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방연의 『연군단장곡』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희압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더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여 울어 밤길 녜놋다.
【주제】 단종에 대한 애절한 심정
【감상】
이 시조는 의금부도사 왕방연이 세조의 명을 받아 궁으로부터 천만리나 떨어진 곳인 강원도 영월까지 단종을 유배지에 호송하고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의 허탈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유배지 청령포를 굽어보는 서강 강변 언덕에 앉았더니 흐르는 강물도 왕방연의 마음과 같아서 울면서 밤길을 흘러간다고 하는 작품으로 단종에 대한 애절한 심정을 노래한 연군단장곡(戀君斷腸曲)이다. 참혹한 권력의 희생양이 된 단종에 대한 애끓는 그리움과 서러움을 절절이 그리면서 부도덕한 정치권력으로부터 어린 임금을 보호하지 못한 자신의 무기력함을 애통해하는 회한을 드러내고 있다. 단종을 유배지 청령포까지 압송한 자신의 임무가 그에게는 한없이 원망스러운 일이었다.
왕반연(王邦衍, 생몰년 미상)은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조선 세조 때의 의금부 도사(義禁府都事)이다. 왕방연은 단종이 영월로 귀양 갈 때 호송했다. 영월서 돌아오면서 단종을 그려 읊은 시조 1수가<청구영언>등에 실려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