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시산제, 진도(접도) 남망山에서 지내다.
(전남 진도군 의신면 접도里(接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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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가 지난 지 이틀이 되었다.
이 무렵엔 날씨가 거의 풀리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새싹이 난다고 하였다.
雨水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이니 이제 추운 겨울이 가고 이른바
봄을 맞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부터 “우수, 경칩에는 대동강 물이 풀린다.”고 하였다.
세시(歲時)에서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겨울새인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봄은 완연하여 초목(草木)에는 싹이 튼다고 하였다.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튼다 했다.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속담도 있는데
얼음이 슬슬 녹아 없어짐을 이르는 뜻으로 우수의 성격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산행대장이 자리를 비운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카페지기 “파란하늘”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힘들어하고 있고,
더구나 며칠 전부터 독감에 걸려 누어 있다가 산행 책임 때문에 겨우 나왔다고
말하는데 미안하기 그지없었다.
새 산행대장을 물색 중에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방랑자”부부와 “무등산”부부, “무늬”회원, “꽃 사랑”회원이 개인사정으로 불참을
했지만 시산제 때문에 양동매씨들이 거의 다 나왔고,
의외로 신입회원들이 많이 참석해줘 오늘도 45명의 회원으로 만석을 이뤘다.
우수가 지나서인지 봄기운이 돌고 날씨는 맑고 포근하다.
오늘은 진도군 접도에 있는 남망산(164m)을 산행하기로 했다.
남망산이 있는 접도는,
접섬, 금갑도, 갑도, 접배도라고도 부르며 진도읍에서 남쪽으로 10km,
금갑里해안에서 남쪽으로 500m 해상에 위치하며 임회만(臨淮灣)의 동쪽 방파제
구실을 한다.
본도(本島)인 진도(珍島)와 접해 있어 접도라고 하였다.
해안은 3개의 반도가 북쪽, 남쪽, 동쪽 세 방향으로 돌출하여 반도 사이에
2개의 만(灣)이 형성되어 있다.
남동쪽 여미만은 수심이 깊고 파도가 잔잔하여 좋은 항만을 이루고 있으며,
서해안 일대는 암석해안으로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하여 약 2㎞에 이르는 절벽이
병풍을 친 듯하고,
진도와 접한 북쪽은 갯벌로 이루어졌다.
내륙 쪽은 최고봉인 남망산(164m)을 중심으로 두 줄기의 산지가 동서방향으로
뻗어 있고 중앙에는 저지대가 펼쳐져있다.
진도 본섬과 연도(連島)교로 연결되어있어 자동차로 진입이 가능하다.
오늘 산행은 여미주차장에서 출발:-
쥐 바위 -거북바위 -병풍바위계곡 -부부느티나무 -선달峰삼거리 -여미사거리
-동백계곡 -대도전 촬영장 -솔 섬 해안가 -말똥바위 -맨발 체험路 -여미주차장
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오늘은 산행하기 전에 갑오년 시산제를 지내기로 한 날이다.
산행버스가 제일수산 여미주차장에 도착을 하자,
정자가 세워진 휴게 터 양지바른 곳을 찾아 광주금광산악회 현수막을 걸고
시산제 제물을 차렸다.
돼지머리와 말린 명태, 떡시루, 각종 과일과 나물을 정성스럽게 차려놓고 제를
올렸다.
“유세차 西紀 2014年 갑오년 2月 21日
바야흐로 희망을 밝히는 찬란한 새해를 맞이하였나이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광주금광산악회 회원 일동은
갑오년 진도 남망산에서 시산제를 거행하기에 앞서 천지신명과 남망산 산신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이하생략)”
시산제(始山祭)는
산악인들이 연초에 회원들의 무사안녕을 위해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민속에서도 산신령에게 드리는 제사를 말하는데 마을사람들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지내는 산제, 산제사, 산천제 등으로도 불린다.
집에 집 지킴이가 있듯이 산에도 주인이 있는데 그가 바로 산신령(山神靈)이다.
산신령은 초능력적 영험力을 발휘하여 인간세상을 지배하여 왔다.
이런 이유로 우리민족은 오래전부터 산을 숭배하여 온 풍습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다.
수없이 많은 산이 국토를 빽빽하게 메우고 있는데 이러한 산악 지형적 여건과
환경은 한국인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여 왔다.
이로 인해 한국 역사와 문화는 자연스럽게 산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시산제제물을 준비하는데 30만원이 들었다.
