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에 합류한 국가를 여행할 땐 국경을 넘는 일이 솅겐조약으로 인해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데
미국에서 캐나다를 넘나드는 일은 이민국에서의 절차가 필요하다
패키지 여행자의 가이드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바로 국경을 넘는 일인 듯하다
누누이 주의사항과 여권 등을 확인시키며 혹시 악덕(?) 이민관을 만나면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며
여러 발생할 수 있는 예를 들며 우릴 긴장시킨다
하지만 특별한 사항 없이 무난히 통과했다
드디어 나이아가라의 땅 캐나다로 넘어왔다
저 멀리 보이는 다리를 건너 캐나다로 넘어왔는데 바로 이 다리가 두 나라의 국경인 셈이다
미국 땅의 폭포와 캐나다 땅의 폭포가 나란히 있건만
신기하게도 미국 땅에서는 미국 폭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캐나다에 넘어오면 두 개의 폭포를 나란히 다 볼 수가 있다
위치만 미국 땅이지 폭포 2개가 캐나다소유 인 듯한 억울함에 미국은 참으로 안타까우리라
그래서 이 폭포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벌인 적도 있다고 하니....
아 세상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우리 부부 온다고 대단한 환영식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환영식이라니
이렇게나 큰 무지개를 걸쳐놓고 우릴 환영했는데
이 무지개는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무지개가 아니었다
테이블락을 거닐면서도 계속 이 무지개와 함께 했으니 우리가 얼마나 황홀했겠나
폭포를 가까이에서 조망하는 테이블락에서는 얼굴에 미스트를 맞으며 걸어 다녔다
말발굽 모양의 캐나다폭포에서 일자형의 미국 측 폭포까지 천천히 걸으며
위치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폭포에 감탄하면서 호들갑스레 걸었다
나만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니다
누군들 이 대 자연의 호쾌한 아름다움에 침착성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바람에 따라 미스트는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하며 얼굴을 촉촉이 적셨다
더없이 깨끗한 물이라고 하니 그냥 개의치 않고 폭포를 내려다봤다 올려다봤다 하면서 만끽했다
월풀세탁기의 원리가 된 거대한 월풀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가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내려다봤다
역시 약간의 두려움을 동반한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갖게 한다
이 월풀은 제트보트를 타고 가까이까지 가 볼 수 있었다
워낙 격정적인 소용돌이가 치는 곳이니만큼 위험한 곳인데 가까이까지 보트를 붙여 역동적인 흔들림을 경험하고 왔다
제트보트를 타기 전에는 중무장을 해야 했다
여름철이면 젖어도 시원하니 괜찮겠지만 아직은 감기 걸릴 수 있는 날씨라서 중무장이 필수다
중무장을 했지만 꼼꼼히 소매와 발밑까지 묶어주고 허리까지 다시 한번 묶었다
발은 어차피 젖으니 가이드가 즉석에서 준비해 준 샌들을 신고 배를 탔다
타기 전 사진을 찍어 주는데 그동안 너무 차려자세로 찍었기에 우린 코믹한 포즈를 하기로 약속한다
남편도 수긍하고 얼른 포즈를 취한다
말도 잘 들어요~~
얼굴은 물론이고 발은 무방비로 보트 안으로 들어오는 물에 젖어 시릴 정도다
아직 물이 차다
일행들은 모두 비 맞은 생쥐꼴이 되어 배에서 내린다
몇 년 전에 캐나다 일주할 때도 느꼈지만
나이아가라 주변의 관광지 중 이 꽃시계가 들어간 것을 보고 또~~ 하면서 웃었다
대단한 것인 양 여행 일정에 안내해 놓은 게 무색하게 아무것도 아닌 그냥 해시계일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이 지역의 명물인 해시계를 관람한다고 적혀 있어 나는 피식 웃었다
남편한테 살짝
"너무 기대하지 마"
우리가 도착하니 이제야 꽃을 심고 있었다
여기 날씨는 이제 막 봄이 시작되고 있어 한국은 이미 다 져버린 꽃들이 지금 한창 피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몰려가니 일하던 인부들이 그나마 감상하라며 모두 일손을 멈추고 쉬는 시간을 갖는다
저 시곗바늘은 전쟁 중 부상자들이 딛고 다니던 지팡이를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해시계 안의 꽃보다 바로 옆 잔디밭에 핀 꽃이 더 예쁘다
해시계는 슬쩍 한번 훑어보고 모두 잔디밭에서 쉼을 갖는다
이 여행상품은 폴스뷰 호텔에 투숙함을 강조한 상품이다
전에 왔을 때는 메리어트 호텔이라서 캐나다의 말굽형 폭포가 보였는데
우리가 묵은 쉐라톤 호텔에서는 미국 쪽 폭포가 많이 보여 살짝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사실 이 폭포도 무척이나 웅장한 폭포다
캐나다 폭포에 미모가 살짝 밀려 주목을 덜 받을 뿐, 만약 이 폭포만 있었다면
너무나도 웅장함에 모두 감동할 만큼의 큰 규모다
약간씩은 복불복인 폭포뷰로 제대로 배정받았다
다음날 아침식사 때 만나니 누군 나무에 가려 잘 안 보였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너무 구석으로 쪼끔만 보여 서운했다고도 했다
그러니 이렇게 시원한 뷰를 배정받은 나는 복 받은 셈이다
저녁 산책을 위해 옷도 두터운 것으로 꺼내 입고 조명을 받으며 화려한 변신을 하게 될 폭포를 만나러 갈 채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