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뮤직속의 해금, 해금의 디바 강은일
최근 월드뮤직의 붐을 타고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전부터 사물놀이, 판소리 등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아왔고 21세기 들어서는 국악기 중 해금이 가장 주목받는 악기가 되고 있으며 심지어‘21세기는 해금의 시대’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다. 전통국악에서 솔로악기보다는 합주의 한 부분만 차지하고 있던 찰현악기(줄을 활로 비벼서 소리를 내는 악기)인 해금은 국악, 클래식, 뉴에이지, 재즈, 퓨젼, 프리뮤직 등 다양한 장르속에서 각기 새로운 모습으로 그 진가를 나타내고 있으며 훌륭한 연주자와 음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금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비슷한 형태의 악기들이 각 국가별로 존재하고 있다는 동시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해금연주자 강은일은 이러한 해금계에서 가장 개성적인 예술가로 손꼽힌다. 전통음악위에서 다양한 장르와의 접목을 끊임없이 시도하여 해금의 대중화와 세계화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크로스오버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는 음악을 통하여 ‘동서의 화합과 세계의 조화’라는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 전달하고 있으며, 뛰어난 창작욕과 실험정신으로 국악, 클래식, 재즈, 프리뮤직 등 여러 장르의 음악과 인접예술과의 접목을 통해 해금이라는 악기의 연주영역과 해금음악의 지평을 확대해 왔다.
■ 강은일 화려한 음악이력과 수상경력
강은일은 1967년 서울에서 출생했고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음악을 시작하였다. 연극을 하고 싶어 했던 그녀는 뛰어난 연극반이 있다는 선배의 귀뜸에 국립국악고를 진학했고 우여곡절 끝에 잡은 것이 해금이었다. 고교 재학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녀는 재학 중 ‘전국 학생 국악경연대회에서 대상 및 최우수상을 수상하였고, 그 이듬해 한양대 국악과에 4년 전액장학생으로 입학한다. 대학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어‘전국 국악경연대회 장려상(1987)', '동아국악콩쿨 일반부 대상(1988)'을 수상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꼽히게 된다. 또한 강은일은 졸업과 동시에 국내 국악단체 중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KSB 국악관현악단에 입단하여 6년 반을 재직하고 이후 경기도립국악단으로 자리를 옮겨 해금수석을 역임한다. 이후‘대한민국 국회 대중문화 & 미디어 대상(2004)’, 'KBS 국악대상(관악부문,200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2005)', 문화관광부 ’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06)‘을 수상하며 뛰어난 실력에 뒤따르는 화려한 수상경력을 쌓아간다.
■ 해금 아티스트 강은일에 관하여...
1. 강은일 주변의 범상치 않은 스승들
강은일은 일반 해금 전공자들과 다르게 해금이외의 타 전공 스승들로부터 많은 수업을 받았다. 그들은 어느 순간에는 스승이었다가 무대에서는 한 치의 양보를 허용하지 않은 살벌한 경쟁자이기도 하였다. 대표적 스승으로는 그녀가 해금이외에 많은 공부를 하였던 사물놀이 원년 멤버인 상쇠 故김용배 선생, 얼마 전 타계한 한국 타악기의 대가인 故김대환 선생, 그리고 프리뮤직 아티스트로서 유럽과 일본에서 마스터로 평가받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 선생, 그리고 그녀가 닮고 싶을 정도로 존경하는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역임한 이건용 선생 등이 그들이다. 이들로부터 강은일은 사물놀이의 뜨거운 열정과 무박자의 경계로 들어가는 원초적인 비트, 자유롭고 전위적인 화성, 한국현대음악의 이상을 배웠다. 국악기 전공자로서는 참으로 파격적이고 발전적인 성장과정이 아닐 수 없다.
2. '전통은 진화한다.'
강은일은 전통의 변화를 주장한다. 동시대와 소통하고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오늘의 전통이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고 또한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녀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음악형식과 서로 다른 예술과의 교감을 늘 시도한다. 그녀의 새로운 시도는 클래식, 재즈, 크로스오버, 퓨젼, 프리뮤직등 다양한 장르실험과 아시아의 다양한 현악기, 아카펠라 아티스트, 성악가와 문학, 미술, 연극, 의상 등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예술가들과의 교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초기에는 비록 놀라움의 대상이었으나 현재는 예술성을 인정받아 국내의 대표적 예술가상을 휩쓸고 있다.
3. 'Mentor' 이건용
강은일이 가장 닮고 싶고 존경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이건용. 클래식과 국악의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제지간의 인연은 강은일이 대학시절 민족음악연구회에서 활동하면서 맺어졌다. 해금을 가르친 것은 아니지만 20년의 세월동안 그녀가 올곧게 자기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도록 정신적, 음악적 스승으로서 강은일의 음악세계에 크게 자리하고 있는 한국 현대음악의 거장 이건용.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강은일이 한 작곡가의 작품만으로 연주회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늘 스승 앞에선 작아진다는 강은일. 스승은 이번 연주회를 통하여 크게 비상하는 제자의 모습을 바라고 있다.
4. 강은일 독주회 - 강은일 해금플러스
강은일하면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것이 바로 <해금 플러스>이다. 흔히 <해금 플러스>를 그녀가 이끄는 음악그룹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해금 플러스>는 단체명이 아니고 그녀의 음악철학이 투영된 컨셉이다. 해금이라는 악기는 이세상의 어떠한 음악종류나 악기와 합해져도 시너지를 발휘하여 더욱 좋고 한차원 높아진 그 무엇으로 재탄생시켜 음악을 살찌운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가 참여하는 갖가지 음악장르마다 해금이 추가되면 그 음악은 결합이전의 음악이 아닌 다른 차원의 풍성한 음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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