비야.. 그건 오해다. 형님의 소식을 몰라 잠시 조조에게 몸을 의탁한것 뿐이다. 오해를 풀어라."
"닥쳐라. 거짓말 하지마라.
그리고 네 등뒤에 오는 저 군사들은 뭐냐?
나른 잡으러 오는 조조의 군사들이 아니냐?"
그 말에 관공이 돌아보니 정말로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채양이 한떼의 군마를 이끌고 짓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장비야. 내가 저 놈의 목을 베어 내 진심을 보여주겠다".
"좋다. 내가 북을 칠테니 세번 북소리가 울릴 때까지 저놈을 죽여라."
장비는 손수 북채를 잡고 북을 치기시작합니다.
"채양... 너는 조조 승상곁에서 항상 나를 비웃고 못마땅해 하더니 오늘은 또 무엇 때문에 나를 쫓아온 것이냐?"
"잘 알고 있구나. 네가 승상에게 후한 대접을 받는게 항상 배가 아프고 못마땅 하였다.
더구나 너는 황하 강변에서 내 조카 <진기>를 죽였으니 오늘 그 복수를 해주마."
장비가 두번째 북을 울립니다.
관우가 청룡도를 번쩍 들었다 내리치자 기세좋게 덤벼들던 채양이 피를 흘리며 말에서 굴러떨어집니다.
일전에 장료가 말한 데로 채양의
칼 솜씨는 운장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형님! 이 장비가 죽을죄를 졌습니다."
"아우야! 괜찮다."
두 형제는 얼싸안고 울음을 터트립니다.
"이제 우리 형제가 만났으니 큰 헝님을 찾아 빨리 떠나자."
자 이제 관우, 장비, 그리고 두분 형수님은 무사히 유비를 만나게 될까요?
0086ㅡ 관우, 오관돌파
{관우가 꿈에도 그리던 유비를 다시 만나다}
유비는 원소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었으나, 마음은 항상 불안합니다.
(원소가 변덕이 심하여 언제 나를 해치려들지 모른다.
그리고 관우가 내 소식을 들으면 이곳으로 올텐데
원소는 안량과 문추를 죽인 책임을 물으려 할것이다.
"안량과 문추의 영전에 관우의 목을 베어 그 원한을 풀어주겠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적당한 핑계를 대고 이곳을 빠져나가자.)
다음 날 유비는 원소앞에 나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설득을 시작합니다.
"명공, 제가 형주로 가서 유표를 만나보겠습니다."
"유표는 무슨일로 만나겠다는거요?"
"유표는 저와 종친입니다.
그러니 유표에게 명공과 군사동맹을 맺자고 청해보겠습니다.
유표와 명공이 손잡고 조조와 대항하자고 제의하는거죠.
유표는 틀림없이 응할겁니다."
"그것참 좋은 생각이요.
유표가 나와 손을 잡으면 큰 힘이되지.
좋소, 황숙께서 유표에게 가서 군사동맹을 청해보시오.
그러자 곁에 있던 곽도가 원소에게 직언합니다.
"주공 유비를 보내서는 안됩니다.
그는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겁니다."
그러자 원소가 벌컥 화를 내며..
"너따위가 뭘 안다고 그따위 소리냐? 썩 물러가라."
곽도는 원소앞을 물러나며 한숨으로 개탄합니다.
"두고 봐라. 유비는 돌아오지 않을것이다."
원소의 그늘을 빠져나온 유비는 먼저 하인을 보내 관우에게 소식을 전합니다.
내가 지금 <고성>으로 갈테니 운장더러 마중나오라 이르게.
유비가 <고성>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관우 장비 두사람이 하북의 경계까지 마중나와 있습니다.
"형님..."
"관우야....장비야...
모두 무사하였구나."
유비. 관우. 장비 3형제는 서로 얼싸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유비는 고성에서 감부인과 미부인을 재회했습니다.
사실 유비는 <도망의 달인>으로 삼국지를 자세히 읽어보면 부인들을 버리고 3번이나 혼자 도망을 칩니다.
여포와 싸우다 서주성에 두 부인만 남겨놓고 도망을 쳤고
(두 부인은 여포에게 사로잡힘)
두번 째는 조조와 싸우다 하비성에 남겨두고 도망을 쳤고
(두 부인은 조조에게 사로 잡힘)
세번 째는 후일 장판파의 싸움에서 부인들을 버리고 또 도주합니다.
더구나 조자룡이 아두를 품에안고 간신히 구출해오자
유비는 아두를 받아 땅바닥에 던져버립니다.
"이 놈 때문에 하마트면 자룡 자네를 잃을뻔 하지 않았나?
아두(유선)는 머리가 약2% 부족한 사람인데, 땅바닥에 던질 때 머리를 다쳐 바보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각설하고...
"이 고성은 너무 좁다.
여남성으로 가자.
거기엔 유덕과 공도가 있어 우릴 반겨줄 것이다.
그렇게 되어 다시 길을 떠납니다.
그런데 여남을 가려면 와우산을 통과해야 합니다.
와우산 자락 숙소에 들었는데 숙소 주인이 유비일행에게 충고합니다.
"손님들 길이 멀더라도 다른 길로 돌아가십시오.
저 와우산엔 칼을 귀신같이 잘 쓰는 사람이 산채를 점렁하고 있는데 아무도 그 자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그래요? 그거 재미있군요.
꼭 그 산채의 두령을 보아야겠소이다."
"장비야. 운장과 내가 와우산에 다녀올테니 너는 이곳 숙소에서 형수들을 지키고 있거라."
관우가 앞서고 유비가 뒤를 쫓아 와우산으로 말을 달립니다.
두 사람이 산을 오르자 흰 갑옷을 입고 긴 창을 든 장수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너흰 왠놈들인데 겁도 없이 산에 오르느냐?"
소리치는데 ....
유비가 그 장수를 보더니
"너는 자룡이 아니냐?
그 말을 듣고 장수가 말에서 뛰어 내려 부복을 합니다.
"황숙...황숙이었군요. 조자룡이 인사올립니다."
" 자룡아 살아있었구나. 반걉다.
유비. 관우. 자룡 이렇게 세 사람은 다시 얼싸안고 재회의 눈물을 흘립니다.
모두 다시 만난 유비의 일행은 고성을 떠나 여남에 이르러 유벽. 공도와 힘을 합쳐 군사를 모으고 다시 힘을 기릅니다.
관우 5관돌파는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군요.
다음 호에 강동의 손책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볼까요?
아래 그림은 우측 상단부터 유비, 관우, 장비, 조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