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석가탄신일로 불교계의 가장 크고 중요한 날이였습니다.
음력을 중심으로 하는 불교계에 석가탄신일은 기독교의 성탄절과 달리 매년 날짜가 유동적(부활절과 비슷)인데
올해는 스승의 날과 겹쳐(충무공 이순신 탄신일과 겹쳐) 수요일날이었습니다. 스승의 날과 비교할 때 워낙 큰 날이지만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는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그림과 글로 장식되어 있던데...
어쨌든 공휴일이라 앱테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이 날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하다가
탑골공원 제일 무료급식소와 제이 무료급식소를 거쳐 조계사를 거쳐 마지막으로 수요무료급식이 있는 명동성당에서
마무리할 계획을 잡게 되었습니다. 설추석때 선물 주는 것으로 유명한 제일 무료급식소에는 석가탄신일에는 한번도 가
보지 않아 어떨지 궁금했는데...
명절때를 기준으로 해서 좀 더 일찍가게 되었는데 10시 반쯤 도착하니 탑골공원 앞 줄은 사거리 횡단보도 근처까지 와 있었고 줄을 서서 나중에 줄번호를 받아보니 405번이였습니다. 평일날 250명만 무료배식하는 곳인데 석가탄신일날은 700명을 무료급식하는 것으로 나중에 주변 사람들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었고 독서실 같은 무료급식소가 아닌 야외에서 무료급식을 나눔으로 충분히 700명도 가능해 보였습니다. 선물도 받아 보니 8종류(쌀국수컵라면, 떡, 치약, 비누, 멸치육수 4개, 생수 등)나 들어 있었습니다.
제일 무료급식소 식사내용은 소고기 고명으로 들어간 비빔밥에 미역냉국이였고 제이 무료급식소에 가 보니 아직 배식 중인데 곧 배식이 이루어졌고 이 곳 식사내용도 비밈밥으로 제일 무료급식소에 비해서는 질적으로 조금 낮지만 양은 많았습니다. 선물은 떡인데 백설기에 내용이 들어간 떡과 요구르트 하나였습니다. 곧이어 조계사로 이동하니 막 배식이 시작되었는데 이곳은 10여년 전에 왔을 때는 국수를 나누어 주다가 언젠가 부터 밥도시락으로 식당 내가 아닌 식당 밖에 텐트를 치고 이 곳에서 식사하도록 하여 가능한한 많은 이들이 식사할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여기서도 식사 내용은 비밈밥인데 앞서 두 군데의 무료급식소와 달이 소고기 고명이 없이 오직 나물만으로 되어 있는데 양이 적어 두번 더 먹게 되었고 절편떡도 2번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선물도 모으니 배도 부르고 손도 부르는 상태로 가까운 영풍문고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명동성당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명동성당의 무료급식소는 마침 비가 온 관계로 몸이 불편한 독거노인분들에게는 오기가 힘든 환경(경사로 빗물에 고인 웅덩이가 있는 운동장 등)으로 바로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식사 내용은 특별한 것이 없었고 디저트로 나온 빵을 챙기니 선물 종이가방은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기독교의 성탄절이나 활절때 보다 많은 선물을 챙기게 되었는데 설추석 명절보다 더 풍요로운 하루였습니다. 명동성당에서 4시간 정도 졸음반 기도반으로 보내고 나니 갑자기 미사를 드리는 중에 본당에서 나오게 되었네요.
오늘 방금까지 어제 받은 선물 중 마지막으로 멸치육수용까지 다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