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8일 오후 6시]
8일 오후 4대강 예산이 정부 원안대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국회법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보여, 한동안 여당은 날치기 논란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의 있습니다" 외쳤지만... 이병석 위원장 "탕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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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동지상고 출신인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이 8일 오후 4대강 예산을 기습처리한 뒤 민주당 우윤근 박기춘 강창일 의원 등에게 둘러싸여 항의받고 있다. |
ⓒ 데일리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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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시 35분경 한나라당 소속 이병석 국토해양위원장은 국토해양부, 해양경찰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 소관 2010년도 예산안 등에 대해 진행중이던 대체토론을 중단시킨 뒤 매우 빠른 속도로 의결절차를 진행했다.
이 위원장은 "의사일정 108항부터 111항까지 토론을 종결하고 의결하고자합니다. 이의 있으십니까,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를 신속하게 말했다. 최규성 민주당 의원이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쳤지만 소용이 없었고, 이 위원장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망치를 세번 내리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으로 뛰어나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항의했다. 최규성 의원은 "위원장이 '이의 없습니까'라고 물을 때 내가 분명히 '이의 있다'고 했으면 표결절차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명백히 절차를 어긴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 직후 속기록에도 "'이의 있습니다'하는 의원 있음"이라고 기록돼 있어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날치기의 근거로 삼고 있는 부분은 국회법 112조 3항으로, '의장은 안건에 대한 이의의 유뮤를 물어 이의가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가결되었음을 선포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의가 있을 때에는 제1항 또는 제2항의 방법으로 표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국토해양위를 통과한 2010년도 국토해양부 소관 예산안은 국토해양부가 제출한 25조6031억원에서 사회간접자본 건설비 등 3조4492억원을 증액한 예산심사소위 수정안으로 총 29조523억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겨졌다. 3조5000억원의 4대강 사업 예산은 정부 원안에서 변화가 없다.
민주당 "동지상고 이병석 위원장이 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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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민주당 박기춘 간사 등 소속위원들이 8일 오후 이병석 국토위원장의 4대강 예산안 강행 처리와 관련, "원천무효"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재심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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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국토해양위원들은 이번 예산안 처리를 "국회법을 무시한 날치기 강행"이라고 정의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재심의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국토해양위 간사를 맡고 있는 박기춘 의원은 "동지상고 출신 이병석 위원장이 날치기로 처리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동지상고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출신 고등학교로, 4대강 사업 낙동강 지역 8개 공구를 동지상고 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움이 낙찰받은 것으로 밝혀져 특혜논란을 빚은 바 있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은 민생예산을 삭감해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더니 한나라당과 이병석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충성 경쟁을 하듯 4대강 예산을 강행 날치기했다"고 비판했다.
안상수 "예상치 못한 일"...이병석 "이 정도 토론했으면 됐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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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민주당 박기춘 간사 등 소속위원들이 8일 오후 이병석 국토위원장의 4대강 예산안 강행 처리와 관련, "원천무효"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재심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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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서는 국토해양위의 예산안 처리에 "진행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병석 위원장이 이렇게 처리할 줄은 몰랐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성범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긴급소집된 의원총회에서 이병석 위원장은 "이 정도 토론했으면 됐다고 판단해 본인 판단 하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내지도부는 이 위원장이 4대강 예산안을 처리할 시기나 방법을 전혀 알지 못한 것에 대해 당혹감을 표시했다. 국토해양위발 여야 대치로 야당의 '본회의 불참' 등 강경조치에 대해 할 말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 당혹스럽다"며 "우리가 상임위 중심의 국회를 하다보니 이런 일도 일어나는 것 같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중요 법안이 상임위에서 처리되는 것에 대해 원내지도부가 전혀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안 원내대표는 "지금 한나라당의 국회운영의 큰 원칙은 '상임위 중심의 국회'인데, 그런 원칙은 지켜나가지만, 전체 국회 운영의 구도를 흐트러뜨리는 사안은 사전에 상의해달라"고 의원들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국토해양위의 예산안 처리에 대해 안 원내대표는 "보고를 받아보니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의가 진행됐고 예산안도 적법하게 통과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야당이 이날 오후 법안처리를 위해 열기로 했던 본회의를 불참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 단독 본회의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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