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갑진년 한 해가 저문다. 올 한해는 안으로 근심을 덜고 밖의 경계에 끄달리지 않으려고 절려망연(絶慮忘緣) 네자를 품고 살았으나 추석날 심근경색으로 죽다 살아났고 늘 뉴스만 보면 맘이 편하질 않다가 12.3 계엄사건으로 많이 끄달렸다. 내년에는 뱀띠인 을사년이니 뱀이 허물을 벗어버리듯 慮와 緣을 벗고 수연무작(隨緣無作) 네자를 품고 살아야겠다. 수연무작(隨緣無作) 은 화엄경에 나오는 말로 인연 따라 억지로 조작함이 없이 살라는 말이다. 마치 연못에 뜬 연꽃이 잔잔한 물결에 고요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살라는 말이다. 물 흐르듯 막히면 잠시 쉬어 돌아가고 물길 만들어진 대로 흘러가라는 말이다. 隨緣은 緣起實相을 바로 보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모든 사물은 自性이 없어 서로 의지하고 조건지어 생주이멸(生住離滅)하며 무상하게 변한다. 무상하게 변하는 현상을 보며 원인과 조건을 여실히 보자. 그리고 그 인연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따르자. 無作은 隨緣할 때 억지로 조건을 조작하지 말라는 말이다. 흐르는 물길을 억지로 막지도 돌리지도 말라는 말이다. 조용히 인연에 따르되 어거지로 성품과 시절인연을 거슬려 일을 만들고 얻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바가바드기타에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가볍게 행하라는 말이 있다. 대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먼지가 일지 않듯 함이 없이 하는 무위의 삶을 살아보자. 세상을 내 맘대로 바꾸려고 하지도 말고 내가 원하는 대로 변하길 바라는 망상도 버리자. 살면서 만나는 인연을 귀하게 여겨 따르고 억지로 일 만들어 얻으려고 아등바등 살지 말자. 그리스도 안에서 위로는 하나님과 잇대어 만나는 시절인연인 카이로스의 소명을 다하고 만나는 인연마다 사랑하며(隨緣), 아래로는 아버지의 손발로 살며 인연따라 할 것이지 억지로 일을 만들며 얻으려 하지 말자(無作)!
첫댓글 수연무작(隨緣無作) 의 삶
어제 말씀하신 59본 궤 풍수환 風水渙
渙 亨 王假有廟 利涉大川 利貞
환형 왕격유묘 이섭대천 이정
환괘는 형통하다. 왕이 종묘가 있음에 이르렀으니 큰 내를 건넘이 이롭고 바름이 길하다.
하늘과 백성이 왕을 중심으로 하나가 된다.
죽음의 강을 건너니 부활입니다.
내년에는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