별도로 정영순회원이 제주(祭酒)인 막걸리와 방울도마도 2상자를 기증해주었고,
“태왕비”가 곶감 한 바구니를 가져왔다.
회원들은 지극정성으로 남망산 산신께 한해의 무사안일을 기원했고,
스마일 표(標) 돼지머리에 성금을 걸었는데 116만원이나 되었다.
시산제가 끝나고 회원들끼리 음복과 시식을 하고나니 12시가 다 되어버렸다.
산행은 늦게 시작되었고 당초 산행계획은 무시되어버렸다.
회원 각자가 삼삼오오 조(組)를 만들어 산행을 시작했는데
오후 4시까지로 하산시간을 정했다.
시산제 뒤처리를 하다 보니 발 빠른 회원들이 모두 떠나버리고 나 혼자뿐이다.
장성 상무대산악회에서도 우리 옆쪽자리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있다.
남망산산행은 2년 전에 금광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산행했던 곳이다.
오늘은 코스가 제각각이다.
2코스입구로 해서 쥐 바위, 남망산을 오르는 회원들,
선달峰 삼거리에서 솔섬해안 쪽으로 돌아가는 회원들,
여미사거리에서 선달峰삼거리, 병풍바위, 쥐 바위, 남망산으로 가는 회원들,
남망산의 볼거리는 암석해안으로 해식애가 발달하여 절벽이 병풍울 두른 듯한
솔섬해안의 해안절벽이 절경이다.
섬 전체에는 바위들도 유난히 많아 쥐바위, 거북바위, 병풍바위, 고래바위,
솔섬바위, 말똥바위, 갑판바위, 아홉峰, 아기밴바위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세계최대의 모새나무군락지, 영화“대도전”촬영지가 솔섬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바쁘게 뒤 쫒아 가는데 총무가 맨 뒤에 처져 혼자 걸어가고 있었다.
총무와 함께 동행 하며 올라가는데 선달峰삼거리에서 부회장 일행을 만났다.
솔섬해안을 구경하가 위해 해안 쪽으로 가는 중이란다.
총무와 나는 남망산을 가기로 하고 부부느티나무, 병풍계곡을 타고 병풍바위,
거북바위, 쥐바위를 거쳐 남망산에 올랐다.
역코스로 올라오는 “불갑산” “태왕비” 일행을 만나 병풍바위에서 점심을 먹었다.
남망산에서 내려온다는 김병우, 문찬주회원 일행도 만났다.
남망산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작은 섬과 진도의 높고 낮은 산, 그리고 푸른 바다,
경쟁하듯 하얀 포말을 그리며 달려가는 배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지금은 폐사된 제일수산의 넓다 란 양식수조가 휑하니 내려다보인다.
동백 숲에는 붉은 꽃망울을 터트리며 경쟁하듯 피어나는 꽃들의 향연이 한창이다.
자, 축, 인, 묘--- 12지간의 나뭇가지,
연리木, 연리지, 연리根의 기묘한 형상,
쥐 바위를 내려오는데 솔섬해안을 다녀온다며 “해띁날” “보름달” 두 여성회원이
올라오고 있었다.
넷이서 일행이 되어 다시 쥐 바위로 올라가 여미주차장으로 하산 했다.
주차장에서 하산 주를 준비하려 했지만 시간도 있고 바람이 불어 수품마을로
이동해 마을주변 공동작업장 창고 옆에서 하산 주를 끓여먹었다.
오늘 하산 주는 돼지머리고기와 말린 명태 국이다.
회원들은 밥과 국이 나오기도 전에 돼지머리고기에 맥주와 소주파티가 벌어졌다.
바닷바람은 불어도 찬 기운이 덜하다고 모두들 말한다.
술은 불티나게 사라졌다.
“위하여! 위하여!” 권주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모처럼만에 산행버스가 활기를 찾았다.
금광의 비타민인 “춘심”회원이 중심을 잡자 불갑산에 둥근 “보름달”이 둥실 떴다.
병우회원이 바쁘게 오가는데 흥이 오른 남녀회원들이 음악에 맞춰 몸을 푼다.
섬을 벗어난 산행버스는 광주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2014년 2월 21일)
첫댓글 접도는 조선 영조임금 때 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으로 귀양살이를 했던 유배지다 .
회장님 ~~~~누구 보다도 제일 힘들어 하시지요? 저도 미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힘내세요
3월 산행계획 세우느라 고생 많으셨네요. 금광의 마지막 보루인 "파란하늘"님 건강 쳉기세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언제 시간을 내셔서 쓰시는지요 -
산행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